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지역 경제 부진, 원자재 가격 상승 
“춘래불사춘”… 봄이 와도 봄 같지 않아, 창고에 쌓인 재고 보며 한숨뿐 

4월 부산에는 벌써 연이은 개화로 봄 내음이 물씬 풍겼지만 목재산업 업체들의 마음을 녹이기에는 여전히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다. 수 년 전부터 조선업 하락세가 장기간 이어져 경기가 얼어붙어 있고 향후에도 날이 풀리거나 나아질 기미가 없으며, 거기에 더해서 이번엔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쪽도 하강곡선이 이어지고 있어 도무지 지역경제가 호전될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자동차 산업에서 기존에 사용해오던 목재파렛트를 LVL로 바꾸면서 파렛트나 목상자 산업분야가 직격탄을 맞고 거의 통째로 없어져 버렸다고 전해졌다. 
또 이제까지 물량을 지탱해온 한국GM이 군산에서 철수하면서 덩달아 부산 목재산업 경기도 반 토막 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특히 파렛트 업체들의 수출 경기가 아주 저조해지면서, 다른 목재산업 쪽도 함께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어 경기 침체가 장기간 이어지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조짐이 좋지 않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직격타를 받은 파렛트 제조 업체들은 곳곳이 문을 닫거나, 창고에 산더미같이 물건을 적재해 두거나 분위기도 침울한 상태였다. 공장이 좀처럼 가동돼있는 곳을 찾기 어려웠다. 이와 마찬가지로 산업재나 합판 등을 공급하는 업체들 또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얘기가 오갔다. 몇몇 업체들 또한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원가 단가가 오른 것을 시장에 반영하지 못하고 하는 수 없이 이윤을 줄여서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정말 어쩔 수 없는 품목은 올릴 수밖에 없고, 그나마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는 대형 업체들은 이곳에서 벌어서 저곳을 메우는 돌려막기 식으로 적자를 메우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건설, 조선, 중공업, 자동차 업계도 모두 전반적인 상황이 나빠서 제반한 문제는 계절을 지나도 지속될 것으로 여겨진다.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A씨는 “목재산업 경기는 매년 하락세였다, 작년 하반기부터 안 좋아지는 것이 체감상 와닿을 정도로 안좋다”고 말하며 “주택도 내진설계, 대출 문제 때문에 원룸, 빌라 등 짓는 것에 주로 공급했던 건재상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경기가 둔화되면서 아파트 리모델링 등 인테리어 수요도 줄어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라고 말했다. 
부산 신항에 위치한 녹산단지에서도 이러한 어려움이 여실히 드러났다. 평소라면 가동됐을 여러 공장들이 멈춰있고, 상가 건물 자체가 비어있거나, 문을 닫은 곳도 존재했으며, 창고에 물건들만 가득 적재돼있는 곳들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었다. 
관계자 B씨는 “목재시장에 상품을 팔고 싶은 사람들은 많은데 사려고 하는 사람은 그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다”며 “수도권은 상황이 좀 더 나을지 몰라도 이쪽 사람들은 목재에 대한 인지도나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경기 개선을 위해 정부나 공익적 차원에서 목재 사용의 장점을 홍보해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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