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목공교육협회장 충남대학교 환경소재공학과 강호양 교수

목재는 온도와 습도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귀중한 목제품은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장소에 보관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목제품은 무엇일까? 목재건축물을 목제품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동 가능한 것 중에 찾는다면 프랑스 루부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아닐까?
매년 천만 명이 루부르 박물관을 찾는데 그중 80%가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방문한다. 모나리자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지만, 모나리자가 어디에 그려졌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천 종류인 캔버스에 그려졌을 것으로 대부분 생각하겠지만,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모나리자는 가로 53㎝, 세로 77㎝ 크기의 포플라(white Lombardy poplar) 판넬에 그려져 있다. 이처럼 모나리자도 목재이기 때문에 환경에 따라 수축·팽창하면서 틀어짐과 할렬이 발생할 수 있다. 한때 틀어짐을 잡아주는 틀이 없어서, 판넬 상단에 할렬이 생겨 그림에 머리카락 굵기의 선이 생겼다. 지금은 할렬이 더 크게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흑호도나무(black walnut)로 만든 2개 나비장이 그림 뒷면에 판넬 두께의 1/3만큼 삽입되어 있다.
장식 액자를 제외한 판넬 틀은 참나무로 만들었는데 틀어짐을 방지하기 위해 판넬에 압력이 가해질 수 있도록 탄력성 있는 형태로 만들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그림 뒷 면에 몇 개의 플라타너스와 하나의 금속 가로대를 끼워 넣었다. 금속 가로대를 이용하여 판넬의 변형도를 수시로 측정할 수 있다.
모나리자의 가격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지만 1962-1963년도 보험 평가액은 1억불(현재 가치로 7억8천만 불)이었다. 이같이 귀중한 목제품은 최고의 적정 환경에 보관돼있다. 현재 모나리자는 온도와 습도가 적절히 맞추어진 방탄유리 상자 안에 보관되어 있다. 내부 상대습도는 항상 50±10%이며 온도는 18-21℃를 유지한다. 추가적으로 상대습도 55%를 유지하는 실리카겔이 들어있는 그릇을 바닥에 설치하여 공조장치 이상을 대비하였다. 따라서 모나리자는 일 년 내내 최저 7.7%, 최고 11.0%의 평형함수율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만일 귀중한 목제품이 있다면 모나리자와 같은 환경에 보관하여야만 결함 발생을 미연에 막을 수 있다. 참고로 지난 5년간 서울 지역 1월의 평균 온도와 상대습도는 -3.3℃와 55% 이므로 아파트의 실내 온도가 26℃라면 평형함수율은 2.0%밖에 되지 않는다. 이같이 낮은 평형함수율은 목제품에 매우 치명적이다. 겨울철 실내 환경을 좀 더 낮은 온도와 높은 습도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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