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인당

▶ 한옥은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보금자리로 살아온 공간이다. 여름엔 시원한 대청마루가 더위를 쫓아주고, 겨울엔 따뜻한 온돌이 집 안 공기를 훈훈하게 데워준다. 현대에 이른 지금은 한옥 대신 각양각색의 페인트로 칠해진 아파트 단지가 우리의 ‘집’을 대신하고 있다. 그러나 차츰차츰 나이를 먹고 기력이 쇠해지는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유독 한옥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아마도 우리네 몸에 몇 백 년을 거쳐 차곡차곡 쌓여온 기억에 새겨진 무엇인가가 내 몸에 가장 편한 장소를 찾는 것이리라. 천년 명당이라 불리 우는 은평한옥마을에 자리 잡은 청월당을 지금 만나보자. 

식사실

북한산의 뷰를 한 눈에 담다

청월당의 의뢰를 맡긴 건축주는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한 회사의 대표로 은평한옥마을에서 살고 있던 지인의 소개로 건축주 자신도 은평한옥마을에 한옥을 짓기로 결심했다. 

2층으로 이뤄진 청월당은 2개의 필지를 사서, 한 필지(구획되는 토지의 등록 단위)는 4인 가족이 함께 거주할 집을 짓고 한 필지는 넓은 마당으로 구성했다. 식당에서 마당을 온전히 시야에 담을 수 있는 구성을 원해 1층에는 넓은 안마당과 더불어 곳곳에 작은 마당들을 계획해 모든 방이 충분한 채광과 통풍이 이뤄지도록 조성했다.

또한 북한산이 은평한옥마을 근처에 자리한 지리적인 특성을 장점으로 활용해 청인당 집안 곳곳에서 북한산의 전경을 다양한 시각으로 즐길 수 있다. 특히 2층에 위치한 서재는 북한산의 전경이 병풍처럼 아름답게 펼쳐진 모습을 즐길 수 있도록 넓은 창을 놓아 한 눈에 시야에 들어올 수 있도록 구성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북한산의 풍경을 바라보며 읽는 책은 더욱 감성의 깊이를 더할 것이다. 지하에는 다목적실과 4인 가족이 함께 사는 집인 만큼 각자의 물건들을 충분히 수납할 수 있도록 넉넉한 수납공간을 요청했다.

2층 풍경

한옥 고유의 비례를 살린 청인당

청인당은 2층 한옥이라는 독특한 건축유형에서 한옥 고유의 비례를 찾으려 노력했다. 2층 면적을 1층 면적의 50% 정도로 계획해 한옥이 지나치게 둔탁하거나 무거워 보이지 않게끔 노력을 기울였다. 실내에서는 2층 일부를 오픈해 1층에서도 한옥의 서까래를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는 새로운 건축유형에 대한 도전이자 기존 한옥의 한계에서 벗어나 도시 한옥이라는 새로운 건축 장르의 탄생과도 다름없었다.

아울러 청인당을 이루는 주요 목재에 올드 더글라스를 사용했다. 육송에 비해 뒤틀림이 적고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합리적이었기 때문이다. 주로 한옥에는 육송이 사용되지만 문화재가 아닌 일반 거주용 한옥이기에 꼭 육송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재영 건축사의 생각이었다. 

청인당의 전체적인 구조는 1층 거실을 중심으로 주요한 방들이 바람개비와 같이 우아하게 펼쳐지는 구조로 계획됐다. 북한산의 풍경과 한옥, 직선과 곡선이 동시에 공존하는 이곳은 진정한 어우러짐이란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깊이 있는 건축물이다.

2층
거실
툇마루

새로운 도전, 복층 한옥

청인당은 2.7~3.0M의 모듈을 기본으로 1.2M의 퇴칸(평면상 건물 중심부를 둘러싼 둘레 부분)이 조합되는 구성이다. 침실과 거실, 식당 및 주방 등이 별도의 복도를 거치지 않고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주요 실들 사이에는 화장실, 드레스룸 등의 서비스 공간을 계획해 적절한 분리와 통합이 이뤄지도록 했다.

지상층은 별도의 인테리어 요소 없이 구조재와 수장재의 조합을 통해 자연스러운 한옥의 아름다움을 추구했으며, 지하층은 한옥과는 차별화 된 모던한 분위기로 층별로 서로 다른 공간감을 경험할 수 있도록 조성 했다. 또한 지하층에서는 한옥에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다목적실과 부족한 수납공간 등을 충분히 확보했고, D.A로 채광 및 환기를 확보했다. D.A에 면한 서측 입면의 담장은 최대한 많은 채광과 환기를 위해 전벽돌 영롱담 쌓기로 계획했는데, 영롱담은 은평한옥마을에서 청인당 만의 새로운 풍경을 그리고 있다.

한옥은 모듈이 곧 평면구성을 이루는 바탕이 되기 때문에, 한옥 목구조의 기본적인 시스템에서 복층의 동선을 해결하는 것은 기존 도시형 한옥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새로운 과제였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퇴칸’이었다. 청인당은 퇴칸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한옥이다. 

북측으로 1.2M 퇴칸을 둬 동선의 켜를 만들어 주요 실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내부 동선을 처리할 수 있었다. 또한 2층 일부를 오픈하고 연등천장으로 마감해, 1층에서도 한옥의 목구조에서 보이는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모노그래프 건축사 사무실 소개

모노그래프는 도시와 건축의 접점에서부터 출발한다. 건축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주목하고, 도시환경의 순기능으로 작동하기 위한 건축적 해법과 방안들을 제안한다.

클라이언트, 시공사와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건강한 건축을 지향하며 모노그래프의 스펙트럼은 한옥에서부터 현대 건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용도와 구법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계속 이어나간다. 공허한 이미지나 수사가 가득한 페이퍼 아키텍쳐를 지양하고 건축의 구축적, 구법적 특징과 실존적 가치에 집중하고 있다.

 

HOUSING PLAN 

대   지   위   치 : 서울시 은평구 진관동

대   지   면   적 : 418.5㎡

건   축   면   적 : 94.14㎡

연      면      적 : 218.2㎡

건      폐      율 : 22.5%(법정 50%)

용      적      률 : 31.16%(법정 100%)

주      차      장 : 공용주차장 2대

공                  법 : 한식목구조(지상), 철근콘크리트(지하)

구      조      재 : 올드 더글라스

창      호      재 : 이건 한식 시스템창호

단      열      재 : 경질단열재, SK skyviva

마      감      재 : 한식벽지, 비닐페인트       

지      붕      재 : 한식기와

투 습 방 수 지 : 지붕용 Tyveck 

설                  계 : 모노그래프 건축사사무소 전재영

시                  공 : ㈜고진티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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