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환 대표

▶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그곳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성곽이 동네를 멋지게 두르고 있는 곳이면서 최근 핫한 ‘행리단길’이 있는 곳이다. 다양한 문화가 한참 피어오르는 이곳, ‘점점우드워크’ 역시 회원들과 함께 그 다양성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그들이 만든 이곳만의 개성은 과연 어떤 빛깔일까. 

나무조명

즐겁고 멋있고 재밌게 즐기는 목공
“공방에 찾아오시는 분들을 보면 여러 유형이 있습니다. 정말 잘해서 목수가 되고 싶은 분, 공방의 분위기를 즐기며 취미활동을 하고 싶은 분, 그냥 한 번 재미삼아 오신 분 등 정말 다양하죠. 제가 늘 말씀드리고 또 그렇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즐겁고 멋있고 재밌게’ 해야 한다는 거죠”
목공체험을 계속 반복하는 것이나 학생들을 계속 다니게 만드는 노력보다 장영환 대표는 수업자체를 조금 더 재밌고 내실 있게 하고자 한다. ‘즐겁고 멋있고 재밌게’ 해야 한다는 생각도 그런 고민 끝에 나온 것이다. 그는 목공교육에도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어떻게 하면 회원들과 더 재밌는 이벤트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최근엔 회원들과 함께 ‘행리단길’로 향했다. 

드릴파워드밴드쏘

회원들과 같이 차린 ‘점점후리마켓’
‘작업은 프리하게, 가격은 점점 저렴하게’, 그는 이런 재미들을 담아 ‘점점후리마켓’이란 이름을 걸고 회원들과 행궁동 거리에서 벼룩시장을 열었다. 본인이 만든 제품을 회원들이 직접 설명하고 팔 기회를 가졌는데, 참여한 모두가 모든 과정을 즐기며 열심히 준비했다. 그는 그 과정을 되돌아보며 “나름 판매를 한다고 하니, 회원들이 자신의 목공인생에서 최고의 작품을 만들려고 하더군요. 뽑기 이벤트도 하면서 즐겁게 마쳤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회원들의 열정에 동력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동시에 즐겁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늘어나기를 바라며 새로운 이벤트를 계속 고민한다.  
가끔은 이동식 작업대를 끌고 와 클램프로 네트를 고정시켜 간이 탁구대를 만들기도 한다. 회원들과 즉석으로 탁구대회를 열기 위해서다. 이유는 다양하다. 한 번은 한 회원이 목재 집성 도중 소스통에 본드를 뿌리다 이게 마치 핫도그에 소스 뿌리는 느낌이라고 말하며 핫도그를 먹고 싶다고 했다. 결국 수업 말쯤에는 모두가 핫도그를 먹게 됐다. 그럴 때 바로 내기를 위해 탁구대가 필요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공식적인 이벤트와 즉석의 오락이 이처럼 자연스럽게 오버랩 된다. 

블러드페달

실용성과 스토리를 고민하다
“미술을 할 때는 실용성이 없어 보이는 일을 한다는 스트레스와 재정적인 부분에 대한 어려움이 컸죠. 그런 부분이 좋을 때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힘들 때가 더 많았습니다. 지금은 실용적인 걸 하면서 그런 부분들이 조금씩 해결되고 있지만, 지금도 미술을 할 때 신경을 썼던 예술적 요소들을 작품에 담으려 할 때가 많습니다. 실용성보다 스토리를 더 고민하는 거죠” 
그는 원래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입체 조형물도 많이 만들었던 작가였다. 어느새 공방의 대표로 회원들을 교육하며 지금은 주문제작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사업자로 공방을 운영한다는 게 바쁘고 정신없을 때가 많다. 만들고 싶은 게 더 있어 차분하게 할 수 있는 때를 기다리지만, 아직은 한가할 때가 별로 없다. 계속 무언가를 해야 하고 돌발 상황도 많다보니, 작품에 대한 욕구는 있지만 아직은 본인의 것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안된다. 그는 계속 그 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실용성과 스토리 사이를 오가며 ‘내 것’을 고민하고 있다.  

사운드스툴

목공과의 운명적 만남 그리고 창업 
그는 미술을 하던 시절에도 목공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아는 분의 카페 인테리어를 하고 심지어 제품을 납품할 때도 있었다. 제대로 세팅된 공방에서 작업을 한 적은 없었지만, 기계만 있으면 해 볼만 하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미술작가를 그만두고 다른 길을 알아볼 때, 그는 바로 목공 일을 떠올리진 않았다. 
“그동안 미술 쪽에만 있어서 일반 회사에 들어가는 건 어려울 것 같았고, 창의적이면서 수입이 가능한 일을 찾고 있었죠. 근데 어느 날 답답해서 들어간 서점에서 우연히 발길을 옮긴 꼭지가 바로 목공 관련 서적이 있는 코너였습니다. 그곳에서 여러 관련 서적을 읽으며 점점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느꼈죠”     
여러 교육 공방을 찾아다니며 상담을 받았고, 그는 결국 한 곳에서 코스를 밟으며 나중엔 주말 수업반 강사로도 일하게 됐다. 나중에 그 공방을 나와 필요한 방황들을 거치며 다른 공방들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또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봤다. 아르바이트가 있으면 일부러 찾아가 살펴봤고, 지나가다 맘에 드는 공방이 있으면 무작정 들어가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했다. 다행히 대부분의 공방 대표들은 경계하지 않고 잘 알려주었다고 한다. 그렇게 알아보는 도중 그는 자신의 장점을 더 믿게 됐다. 다른 건 몰라도 교육 부분은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 이제 물러날 때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는 과감히 공방을 시작했다. 

점스툴

수원 행궁동에 자리를 잡다
“미술작업실은 사실 페인트칠도 안 하고 그냥 들어가서 하면 됐는데, 공방을 계약하고 막상 철거를 시작하니 덜컥 겁이 나더군요. 이거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구나. 이거 망하면 어떡하지. 인생에서 가장 큰 돈을 쓰다 보니 무섭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좀 그렇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어 다행이죠.” 
그는 10년 넘게 수원에 있으며 미술활동을 했었고, 문화소비활동에 대한 감도 있었다. 하지만 교육생 모집에 있어서 아직 수원은 어려움이 있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생각이 많았지만, 수원 미술판에서 다져온 입지도 있고 나가고 있던 수업도 있어서, 결국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엔 고객들이 인건비에 대한 부분도 생각 안하고 무조건 합판으로 싸게 가자고 할 때가 많아 회의감이 들 때도 많았다. 지금이야 합판이야기가 나오면 바로 발을 빼지만, 처음엔 그 부분이 힘들었다. 최근엔 행궁동 거리가 뜨면서 여러 문화공간이 생겨났고, 성벽 때문에 고층건물 제한이 있어 오히려 좋은 입지가 됐다. 이곳 역시 젠트리피케이션이 시작됐지만, 다행히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 영향을 덜 받고 있다. 그렇다면 그는 과연 이곳에서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플라스틱시리즈

계속 공방을 이어가고 싶다 
“디자인에 대한 욕심은 크게 갖고 있지만, 엄청 잘 나가는 공방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습니다. 어쩌면 가장 큰 목표는 다음 달 또 공방을 운영하고 작업을 이어가는 거죠. 영화감독이 다음 작품을 만드는 게 목표인 것처럼 저도 그렇게 평생 작업을 이어가며 살고 싶습니다” 

 

점점우드워크 

공  방  명 : 점점우드워크  
대  표  자 : 장영환
품        목 : 주문제작, 목공수업 
창  립  일 : 2016년 10월 8일
주        소 :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445-7 지층
블  로  그 : blog.naver.com/zippoo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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