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건축사사무소 아이.디.에스 디자인_배기철 총괄 대표

세계 곳곳에서 목조건축의 고층화 연구가 활발하다. 고층 목조건축(Tall Wood)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10층 이상의 높이를 말하는 것으로, 이미 노르웨이에서는 52.8m의 14층 아파트가 완공되었고, 캐나다에서는 53미터, 18층 기숙사 건물도 곧 준공될 예정이다. 몇 년 전부터 CLT 개발과 보급이 확대되면서, 30~40층 고층 목조건축 계획안이 발표되더니, 이제는 80층 높이까지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목조건축의 높이를 최대 18m 이하로 규정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안타깝게도 현재 4층이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고층 목조건축을 시급히 도입해야 하는 이유는 도시목조화가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첫째는 콘크리트 아파트 일변 주거유형을 다양화하여 도시경관을 풍성하게 하고, 건강한 주거 환경을 마련할 수 있고, 둘째는 미세먼지와 같이 환경 오염된 도시에 탄소 배출을 억제하고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목조건축을 통해 친환경 도시로 재건하는 작업이며, 셋째는 기후변화 시대의 체계적인 산림경영을 통해 균형 잡힌 도시와 자연의 생태계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 과정 또한 장점이 앞선다.
경량화 된 재료의 특징으로 공사의 양중이 쉽기에 공사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공기단축과 최소 인력만으로도 공사현장이 진행될 수 있는 프리패브(Pre Fab)화가 가능해진다. 바로 이점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기에 목재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국내 목조건축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단독주택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단층 단독주택에서 다층 공동주택과 다중이용시설로 확대되어야 한다. 따라서 고층 목조건축의 도입이 절대적이며, 이를 위해 2시간 내화 기준의 마련과 함께, 높이와 면적의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의 목재는 과거와 다르게,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목재의 비 강도는 콘크리트와 철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함에도 ‘건축구조기준’ (KBC)의 목구조 법령은 제정 이후 한 번도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대에 적합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만약 법 자체를 마련하고 준비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면, 외국처럼 특별위원회 등을 통해서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특별한 조사나 연구에 의하여 설계할 때에는 이 기준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고, 그동안 특별한 조사나 연구까지 진행된 사례도 없었지만, 전향적인 개선 없이는 앞으로도 별도의 연구까지 진행하면서 건물을 만드는 일은 분명 없을 것이다.
따라서 외국처럼 경골목구조의 경우 6층으로 또는 ‘지면으로부터 18m’ 규정을 조정한다면, 다양하게 목조건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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