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안재홍 공학박사

최근 목조 건축물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가 일반적으로 10층 이상의 층수를 가지는 고층 목조건축이다. 해외의 고층 목조건축물에 대한 사례가 미디어를 통해서 알려지면서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모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물론 국내에서는 개선해야 할 제도적 한계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제도적 문제는 잠시 접어두고 국내에 고층 목조건축물이 건설된다면 화재안전 측면에서는 무엇을 확인해봐야 할까? 도시에서 고층 건축물은 건축적, 사회적 등 다양한 의미가 있지만, 경제적으로 보면 높은 토지조성비용과 건설 비용, 임대비용 등 공간에서 발생하는 효과가 고부가가치를 지향하는 건축물이다. 여기에서 질문을 해보자. 목조 고층건축물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일부 층에서 발생한 화재가 다행히 확산되지 않고 일정 시간 후에 소화가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일부 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건축물 전체의 사용에 문제가 될 것인가? 그리고 화재 손상을 입은 목조 구조재를 부분적으로 보수 및 보강을 통하여 재사용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화재는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우려가 있고 화재 손상을 입은 목조 구조부재 또한 건축물 재사용에 중요한 요인이다.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건축물을 다시 건설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고층 목조건축의 경우는 더욱 그럴 것이다. 고층 목조건축물에 대하여 화재와 연관 지어 단편적인 가정을 해보았다. 물론 현실에서는 더욱 더 복잡한 상황일 것이다. 하지만 위의 질문에 선뜻 답을 하기 어려운 게 목재 화재안전기술의 현실이다. 다른 건축공법에서는 그 공법이 가지는 내화성능에 대하여 다양한 측면에서 요소 기술들이 개발되고 실용화되고 있다. 고온 손상을 입은 구조체에 대한 화재 피해 진단 및 구조물 보수보강 기술도 그러한 요소 기술 중의 하나이다. 철근콘크리트조나 강구조의 경우에는 진단을 통한 콘크리트 보수보강과 강구조처럼 내화피복재의 재시공 등으로 구조부재의 재사용성을 확보할 수 있다. 목조 구조부재는 고온에 노출되면 부재 자체에서 탄화층이 발생하지만 화재 진화 후 형성된 탄화층을 어떻게 처리하고 추가적으로 내화성능을 확보하기 위하여 어떠한 기술로 보수보강을 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국내에서 논의된 바가 없다. 목조건축물의 화재안전을 위하여 목재의 탄화층을 고려한 내화성능과 내화구조의 중요도만 부각되었을 뿐, 이와 함께 같이 개발되어야 할 다양한 요소 기술의 개발이 최소한 화재안전 분야에서는 미미한 실정이다. 국가연구개발사업에서도 목구조는 한옥 등 일부 분야에 편중되어 재원이 집중되고 있다. 목재 화재안전에 대한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다양성이 부족하다. 하나의 공법이 건설현장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 기술이 동시에 개발되고 실용화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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