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사무소 미추 대표
NS주택문화센터 원장 송재승

나의 사무실은 목조주택단지 내에 있다.

최근 이 단지 빈터에 목조주택 한 채가 지어졌다. 집짓는 과정을 지켜 보자니 불편한 장면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동결선을 지키지 않는 통기초, 수평레벨이 맞지 않는 콘크리트 스라브, 잘못된 장선구멍 뚫기, 후레싱이 빠진 지붕공사, 전기배선으로 눌려 버린 단열재, 틈새메꿈이 실종된 기밀시공 등 원칙을 무시한 시공이 너무 많다. 그중에서도 꼭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으니 바로 석고보드 공사다. 
석고보드 공사에서 표준공법을 적용하지 않고 시공하는 현장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자재회사 말로는 요즈음 표준석고보드(12.7T×1,219×2,438㎜)는 팔리지 않고 9.5T×900×1,800㎜의 비규격 제품만 찾는다고 한다. 
현장 목수들에게 물어보니 12.7㎜ 석고보드 한장은 약해서 9.5㎜ 2장을 붙인다고 그리고 표준석고보드는 너무 무거워서 가벼운 것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표준공법을 무시하는 시공은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목조주택에서 표준석고보드 공법은 표준석고보드 한 장 붙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표준석고보드 치수는 목구조 모듈, 표준스터드 그리고 표준문 등 세가지 치수와 상호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첫째 목구조의 주모듈인 1,219㎜(48인치)를 표준석고보드의 치수로 규정하고 있다. 900㎜ 석고보드는 모듈치수와 일치하지 않아 석고보드 못박기 비용이 상승한다. 둘째 표준석고보드의 길이 2,438㎜(96인치)를 표준천장높이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적용하면 줄눈 길이가 줄어 줄눈메꿈 인건비를 최대로 줄일 수 있다. 셋째 표준문의 문틀치수는 2×4스터드에 두께 12.7㎜ 석고보드 1장 붙임에 의한 총벽두께 116㎜로 규정하고 있다. 문틀나비를 벽 두께에 일치시키면 문 설치비를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 석고보드 2장을 붙이면 당연히 표준문은 사용할 수 없다. 
석고보드 무게가 20㎏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한 장붙임을 표준으로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게로 인한 작업능률의 저하는 석고보드 공구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서 해결할 수 있다. 이렇게 구조재, 문 그리고 석고보드를 모두 표준화 함으로써 자재의 품질은 높이고 자재비와 인건비를 동시에 줄일 수 있다. 
여기에 덧붙여 차음 해결책으로 석고보드 2장을 붙인다거나 나사못이 아닌 인테리어 공사에서 흔히 쓰는 타카로 시공한다거나 페인트를 칠할 때 올빠대 한다는 식의 근거없는 부실한 시공들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기본을 지키지 않는 시공을 한국화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부작용 정도로 가볍게 받아들이면 안될 것이다. 표준공법 같은 기본을 지키는 실리있는 집을 건축주들은 언제나 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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