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미리 예고를 하고 찾아오는 재난이나 천재는 없다. 항상 불시에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만일 재난이나, 천재가 예고하고 온다면 이것은 재난도 천재도 아니다. 이러한 재난이나, 천재가 우리에게 일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특단의 조치들이다. 갑자기 예산이 배정되고, 대책 위원회가 설치되고, 보고서가 올라오고 하는 등의 부산을 떨게 된다.

아쉽게도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는 때는 모든 피해가 휩쓸고 지나간 후에 일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한시적 특단의 조치로서는 아무 것도 해결되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단지 미봉책에 불과하다.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시적인 특단의 조치가 아니라, 상시적인 보통의 조치들이다.

피터 드러커의 말을 한번 음미하여 보자. “잘 경영되는 공장은 따분하다. 그 속에서는 모든 위기들이 미리 예견되어서, 일상적 업무로 바뀌어 있기 때문에 그 어떤 흥분할만한 일들도 일어나지 않는다.” 전형적인 상시적인 보통의 조치에 대한 언급이다. 즉, 부산스럽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는 모습들이란 사고가 나지 않는다면 볼 수 없는 모양들이다. 따분하리 만큼 조용하고, 지루한 일들을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일을 잘 하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이러한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는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사태 하나 하나가 모니터링 되고, 데이터 베이스화 되어, 이 자료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히 그리고 편리하게 배포되어 질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이 자료들은 자기들의 상황에 맞게 분석 정보화 되고 다시 Feedback 된다. 이러한 과정은 연속적으로 순환되는 시스템으로 작동된다. 실로 따분하기 그지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상시적인 보통의 조치들로 인하여 위기가 미리 감지되고, 예견되어 위기 그 자체가 오기 전에 차단하는 것이야말로 매우 잘 조직화된 시스템이고 우리가 지향하는 모습일 것이다.

우리 목재업계가 지향해야 하는 시스템은 바로 이러한 모습이어야 한다. 이 시스템이 구축되기 위하여서는 값싼 소문에 의지하지 말고, 정보라는 가치에 대하여 인정하는 인식이 그 첫 출발점이 될 것이다. 데이터베이스를 작성하기 위한 기록의 작업도, 목재 업계의 어느 누군가가 앞장서서 선도해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한 혼란스러운 용어의 정리도 서둘러 주어야 한다. 이익집단에 의한 반대의 목소리도 거셀 것이고,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이 조용한 개혁에 답답해하는 그룹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반드시 미리 알고 시작해야 할 것은 몇 십 년 동안 아무 것도 심지 않은 밭에 다음 해 바로 풍년을 기대하고, 서둘러 보아야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결단코 이러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 자체를 어떤 한시적인 특단의 조치로서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긴 시간을 예상하고, 천천히, 정확하게 그러나 누군가가 쉬지 말고 상시적인 보통의 조치로서 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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