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거실을 지하 공간을 아늑하게 비춘다. 낮에는 작업실로 밤에는 즐거운 휴식 공간으로 층마다 다른 분위기가 나는 공간 곳곳에서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은 물론 가족들이 간직할 새로운 추억을 층층이 쌓아간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만큼은 늘 평화로웠다는 가족. 복잡한 도시의 일상에서 그들의 집은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다.

경계없는 주택
‘공간’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건축의 영역이 확장돼 가면서 경계 없는 주택에 대한 관심이 많다. 특히 설계는 건축주의 현재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하고 미래를 예상해 평면과 입면, 동선에 담아내야 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한데 여기에는 대지 조건과 법규 건축주의 예산 등도 함께 고려돼야 하기 때문에 건축 전문가인 설계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IT 프로그래머인 남편과 광고디자인을 하는 아내는 다른 직업군들과 비교해 재택 근무하는 시간이 많아 협소한 공간보다는 개방감이 있는 여유와 낭만이 넘치는 주택을 원했다.
또한, 두 부부만을 위한 주거 공간으로써 주택의 기능은 물론 본인들의 작업공간으로써 주택이 스튜디오로도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하지만 이에 따라 조용하게 일을 할 수 있는 공간과 편안하게 생활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 두 가지가 구분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 두 부부의 생활이 유연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썬큰’이란 키워드로 집을 지었다.

지하로 들어오는 햇볕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한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이 주택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특이하게 이 주택은 다른 주택들과 달리 지하 1층에 건축주 부부가 생활할 수 있도록 부부의 작업실, 주방, 거실을 조성했다. 대부분 재택근무가 많다 하면 2층 주택을 지어 2층에는 개인 서재를 두고 1층에는 거실과 안방, 부엌을 따로 둬 분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주택은 건축주 부부의 ‘좀 더 안락한 공간’이라는 요구사항에 맞춰 썬큰 주택을 모티브로 설계해 특별함을 더했다. 이 방법으로 지어진 거실을 썬큰 리빙룸, 정원의 경우 썬큰 가든이라 부르며 국내에서는 흔히 보기 힘든 구조물이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 썬큰 구조를 차용해 주택 제작을 많이 해오며 해당 주택도 좀 더 개인의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썬큰 구조로 지어지게 됐다.
초기 설계부터 썬큰 주택을 모티브로 잡았기 때문에 지하실에 주방과 거실, 그리고 작업실을 함께 두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지하지만 환하게 볕이 잘 드는 지상 같은 지하를 구상할 수 있어 건축주 부부의 만족도도 높았다.

스튜디오와 생활 두 가지를 동시에
이 주택은 4개의 주택이 한 단지로 이뤄졌기 때문에, 함부로 층을 올릴 수도 없을뿐더러 기존의 단지와 어울리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특히 이 주택은 주택과 스튜디오가 접목된 건물로 스튜디오인 지하 공간이 지상처럼 볕이 잘 들도록 하는 것이 주택 시공의 가장 큰 포인트였다.
낮 동안 해가 잘 들어올 수 있도록 남향을 바라보며 벽을 가득 차게 창을 텄고, 각 공간마다 창문을 둬 햇살을 따뜻하게 느낄 수 있도록 작업하는데, 최대한 노력했다. 단층집의 경우 큰 창문을 두면 외부로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큰 커텐을 치는 경우가 많은데, 지하라는 공간이 전원주택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인 큰 창을 둘 수 있게 도왔다. 그 결과 낮 동안 들어오는 온화한 빛이 지하 공간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 따뜻함이 그대로 담긴 지하 공간은 주방, 거실, 그리고 작업실로 구성됐는데 특히 부엌의 경우에는 거실의 역할까지 할 수 있도록 큰 원목 테이블을 뒀다. 작업실과 거실을 함께 둔 이유는 직업 특성상 방문객이 항시 찾아오는데, 이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편안하게 일을 보고 돌아갈 수 있도록 건축주 부부가 배려한 것이다.
지상 1층에 거실을 둘 시, 침실이 근처에 있어 건축주 부부의 개인 생활에 불편함이 있으며, 손님을 맞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 판단이었다. 7~8명이 앉을 수 있는 대형 원목 테이블은 조금 더 이웃 주민들과 친해질 수 있는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며 톡톡히 해낼 것이다. 또한, 썬큰을 통해 자리 잡은 지하 공간 외부는 작은 마당처럼 아기자기하게 조경을 해 실용적인 주택 구조를 실현케 했다.
지하 1층에서 낮 생활을 지낸 후, 저녁이 되면 침실, 드레스룸, 화장실 딱 3개로만 구성된 지상 1층으로 올라와 오롯이 건축주 부부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된다. 특이한 점은 지상 1층이라 하더라도 현관문을 지하 1층에 뒀기 때문에 저녁 시간 동안에는 외부와의 교류에 간섭받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침실 옆에 테라스에는 데크를 설치해 2층에서도 외부 광경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 공간은 마당보다 더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바비큐를 즐기거나 간단한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뛰어놀 수 있는 집
이렇게 주택 안에 여가 공간이 꽉 들어찰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주택을 설계한 광장건축의 건축 마인드가 내포된 것이 가장 크다. 광장건축에 따르면 아파트에서 살면서 아이들이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뛰지마!”라는 것으로, 아이들은 성장 과정 중에 뛰어다닐 수밖에 없는 존재들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스트레스를 주는 영향으로 작용된다.
아이들에게는 큰집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뛰어놀 수 있는 집이 필요한 것인데, 그렇기 위해서는 마당이 필요하다. 마당에서는 땅을 파고 벌레를 잡고, 온갖 식물을 직접 키우며 마음껏 탐험해 상상력과 창의력 그리고 자존감을 높이 증진시킨다. 이는 광장건축이 가지고 있는 올바른 주택의 모습이다.
또한, 광장 건축은 ‘단열에 목숨을 건 건축사’라는 명칭을 가질 정도로 주택의 단열을 위해 여러 가지 실험을 진행한다. 특히 단독주택은 춥다는 편견 때문에 더욱더 단열에 집착했다. 그 결과 찾은 친환경적인 소재는 바로 ‘목조주택’이다. 목조주택이라 하면 한옥이나 통나무집을 떠오르기 쉽지만 중목구조, 경골목구조 등 종류가 다양하다.
앞으로 광장건축은 단독주택이 가지고 있는 통념과 선입견을 깨고 집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위해 더욱더 노력할 예정이다.

 

대지위치: 경기도 용인시 중동
대지면적: 244.00㎡
건축면적: 48.04㎡
연 면 적: 120.42㎡
주 차 장: 1대
구 조 재: 2&Btr 구조재
마 감 재: 시멘트보드     
지 붕 재: 아스팔트싱글
투습방수지: 타이벡(Tyvek)
설    계 : 이집소/㈜광장건축사사무소 이현욱
시    공 : 디앤와이하우징
회사 정보: 광장건축사사무소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168, A동 1307호(가산동,우림라이온스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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