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CLT 연구소(가칭)

 

목재로 고층 빌딩을 짓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철근도, 콘크리트도 없이 오로지 목재만으로 아파트나 빌딩 건설이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답은 ‘YES’다. 지금 당장 사무실을 나가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위와 같은 질문을 한다면 아마 망설이면서 쉽게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건축 사례를 전혀 본 적도 없거니와 들은 적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콘크리트로 건물을 짓는 것이 보편화돼 있다. 그러나 일본이나 영국, 미국 등 목재 선진국에 해당하는 나라의 경우 구조용집성판(CLT, Cross laminated timber)을 사용해 5, 6층 아파트는 물론 18층의 고층 빌딩까지 세우는 일이 낯설지만은 않은 일이다. 영국엔 9층 높이의 목조아파트 슈타트하우스가 있으며 호주 멜버른에는 10층 높이의 목조아파트 포르테가 완공돼 이미 거주자들이 입주를 마치고 생활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경우 다가오는 2020년 올림픽 주경기장을 목조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지 오래다. 일반인들에게는 낯설겠지만 CLT는 이미 업계 사람들에게는 주변 여건이 갖춰진다면 목재산업을 부흥시킬 수 있는 해법으로 점쳐지고 있다. 나뭇결 방향을 수직으로 교차시킨 후 접착 시켜 만드는 CLT는 콘크리트보다 무거운 무게를 잘 지탱해내며 단열성, 친환경성으로 볼 때 다른 건축 소재에 비해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공사 기간 단축은 물론 내화성능을 높이기 위해 석고보드를 함께 시공하면 최대 2시간까지 연소에 버틸 수 있으며 CLT 공법에 사용되는 면적이 큰 목재의 경우 목재에 불이 붙으면 검은 탄화층이 형성돼 목재 내부까지 불이 번지는 것을 지연시켜 사람들이 대피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벌어준다.
CLT는 공법 특성상 목재 사용량을 대폭 늘릴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지진 등 자연재해에도 더욱 강하며 지어진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썩거나, 갈라지는 크랙이 전혀 발견되지 않는 튼튼한 내구성 또한 CLT가 가진 수많은 장점 중 하나에 속한다. 세계의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늦게나마 CLT를 사용한 건축물을 짓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CLT를 사용해 2016년 4월, 용인에 지어진 이전제 서울대 교수의 주거용 전원주택을 시작으로 같은 해 7월, 산림청은 경기도 수원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부 연구동을 지상 4층 높이의 목조 건축물로 준공한 바 있다. 2018년에는 경북 영주에 목공체험장과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는 5층 규모의 목조빌딩을 완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프로젝트명 국립산림과학원 기술 실연 고층 목조건축).
CLT를 활용해 짓는 이 건물은 933.8㎡의 터에 지하 1층·지상 5층, 건물면적 1천500㎡ 규모로 지어진다. 그러나 국산 목재의 제품 질을 높이고 외재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등 넘을 산이 많기에 CLT 활성화 및 보편화에는 시간이 상당히 소모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희소식인 것은 2018년 목조건축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 최대 규모의 학술대회인 ‘2018 세계목조건축 학술대회’의 서울 개최를 앞두고 있어 아직 CLT공법 확산에 희망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런던의 슈타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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