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이전에는 주로 나무로 집을 지었다. 물론 그 당시에는 나무 외에는 마땅히 쓸 만한 건축 재료가 없어서 나무로 밖에 집을 지을 수 없기는 했지만, 집 짓기에는 흙, 돌과 함께 나무가 효율적 건축재로써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목조건축이 밀려난 원인으로는 근대의 대표적인 건축 재료, 특히 집을 지탱해 주는 골조를 구성하는 재료로 철근콘크리트의 출현이 있었다. 이 재료는 나무보다 강하고 내구성이 뛰어났으며 특히 불에 강했다. 하지만 목조가 철근콘크리트조에 밀려난 것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나무를 보호만 하고 이용에는 무관심했던 산림보호 정책이었다. 대략 1950년대부터 시작된 산림보호 정책은 우리나라의 황폐한 산들을 푸른 숲으로 가득 차게 만든 좋은 정책이었다. 더불어 산림을 보호하기 위해 주택의 연료를 나무에서 연탄으로 바꾸게 한 에너지 정책 또한 목조 대신 콘크리트조 보급을 가속하였다. 이런 정책들은 산림을 육성하기만 했지 나무를 고부가가치로 이용하는 건축재로써의 목재 이용을 촉진하지는 못했다. 이제는 목조건축을 장려하는 적극적인 정책을 펼 때가 왔다. 다행히 ‘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이 2013년부터 시행되어서 앞으로는 사정이 좀 나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목조건축 산업을 일으키기에는 부족하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1950년의 ‘도시건축물의 불연화 촉진에 관한 결의’, 1955년의 ‘목재자원이용 합리화 방책’, 1959년의 ‘방화와 내 풍수해를 위한 목조주택건축 금지’ 등의 정책으로 목조건축을 억제한 암흑기가 있었다. 하지만 일본은 2001년 ‘목재이용기술센터’를 설립하고 2010년에는 ‘공공건축물 등에 있어서의 목재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만들었다. 또한 중층 건축을 짓기 위한 ‘목질 라멘구조’를 활성화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현대식 고층 목조 건축의 중요한 요소인 CLT(Cross Laminated Timber)의 JAS 규격을 제정할 정도로 목조건축 활성화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제 일본은 신규 주택의 55%가 목조일 정도로 목조건축이 활성화되고 있다.
목조건축을 보급하려면 국민이 목조건축을 선택하고 살아야 한다. 그러려면 국민에게 목조건축이 좋은 집이라는 점을 알려야 한다. 목조는 몸에 건강하며, 환경에 나쁜 영향을 덜 주어서 지속 가능하며, 불이 나도 안전하고, 살기에 춥거나 덥지 않으며, 아름답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실질적으로 콘크리트조에 비해 비싸지 않게 공급되어야 한다.
이 중 몇 가지는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 건강하고 친환경적이며 아름다운 점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목조건축은 추우며, 불이 나면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다. 이런 인식을 바꾸려면 좋은 목조건축을 많이 보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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