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 건축공학과 겸임교수
장진희 스튜디오 모쿠 소장

초등학생인 딸은 항상 학교를 가기 싫어한다. 학교생활에는 별문제가 없지만, 교실 환경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 생각하면 학교 환경이 많이 좋아진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지만, 화장실이 좀 깨끗해진 것 외에는 30년 전 내가 어릴 때 다니던 때의 공간구성과 마감은 거의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바닥은 마루이지만, 철근 콘크리트 벽 위 수성페인트, 천정은 암면 텍스로 일반 건물의 가장 저렴한 사양의 환경이다. 뇌의 발달과 신체적 변화가 가장 왕성한 시기에 생활하는 공간이 좀 더 따뜻한 질감의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구성되어야 하지 않을까?
일본은 학교시설 설계에 지역주민, 교육전문가, 건축가 등이 참여한다. 90년대에 들어서는 오픈 클래스 등의 다양한 교육방침에 의해 시설이 변화되어 왔다. 교육 시설의 역할뿐만 아니라 지역의 커뮤니티 시설로의 활용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운동장이 넓고 교사가 높은 곳에 있는 근대적인 배치보다, 좁더라도 체육관, 수영장 등 관련 시설을 학생들의 동선과 지역주민의 이용을 고려하여 설계하였다. 환경개선을 위해  「에코스쿨 인증제」를 실시하여 친환경 자재인 목재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국토교통성, 임업청, 지자체의 긴밀한 협업으로 2010년에 「공공건축물 등에서의 목재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공공시설 중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학교를 목조로 정비함으로써 목조에 대한 지역 이해를 돕고 다른 공공시설에 목재 보급의 디딤돌로 삼고 있다. 2012년 문부성의 통계에 의하면, 학교 신축 중에서 목조의 비율이 약 17%, 목재 내외장재 사용이 약 70%에 달한다. 학교 신축의 경우 국고에서 건축비의 1/2~1/3을 지원하고 내화건축물에 관한 건축법을 완화함으로써 매년 목조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나무는 콘크리트보다 단열성이 높고 습도를 조절하며, 목조건축을 위한 벌목과 나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 산소를 배출하는 작용으로 지구온난화 방지에 공헌한다. 나무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생태계 보전과 삼림의 의의 등을 배울 수 있고, 국산목재를 쓴다면 지역 경제의 활성화에도 기여를 할 수 있다. 화재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내화구조에 적합한 부재 두께를 확보하고 벽, 천정의 방화 성능과 충분한 피난 시설을 설치한다면 충분히 내화성능을 낼 수 있다. 실제로 일본 문부과학성에서는 목조 3층의 학교 건물을 세워, 화재 시험을 실시하여 내화구조에 관한 매뉴얼을 작성하여 보급하였다. 미세먼지로 야외활동에 지장이 있는 요즘, 우리 아이들이 실내에서 만이라도 친환경적인 공간에서 공부하며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우리나라도 학교 환경개선을 위한 관계 부처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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