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도시공간연구소 국가한옥센터 신치후 센터장

북촌이나 전주와 같이 특정한 장소에 방문해야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었던 한옥이, 최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주택으로, 근린생활시설로, 공공건축물로 다양한 한옥이 우리 삶터의 주변에 자리하였다. 한동안 아파트가 국민의 대표적인 주거유형으로 자리 잡으며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한옥이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이다.
각종 보도 매체에 한옥과 한옥마을에 대한 소식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사람들의 한옥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 최근 한옥 주택용지를 분양한 경상북도 도청 이전 신도시는 평균 분양률이 78:1을, 세종특별자치시의 경우 최고 분양률 299:1을 기록하는 등 한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2008년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고 일률적인 고층주거 공급이 야기하는 과밀화된 도시문제, 고령사회 진입으로 인한 은퇴인구의 인구사회학적인 특성 변화,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와 전세가격의 고공행진 등의 이유로 단독주택과 전원생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2015년 주택매매 특히 단독주택 거래량이 최대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이미 존재하지만 새로운 주거유형으로 인식되는 한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단독주택 가운데 친환경 건강주택으로 인식되어지는 목조주택, 특히 한옥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한옥 관련 지원 정책은 한옥 보급의 마중물 역할을 하며 한옥 보급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지방자치단체는 한옥 지원 관련 조례를 마련하여 건축비를 지원하거나 한옥마을의 기반시설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2016 시행)을 마련하여 한옥 관련 특례,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였고 국가한옥센터도 지정하였다. 또한 저렴하고 현대주거기능을 충족시키기 위한 한옥기술개발 R&D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현대에 적합한 한옥의 범주를 넓히기 위한「한옥건축기준」도 고시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한옥은 제한적이고 홍보가 다소 부족하여 여전히 한옥은 좁다, 춥다, 비싸다, 유지관리가 어렵다 등의 부정적인 편견이 자리하는 것도 사실이다. 공공재적인 성격으로 지원의 대상이었던 한옥이 스스로 자립하기 위해서 수요자들의 요구와 특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다양한 시험들과 문화재에 고정된 한옥에 대한 인식도 변화가 필요하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한옥시장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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