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든 작업대
우드 트레이와 스푼
티스푼

우연히 잡은 칼 한 자루, 나무 한 조각이 새로운 즐거움이 됐다. 그가 손댄 나무에는 작은 칼날들이 지나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고, 단순하고 투박해 보이지만 한결같이 따듯한 느낌이 든다.
짜맞춤 가구를 제작해오다가 ‘우드 카빙’이라는 신선한 즐거움에 빠져 매일매일 숟가락을 깎고 또 깎는 목공방 이틀의 금기종 대표를 만났다.          

우드 스푼을 만드는 목공방 ‘이틀’
홍대에 위치한 작업실 ‘이틀’은 다른 목공방과 달리, 큰 목공기계도 바닥에 흩어진 나무 가루도 없는 깔끔하고 고요한 장소다. 목공방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것은 금기종 대표가 키우는 반려묘인데, 이 두 마리의 반려묘는 중간에 위치한 작업대 양옆으로 누워 목공방 이틀을 방문하는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목공 작업실을 운영 중이며, 목공 작업을 하고 있지만, 본인을 목수라고 소개하지 않는 금기종 대표. 그는 ‘숟가락을 만드는 사람’일 뿐이라며 자신을 겸손하게 소개했다.
금기종 대표가 목공을 접하기 전까지 해왔던 일들의 이력은 대단히 화려한데, 수학을 전공했으며 영화와 연극, 뮤지컬, 모델 등 예술계 전반에서 다양한 이력의 일등을 하며 자기 소신대로 삶을 살아왔다. 그러던 그가 목공을 시작한 이유는 금기종 대표의 호기심과 즐거움 때문이다.
금기종 대표는 “항상 즐거운 삶을 살고 싶었고, 다양한 것에 대해 시도를 하고 싶었습니다. 목공도 즐거움의 하나로 시작하게 됐습니다”라며 목공의 시작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했다.
짜맞춤 가구를 배우면서 목공에 발을 담그기 시작한 금기종 대표는 취미로 줄곧 해오던 것을 물리적 공간과 시간이 늘어나면서 어느새 직업이 됐다.
하지만, 즐거움으로 시작했던 목공은 시간이 갈수록 그를 힘들게 했는데, 그 이유는 가구를 제작하기 위해 사용해야 했던 목공기계들 때문이다. 목공기계를 사용하면 할수록 어지러운 소음과 함께 작업하는 내내 그를 위축시켰다.
금기종 대표는 “목공기계를 사용하다 다쳤다는 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작업하는 내내 돌아가는 기계 소리에도 더는 적응할 수 없었습니다”라며 무리하면서까지 목공을 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러던 중, 눈여겨보았던 외국의 목공 사이트에서 외국 목수들이 자투리 목재를 이용해 우드 카빙기업을 사용해 제작한 숟가락, 나이프 등의 사진 등이 올라오면서 ‘우드 카빙’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국내에서도 생소했던 영역이었기 때문에 ‘저건 뭐지?’라는 생각과 함께, 금기종 대표는 연구에 돌입했다. 하지만 우드 카빙에 대한 국내 교육을 찾는 것은 당연히 어려웠고, 우드 카빙에 사용되는 공구가 국내에 있지도 않았다. 하지만 금기종 대표는 직접 해외 직구로 수공구를 사고, 직접 작업대를 만드는 등 본인의 색깔이 가득 담긴 우드 카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라면스푼
우드스푼

숟가락 하나라도 잘 깎아야 한다
금기종 대표의 작업실에는 오직 ‘우드 스푼’뿐이다. 우드 카빙 기법을 이용해 나이프, 포크, 젓가락 등 다양한 소품을 제작해 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기종 대표는 고집스럽게도 우드 스푼 제작에 몰두한다.
우드 스푼 제작을 더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금기종 대표는 “이거 하나라도 잘해야죠”라며 답해 고집스러운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금기종 대표가 주로 작업하는 나무는 하드우드인 월넛인데, 월넛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얼굴을 가장 예쁘게 드러낼 수 있도록 자르고 깎고 셀 수 없는 작업을 반복한다.
최상의 상태로 오래도록 보존하기 위해 마감재는 모두 천연재료를 쓰는데, 호두 오일을 이용해 마감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업실 한편에는 잘 벗겨진 호두 조각들이 병안에 모여 작업이 완료될 우드 스푼만을 기다리고 있다.
금기중 대표는 숟가락이라면 모름지기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별다른 장식이 없어도, 깨끗하게 샌딩 하지 않아도 나무의 색과 결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드 스푼 하나에도 배어 있는 이런 고집스러움이 앞으로의 그의 활동을 더욱 기대되게 한다.

작업도구
복숭아 스푼

공방소개

공방명: 이틀;
대표자: 금기종
품  목: 우드 스푼
창립일: 2016년 06월 08일
주  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8길 8, 1층
홈페이지: 2tl.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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