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문화재위원회 위원장을 하시며 역점 둔 활동은?  
올해 5월까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위원장이었다. 문화재위원회는 말 그대로 문화재청에 소속된 국가 차원의 위원회다. 문화재위원회에서는 새로 문화재를 지정하는 일, 지정한 문화재의 보존과 보호하는 일에 대한 위원회를 개최하고 있다. 크게 보면 건축물을 대상으로 한 문화재의 경우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 자체에 변경이 있을 때, 그리고 문화재 주변에 개발 계획이 있을 경우 문화재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지 여부를 판단해 개발에 대한 심의를 한다. 이와 같이 문화재 자체나 그 주변을 보호하는게 문화재위원회의 역할이고, 위원장은 그 위원회 회의를 진행하며 의사 결정을 하도록 한다. 사소한 작은 문화재는 문제가 없지만 상당히 중요한 국가 차원의 개발 사업을 할 때 그게 문화재와 저촉되면 안되기에 국가의 개발 사업을 원만하게 하면서도 문화재가 훼손 안되게 전문가로서 검토하는 일을 해왔다. 

한국 건축물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건축물은?  
한국·중국·일본은 동아시아의 같은 문화권에 속하는 국가로 어느 나라 건물이 더 좋은가는 이야기하기 어렵다. 국가마다 자기 역사와 문화가 있고 그 사람들의 살아가는 방식이 있으며 미적 감각이 있기에 중국 한국 일본대로 그들이 만들어낸 역사속의 건축물이 있다. 그런 관점에서 한국 건축은 주변 자연과 잘 어울리도록 굉장히 신경을 잘 써왔다. 우리나라만의 건물 자체가 좋다 라고 하기 보다는 한국인은 외부 공간을 역사적으로 잘 만들어 사용해 왔고 주변 자연과 잘 어울리도록 했다. 예를 들어 마을도 자연과 어울리도록 터를 잡아서 마을을 만든 곳도 있고 불교 사찰, 서원이나 정자, 왕릉들도 자연 속에 굉장히 어울리게 해놨다. 궁궐도 마찬가지로 궁궐속에 자연이 있듯 창덕궁에도 후원들이 굉장히 자연과 잘 어우러지고 우리나라 정자 건축물이나 정원(예를 들어 소쇄원), 하회마을 가까운 곳에 있는 병산서원은 앞에 강과 산과 서원이 잘 어울리도록 설계돼 있다. 한국 건축이 내세울 수 있는 자랑할 만한 건축물이고 그런 차원에서 한국 건축을 이해하게 되면 앞으로 많은 분들이 한국 건축을 이해하고 좋아하게 될 것이다. 

목조건축물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 있다면?
건축물을 만드는 재료는 여러 가지다. 크게 목조 건축물, 벽돌이나 돌로 짓는 건축물이 있다. 현대에서는 콘크리트, 철과 유리를 사용하는데 묘하게 한국 중국 일본은 나무를 사용해서 예부터 건물을 많이 지어 왔다. 목조건축물이 갖는 장점은 목조는 사람과 굉장히 친근감이 있다. 그게 목조건축이 갖는 굉장히 중요한 특징이다. 반면 목조건축의 단점은 화재에 약하다. 세월이 흐르면 나무가 썩거나 부패한다. 혹은 해충에 약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흰개미 피해를 막는 일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재해로부터 목재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부분에서 문화재청에서 목조건축물의 방제 등에 대해 연구가 굉장히 많이 돼있다. 목조건물을 지을 때 나무를 어떻게 건조를 시키느냐는 굉장히 중요하고 가능한 자연 상태에서 건조하는 게 제일 좋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인공 건조를 한다. 이럴 경우 함수율을 어떻게 조절하느냐도 중요하다. 바로 이 부분은 목재 건재상이 가져야할 가장 큰 관심 사항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상당히 건조 기술 수준도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국민대 석좌교수로 계시던데, 주로 어떤 강의를 하는지?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나를 초청한 이유는 디자인을 하는 학생들은 재능은 뛰어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다르게 이야기 하면 좋은 디자인이란 우선 손재주나 재능이 바탕이 돼야 하지만 거기에 더해서 자기 생각을 디자인에 반영시킬 수 있어야 한다. 
자기 생각도 생각이지만 사회에 대한 생각,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지금 나오는 재료는 무엇인지, 달리 이야기 하면 디자인의 이론, 개념, 원칙 등과 관련된 것인데 이런 것은 손재주나 재능과는 다른 차원에 속한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학생들에게 디자인 철학, 이론, 그리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일을 하는 역할을 하라고 한 것 같다.

저서 ‘하회마을’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
하회마을이 201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됐다. 세계문화유산이 되려면 등재 신청서를 만들어 유네스코에 제출해야 한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서를 만드는데 보통 5년이 걸리는데 하회마을 등재 신청서를 본인이 책임을 맡아서 준비했다. 
당시 하회마을 사진을 찍으신 분하고 함께 책을 내기로 해서 책을 내게 됐다. 어떻게 보면 하회마을 건축물만 소개한 것이 아니라 하회마을은 예부터 양반들이 살던 곳이라 선비 문화나 민속 문화 이런 것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런 것들을 소개했다. 책은 2007년에 발간했다. 하회마을 관련된 사람들의 옛날 자료들을 가지고 현재 뿐만 아니라 마을에 전해 내려오던 고문헌, 유품 및 사진들, 생활 모습 등을 소개한 책이다. 앞으로 한국 건축 내지 한국 건축 문화와 동아시아 역사와 문화와 연관된 건축 책들을 좀 쓰고 지금까지 공부했던 것들을 정리하는 일을 하려고 한다. 

이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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