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내가 한 말이 다르게 해석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인식된다면, 이것은 혼란의 시초이다.

2004년 1월16일자 목재신문의 ‘목재칼럼’에 꼭 같아야 할 재적단위인 재(才)가 지역마다 다르게 인식되는 것에 대하여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20년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같은 단어에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지는 용어가 사용된다는 것 자체가 목재업계의 후진성을 대변하고 있다. 이 용어의 혼란은 비단 이것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특히 목재업계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는 많은 용어들이 영어도, 일본어도, 한국어도 아닌 정체불명의 용어들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방치되어 왔다는 것은, 몇 가지 점을 시사하고 있다.

첫째는 불합리한 용어가 이렇게 오랫동안 그대로 있었다는 것은 목재업계가 타 산업과는 달리 발전 없이 정체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만일 발전이 전제된 업계였다면 이렇게 혼란스러운 용어들이 그대로 용인되었을 리가 없다.

둘째로 이 혼란스러운 용어의 다른 뜻으로 인하여 유통에서의 편법이 사용된다는 것이다. 또한 많은 목재인들이 이 편법에 익숙해져 있다. 척관법과 미터법의 사이에서 교묘하게 얻어지는 재적의 차이를 이용하는 것은 결국 편법일수밖에 없다. 이것을 알고도 모른 채 혹은 모르고도 아는 채 하면서 우리는 지나가고 있다.

셋째로 용어의 이중성은 목재업계의 정보화에 커다란 장애로 등장한다. 하나의 용어로서 정리할 수 있는 것을 같은 말의 다른 뜻을 두 가지 다 수용하고 이해해야 하므로 이를 전산화하는데 두 배 이상의 노력과 비용이 든다. 정보화나 전산화의 기본은 표준화이다. 그것이 어느 것이든 하나로 표준화되어야 한다. 특히 정보화의 필수조건인 데이터베이스화에는 용어의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매우 어려워진다.

넷째로 용어의 혼란은 결국 모든 분쟁의 씨앗이 된다는 것이다. 두 가지 뜻을 가진 단어를 자기에게 유리한 방법으로 얼마든지 해석할 수 있는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교한 것과 복잡한 것을 구별하여야 한다. 지금 목재업계의 용어의 혼란은 정교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사태를 매우 복잡하게 만들어 놓고 이 복잡함을 통하여 불합리한 이익과 편법이 잉태된다는 것이다.

개선하지 않아도 지금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강변할 수도 있으나, 그것은 문제가 있다는 자체를 모른다는 것이고, 발전도 없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제는 누군가가 이 혼란을 정리해 주어야 한다. 아마도 우리가 방치한 기간만큼의 긴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많은 반대에도 부닥칠 것이다. 새로운 용어의 생소함으로 처음에는 매우 어색해 하고 당황해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작해야 한다. 이 길고 먼길을 누가 앞에서 이끌고 첫 발을 디뎌야 하는가를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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