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과학기술대학교 인테리어재료공학과 김사익 교수

예로부터 목재는 모양이 아름답고 다루기가 쉽기 때문에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종이, 책상, 가구는 물론 대형 건축·토목공사 등에 주요 원자재로 이용되고 있다.
목재는 부드러운 질감과 따뜻한 촉감을 지니고 있으며 외관적으로도 장식효과가 있는 재료이다.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4만8천6백년 전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빙하기를 거쳐 땅속에 묻혀 있다가 우연히 발견된 나무로 최대 100명이 동시에 앉아 책을 볼 수 있는 독서테이블로 재탄생 하였다’ 하여 그 현장을 방문하였다. 서점 중심부에 설치된 2개의 대형 독서 테이블에는 수많은 독자들이 편하게 앉아 있었다.
그 진지한 분위기에 매료되어 자료를 찾아보니 원형을 최대한 살린 카우리 소나무 독서 테이블은 가로 11.5m, 세로 1.5~ 1.8m 그리고 무게는 약 1.6t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질랜드 북섬이 원산지인 카우리소나무는 ‘세계원목도감(한국목재신문사)’에 의하면 착색, 연마, 가공 등 모든 것이 용이해서 모형재, 조선재, 가구재, 실내조각, 연필용재, 펄프재, 공예재, 단판(veneer) 등으로 적당하며 지면에 접하는 용도에는 맞지 않고 바둑판, 문짝의 무늬판 등으로 유명한 목재라고 기록돼 있듯이 카우리 소나무는 우리의 일상과 아주 밀접한 수종(樹種)이며, 바로 이 수종(樹種)이 수 만년의 세월을 걸쳐 우리의 일상에 돌아온 것이다.
이것을 자축(自祝)이라도 하듯이 테이블 옆에 고은 시인(詩人)이 남긴 시(時)가 수많은 역경을 이겨온 카우리 소나무의 응원가 처럼 들려온다.
‘나는 등 뒤가 허전할 때 여기 온다. 나는 피가 모자랄 때 여기 온다. 여기 와서 저 빙하기를 넘어온 오세아니아 카우리 4만 8천 6백년의 삶에 나의 삶을 잇는다. 안녕! 나의 책이여! 4만 8천 6백년 뒤의 오늘 이제야 나는 누가 두고 간 긴 시간으로 간다.’
한편 나무와 책의 어우러짐을 보기 위하여 ‘나무가 책이 되고 책이 지혜가 되는 지혜의 숲’ 경기도 파주 출판도시로 발길을 돌려본다. 어떤 분은 ‘마치 장신의 나무가 늘어선 숲 안에 서 있는 느낌이다’라고 하였다. 3천700여㎡의 광대한 규모의 열린 도서관엔 천장 높이 6.5~8m, 총길이 3.1㎞의 목재 서가(書架)엔 20여만권의 책이 빽빽하게 채워져 있다. 향후 2만㎡(약 6천평) 공간에 100만권의 책을 기증받아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눠져 있는데, 첫 번째 섹터에는 국내 학자, 지식인, 전문가가 기증한 도서가 소장된 공간이다. 기증자별로 책이 나눠져 있어, 그 기증자가 평생 어떤 책을 읽었는지 살필 수 있는 공간이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섹터에는 서점과 출판사가 기증한 도서가 꽂힌 공간이다. 20세기 남미 대표작가의 한 분인 아르헨티나 시인 호루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천국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도서관 같은 곳”이라고 하였다. 요즈음 젊은 친구들은 e-book에 익숙해져 가고 있지만 그래도 나무의 숨결이 묻어있는 지면(紙面)을 통한 독서가 진수(眞髓)이다. 이제 선선한 날씨와 함께 가까운 도서관과 서점을 자주 들려야 겠다는 생각은 초로(初老)인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곳이 바로 천국이니까!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