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의 소개를 해주신다면?

‘ 먹물 ’ 로 살아야 한다 했지만 자랑할 것보단 부끄럽고 숨기고 싶은 게 많은 것이 제 인생이 아닌가 싶다. 6여 년의 해외 생활을 정리하 고 84년 전남대학교에 부임해서 2014년 정년 할 때까지 학내 여러 보직을 하느라 10년을 연구실에서 떠나 있었음에도 여러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으로 무탈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다. 외 국의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오랜 연구 생활도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흔적 중 하나다. 1984년 전남대학교 임산공학과 교수로 2014년까지 근무했으며 이 후 명예교수직으로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전문학회 분야에서는 한국과학재단 전문위원을 01년에서 03년까지, 한국목재공학회 회장을 05년부터 07년까지 맡았다.

국제목재과학한림원은 어떤 곳인지?

국제목재과학한림원(Int Academy of Wood Science/IAWS)은 목 재과학의 대부로 일컫는 프란츠 콜만(Kollmann) 교수 등이 주도해 1966년 파리에서 창립된 목재과학 분야의 최고의 학술원이다. 공식 학술지로는 Wood Science & Technology를 가지고 있다. 매년 엄격한 심사를 거쳐 목재과학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업적을 드러내신 5~6명의 펠로우(Fellow)를 전 세계에서 선정하고 있다. 목재과학 분야의 명예의 전당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40개국 380여명의 펠로우가 있다. 아무래도 목재과학의 선진 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 캐나다, 독일, 스웨덴, 프랑스 등 유럽의 학 자와 일본이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유수한 연구소 와 대학들이 IAWS를 지원하는 협력회원(Affiliated Member)으로 활 동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서울대학교가 작년 협력회원으로 인준 됐다. IAWS는 매년 최우수 박사학위 논문을 선정해서 포상하고 있다. 조건은 외국인 학생이 제출한 학위논문으로 한정하고 있다. 집행위원 회는 전임 회장, 회장, 부회장, 간사장, 학술위원장(Academic Board Chair)으로 구성된다.

부회장은 펠로우 전체 투표로 선출하며 임기 3년 후, 자동으로 회장 으로 일하게 된다. IAWS는 연 2회 집행 위원회(Executive Meeting) 와 년차 대회를 전 세계를 돌아가면서 개최하고 있다. 금년 총회는 9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되는 태평양 목재해부학 대회와 공동으로 진행할 것이다.

국제목재과학한림원 부회장으로 취임하신 소감은?

분에 넘치는 영광이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대부분의 펠로우들이 유럽과 미국에 분포돼 있는 상황이고, 한국학자로는 제가 1997년 처음 펠로우로 선출돼 현재 총 여섯(조남석 충북대 명예교수, 김현 중 서울대 교수, 배영수 강원대 교수, 문성필 전북대 교수, 박병대 경북대 교수)분이 있다.

투표로 선출되는 관계로 지형이 유리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시아권 (일본, 중국) 펠로우의 지원과 지난 3년간 IAWS의 Secretary(간사장) 으로 일했던 경력 등이 보탬이 돼 아시아권 학자로는 IAWS 역사상 50년 만에 처음으로 선출된 것 같다.

지난 3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개최된 일본목재학회 연차 총회에서 아시아 학자로서 최초로 부회장에 선출된 것을 축하한다며 특별 발 언 기회를 제공할 정도로 일본 학자들이 기뻐하고 있어서 가슴이 무겁기도 하다. 많은 협조 부탁드리고 싶다.

현재 IAWS의 중요 사안에는 무엇이 있는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IAWS가 창립된 이후 1970년 이후 소위

OECD국가의 대학에서 목재과학 분야가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특히 영어 사용 국가에서 고등교육기관(대학)에서의 목재과학 교육의 쇠퇴는 80년 이후 증가하고 있으며, 2010년경부터는 유럽 여러 나 라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고등교육 과정에 서의 목재 과학의 입지의 확장 및 활성화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필요한 것 같다.

두 번째는 기후 변화에 관련해 목재의 역할의 증대에 관한 논의와 연구의 증진에 관한 것이다. 목재 이용의 증대는 지구 온난화의 속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이 잘 알려져 있지만, 연료원으로써의 목재가 아닌 내구연한이 오래가는 재료로써의 목재의 가치를 고양시키는 연구와 함께 인식의 증대에도 고민하고 있다.

6년간 부회장-회장 역임 기간 동안의 목표는?

연로한 펠로우들의 지혜와 참여를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지를 고민할 것이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학자들은 정년과 동시에 펠로우 활동도 그만 두고 있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데, 여러 나라의 학자들과는 대비돼서 안타깝다. IAWS가 명예의 전당에서의 소위 Gentlemen’s Club 이상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

교육, 연구, 행정, 산업 등 제반 문제에서 지나치게 국내의 시장과 국내 문제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한다. 로컬은 로컬대로 의미가 있지만, 자칫 골목대장으로 끝나 버리게 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고 본다. 우리들의 미래와 그 미래에서 앞으로 살아나갈 젊은 세대를 위해서도 소위 현지화(Glocalization)을 해가야 할 때가 됐지 않나 싶다.

 

편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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