매력적인 연남동 골목 사이사이를 따라 걷다 보면 세월의 흔적이 잔뜩 묻어난 구옥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너무 오래된 건물이라 새로 지을까 하고 생각해보지만, 어린 시절의 모든 추억이 한순간에 지워져 버릴까 두려워 선뜻 결정하기 어렵다. 이에 디자인길드는 증축이라는 해법을 가지고 연남동에 새로운 공간을 창조했다. 어린 시절의 추억과 함께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갈 목조 건축물을 소개한다.

건축물이 지어지게 된 배경은?
건축주와의 첫 만남은 본인이 영국에서 귀국하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였습니다. 당시 건축주는 어머님이 살고 계시던 주택을 다세대 주택으로 신축하고 싶다고 방문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개인 사정으로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몇 년 후 건축주는 다시 한 번 더 디자인길드를 방문했고 해당 건물이 게스트하우스로 재탄생되길 원했습니다. 다만 디자인길드는 건축주와 그의 어머니가 평생을 살아온 주택을 한순간에 없애고 새로 짓는 것 보다는 증축을 제안했고, 그 과정에서 건넨 스케치 한 장을 계기로 게스트 하우스(chinchin house)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건축물의 가장 중요한 설계 포인트나 특징은?
본래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한 채 증축을 해야 했기에 기존 건축물과의 조화가 가장 큰 관심사였습니다. 30년이라는 시간의 격차를 뛰어넘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연와조와 목재의 어울림을 통해 오래된 새로움을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에 첫 번째로 구조적인 보강을 하는 것이 가장 시급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건물은 인접 건물들과의 거리도 충분치 않았고, 그 결과 앞마당을 이용해 지붕 층으로 기둥을 세우고, 하중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량목구조로 증축했으며, 지붕 슬래브에 분산하는 방법으로 구조를 해결했습니다. 두 번째로 게스트하우스로 재탄생될 공간을 위해 법규가 허락하는 한에서 가능한 최대한의 면적을 공간화 했습니다. 최초에 이 프로젝트는 건축물의 구조적 문제로 3개 층까지만 증축하기로 했는데, 최대한의 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4층과 다락까지 증축을 진행했습니다.

실내 공간 분할 시 주안점을 뒀던 부분은?
실내 공간은 항상 앞뒤로 개구부를 통해 환기가 잘되도록 병렬 배치했습니다. 정면에서 건물로 진입하면 제일 먼저 발코니 공간이 눈에 띄지만, 각 방으로 진입할 때는 배면을 통해 이뤄지도록 했습니다.
특히 각방에서 사용이 가능한 발코니 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했고, 건축물이 도로 사선이 폐지되기 전에 건축돼 전면부에 박공지붕이 살짝 잘려나갔는데, 잘린 부분에 발코니를 조성했습니다. 또한 다락과 연결된 방들은 작은 다락방의 면적을 조금씩 할애해 최소한의 수직적인 소통이 가능하도록 했고, 다락에 걸터앉아 아래를 볼 수 있는 재미를 느끼도록 했습니다.

이 건축물만의 설계·시공상 애로점과 그 극복은?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큰 이슈는 면적이었습니다. 법규가 정해놓은 테두리 안에서 가능한 모든 면적을 사용하고, 가능하지 않은 면적도 가능한 면적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는 항상 같이 고민하고 연구하며 의견을 나눠준 건축주와 시공사가 있어 극복 가능했습니다.
디자인길드는 친친하우스를 통해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준공부문에서 두 번째로 수상을 받았습니다. 하나의 좋은 건축물이 만들어지기까지 건축가뿐 아니라 건축주와 시공사의 협업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디자인길드는 건축가 집단으로 건축분야에서 목조주택과 오래된 주택 증축, 컨테이너 주택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인테리어, 조명, 제품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 작업을 통해 제품 디자인 브랜드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디자인길드의 ‘Fun, Fun and Fun’ 철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HOUSING PLAN>
대지위치: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대지면적: 211.6㎡ 건물규모: 지하 1층+지상 4층
건축면적: 124.28㎡ 연 면 적: 325.26㎡
주 차 장: 2대 창호재: PVC 시스템창호
공법: 연와조(기존)+경량 목구조(증축) 단열재: 글라스울
외벽 마감재: 가디언방수 위 도장 내벽 마감재: 석고보드 마감
지붕재: 가디언방수 위 도장 설계 및 시공: 디자인길드
회사 정보: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789-10/070-4306-2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