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 판단 들어간 육안등급 판별…
업계 “제재목 등급구분사 문제 많다”

 

산림청의 제재목 고시가 10월 1일 시행하면서 제재목 등급구분사 양성을 위한 분주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애초에 산림청은 제재목 등급구분사를 최소 300여명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날짜에 쫓기듯 강사 배출이 부지불식간에 이뤄지고 있어 그야말로 수박 겉 핥기식 등급구분사 강사 양성이라는 오명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한국임업진흥원(원장 김남균)은 지난 2월 7~10일까지 산림조합중앙회 여주중부목재유통센터에서 제2차 제재목 등급구분사 강사 양성을 위한 교육을 진행했다.
이 교육에는 업계 종사자 약 30여명이 참석했고 지난 1차 강사 합격생들과 합치면 약 30여명의 제재목 등급구분사 강사가 마련될 예정이다. 한국임업진흥원측은 1차 강사 합격생은 16명이고 2차 합격생은 현재 집계중으로 다만 1차 합격생보다 조금 더 늘어난 인원일 것이라고 밝혔다.
강사 교육은 박병수 실장, 오정권 교수, 엄창득 박사, 심국보 박사, 김종태 센터장, 김광모 박사가 진행했고 예비 강사 교육생들은 주관적인 판단하에 목재 수종을 식별하거나 줄자, 계산기, 육안으로만 제재목 1, 2, 3등급을 판별하고 있어 사실상 제재목 등급구분사 강사에 대한 전문성과 신뢰도 역시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본지 취재 결과 교육할 때 실습하는 수종은 소나무, 잣나무, 낙엽송 3가지로만 한정됐다.
활엽수도 국내산 물박달나무, 은사시나무, 물푸레나무 등을 사용해 다양한 수종에 대한 실습용 목재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3박 4일의 교육기간 동안 이론·실습·시험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져 배출된 강사의 자질 또한 지적되고 있다. 이렇게 등급구분사에 의해 판정된 등급이 과연 목재산업에서 신뢰를 가지고 작동할 수 있는지 문제로 지적되고 있으며, 결국은 사람에 따라 등급을 다르게 판단하게 되면 제품의 가격이 바뀔 수 있어 자칫 잘못된 품질표시를 할 가능성이 있게 됐다.
이에 이날 강사 교육에 참여했던 A씨는 “제재목 등급구분에는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갈 여지가 많다. 할렬이나 옹이의 지름을 어디서부터 측정할 것인가 등 사람마다 판단이 달라서 누구는 1등급, 누구는 2등급으로 표현하기도 했다”고 말했고 B씨는 “강사가 되면 앞으로 교육을 나가야 하는데 산업현장에서 근무하느라 바쁜데 교육을 어떻게 나가야 하느냐”며 “산림청이 제재목 등급구분사 프로세스에 대한 예산을 얼만큼 확보하고 있는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이날 교육에서는 목재 굽음을 측정할 수 있는 등급구분사 전문가용 측정용 기기를 요구하거나 옹이의 길이를 어디에서부터 책정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한국임업진흥원 관계자는 “실습용 목재가 부족해 업계 관계자들에게 지원을 요청했으며, 옹이의 경우 사진이 포함된 옹이의 형태를 표준화해 지름을 어디에서부터 잴 것인지 등 보완할 점을 찾았다. 하지만 본 교육을 통해 등급구분사를 안정적으로 배출하고 제재목 품질표시제도의 조기 정착에 누구보다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임업진흥원은 2월 21~24일까지 산림조합중앙회 여주중부목재유통센터에서 강사 배출 이후 제재목 등급구분사의 본격적인 양성을 위해 시범교육을 실시한다.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