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심국보 임업연구관

지난 6월과 7월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영주(산림약용자원연구소)와 수원(산림유전자원부 종합연구동)에 각각 3층과 4층의 목조건축물을 완공하였다. 특히 수원에 건축한 종합연구동은 대한민국 공공건축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
두 공공건축물은 목구조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라며 국내 대형목조건축물의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두 건축물은 전문지는 물론 SNS를 통해서 널리 알려졌다. 독자의 댓글이 가능한 SNS에서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으나, 그중 가장 많은 의견은 “불나면?” 이었다. 제대로 설계된 목조건축은 화재에 결코 취약하지 않다는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21세기가 시작되는 때에 전 세계를 뒤흔든 사건이 있었다. 바로 ‘911 테러’라 불리는 미국 대폭발 테러사건이다. 뉴욕에 있었던 무역센터(쌍둥이빌딩)는 2001년 9월 11일 납치된 비행기에 부딪혀 한 건물은 56분 만에, 또 하나의 건물은 102분 만에 완전히 붕괴됐다.
철재는 열에 노출되면 빠른 속도로 그 열을 전달하고 온도 상승에 따라 빠른 속도로 강도를 잃는다. 철재는 화염에 노출된 지 10분 경과 후에 온도가 약 550℃에 도달하며 강도의 50%를 잃고 30분 경과 후에는 750℃에 달하며 강도의 90%를 잃는 반면, 목재는 화염노출 10분 후 20% 미만의 강도를 잃고 30분 후에도 약 25% 미만의 강도를 잃는다는 실험결과가 보고되었다. 목조건축이 화재에 강하다는 증거는 온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2008년 숭례문의 화재 붕괴사고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복원된 숭례문은 화재 발생 후 붕괴되기까지 약 6시간이나 걸렸다. 만약 뉴욕 무역센터가 목구조로 건축되었다면 그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목재는 불이 붙는 재료이다. 그렇지만 큰 나무는 불을 붙이기가 어렵다. 장작도 불을 붙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경험이 있어야 하고, 착화제의 도움도 필요하다. 일단 불이 붙어도 불을 키우기 위해서는 장작을 잘 배치해야 하는데 나무는 열전도도가 낮아 뜨겁지 않은 반대쪽을 잡고 마음대로 옮길 수 있다. 이런 특성들이 목조건축이 화재에 강한 이유이다.
나무는 불에 노출되면 한쪽 방향에서 시간당 약 2㎝ 가량이 탄화층으로 바뀌게 된다. 화재가 발생한 목조건축물에서 사람들이 안전하게 대피하기에 필요한 시간(내화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목재부재가 탄화층을 형성하여 하중을 지지하는 내부의 목재를 보호할 수 있도록 부재의 치수를 증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목재는 불에 타는 재료이나 안전하게 설계된 목조건축은 화재에 결코 약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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