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심국보 임업연구관

지난 9월, 경주 부근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강력한 리히터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로써 한반도는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 안전을 위해 건축물의 내진설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는 내진설계 의무대상을 기존 3층 이상의 건축물에서 2층 이상의 건축물로 확대하고자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있다. 또한,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여 소규모건축 구조기준에 따라 2층 이하의 건축물의 내진설계를 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소규모건축 구조기준(안)에는 소규모 건축의 안정성, 사용성 및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조형식, 구조 상세, 구조설계방법, 설계하중 등의 기술적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지진에 대비해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로 국토교통부의 발 빠른 대응은 환영할 일이다. 다만, 소규모건축 구조기준(안)에는 구조형식으로 콘크리트구조, 조적조, 강구조를 포함하고 있으나 목구조를 포함하지 않은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캐나다 FPInnovations에서 수행한 목구조 건축의 내진성능 연구에 의하면 1964년 알래스카에서 발생한 지표가 갈라질 정도인 리히터규모 8.4의 지진에서 경골목구조 건물은 대부분 손상되지 않았으며, 경미한 피해만을 입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북미와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에 의한 목구조 건축의 내진성능 조사 결과에 의하면 경골목조건축을 포함한 목조건축은 사용연수에 관계없이 규모 6.0 이상의 지진에서 심각한 구조적 피해나 붕괴가 없었으며 사망자와 부상자를 거의 발생시키지 않았음이 입증됐다.
목재는 무게에 비해 강도가 크고 탄성과 충격흡수성능이 우수하므로, 이러한 목재로 지어진 건축물은 무게가 가벼워 지진에 의해 건축물에 가해지는 수평 하중이 적고, 전단벽을 포함한 다양한 구조요소의 연결에 의해 하중전달경로가 복잡해 수평 하중을 분산해 지지하므로 지진에 강하다.
목조건축 허가 건수는 2015년 1만5천여 동이었으며, 소규모건축으로 분류되는 단독주택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목조주택은 건강에 좋은 친환경 주택, 이산화탄소 방출을 억제해 기후변화를 저감하는 탄소저장고이다. 안전한 목조건축을 더 많은 국민이 누릴 수 있도록, 소규모건축 구조기준 고시 제정 과정에서 내진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입증된 목구조를 포함하도록 목조건축 관련 전문가와 단체가 한마음으로 노력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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