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부터 손종한, 최규송 대표

▶ “재밌고 새로운 일이 없을까?” 유치원 때부터 친구였던 두 사람이 만나 머리를 맞댔다. 그리고 원목과 좋은 컴퓨터 부품을 결합시켜 ‘모그박스’를 만들었다. 모두가 비슷한 길을 걸어가는 요즘, 갓 20대가 된 두 젊음은 이렇게 신선한 일탈을 감행했다.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모그피씨는 월넛과 컴퓨터 부품을 이용한 특색있는 컴퓨터를 만들어 내며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작은 목재 상자안에 컴퓨터 본체가 있다

다양한 재료로 컴퓨터를 만드는 곳 
‘모그피씨’는 다양한 재료로 컴퓨터를 만드는 곳이다. 그들은 획일화된 컴퓨터 시장에 다른 디자인과 소재를 통해 지금까지 없었던 재밌는 조합을 시도했다. 모그피씨의 공동 대표인 손종한, 최규송 대표는 “제작자 이전에 원래부터 컴퓨터 하드웨어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함께 재밌는 걸 만들어보기로 했죠”라며 첫 출발했던 기억을 회상했다. 친구의 한 마디, “나무로 만들어보자”,  그게 첫 시작이었다. 
처음 시도한 것은 목재였지만 그들은 그것에만 국한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재료들을 통해 친근하고 재밌는 피씨를 만들고 싶다. 지금은 기업이 됐지만, 그들이 처음부터 사업을 목표로 일을 진행한 것은 아니었다. 예술가를 꿈꾸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가 점점 구체화 되면서, 그들은 온라인 펀딩과 함께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모그박스 프로젝트, 나무와 함께 하다
“일단 케이스가 원목인 게 가장 큰 차별점 이겠죠. 다른 미니 PC는 주로 저전력 cpu를 사용하는데, 그러다보니 성능이 50%까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도 컴퓨터 하드웨어에 관심이 많아서 이런 부분이 항상 불만이었죠. 그래서 성능 좋은 cpu를 사용하고 다른 부품들도 이윤보다는 완성도를 염두하고 선택했습니다. 최대한 저희가 좋아하는 부품을 사용하며 조합에도 신경을 썼죠”
그들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큰 이윤을 남기며 장사할 생각을 접었다. 많은 사람에게 제대로 된 제품을 보여주려면 일단은 적은 마진을 선택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작업실 임대료를 포기하고 교회에 비는 공간과 각자의 집, 그리고 카페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심지어 맥도날드에 간 적도 있다. 그렇게 불편을 감수하고 나니 브랜드 PC보다 대략 20만 원 정도 저렴하게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친구와 함께 ‘고급’을 보급하다  
두 사람은 편안함을 포기하고 자유로움을 택했다. 때로 제한도 있었지만, 어디에 갇혀있지 않으니 다양한 영감을 받을 수 있었고, 그런 느낌은 고스란히 결과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보통 두 사람이 하는 동업은 힘들다고 하지 않는가. 그들은 어떻게 이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까?
“유치원 때부터 친구인데, 지금까지 한 번도 싸운 적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다 같이하기 때문에 그런 걸까요. 아무튼 잘 안 싸웁니다. 둘 다 좀 독특하고 다른 사람과 생각이 달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물론 계속 둘이서만 갈 수는 없겠죠.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충분히 알린 후, 믿을만한 직원들로 팀을 구성하고 싶습니다. 사람이 많아지면 더 다양해져서 좋을 거 같아요. 조만간 타협이 필요할 때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론 고급을 보급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겁니다”

모그박스, 그 탄생의 기록 
20살, 21살, 아직도 부모 품에 안겨 그저 세상을 즐길 나이에 그들은 창업을 시도했다. 나무로 컴퓨터를 만드니 나무 목(木)자를 써서 ‘목피씨’, 결국 영어 느낌을 살짝 얹어 ‘모그피씨’라고 이름 지었다. 
하지만 처음엔 원목 감성을 좋아하는 것 말고는 나무에 대한 지식이 하나도 없었다. 결국 수많은 공장을 찾아다니며 직접 부딪히고 배우며 아이디어를 얻었고, 그렇게 1년 반이 지났다. 그러는 동안 원목 소재에 대해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고, 또 더 잘 활용하는 법을 알 수 있었다. 마감하는 방식 역시 그렇게 깨우쳤다.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방법을 전부 시도해 보면서, 그들은 결국 제품에 맞는 방식을 찾아냈다.   
사실 최 대표는 학창시절부터 기계 자체를 좋아했고, 친구들에게 이윤 없이 조립 PC를 만들어 주는게 일상이었다. 심지어 부품을 사며 생긴 적립금조차 친구들에게 돌려줬다고 한다. 
그런 최 대표에게 손 대표가 ‘나무로 해보자’고 던진 한 마디는 마치 위대한 선지자의 말처럼 들렸다. 그리고 시작한 시장조사, 콤팩트한 미니 PC 제품이 많이 팔리고 있었고 원목 제품들도 다시 주목을 받는 시점이었다. 그들이 확인한 결과, 원목 소재로 데스크탑을 만드는 곳은 전 세계의 두 군데 밖에 없었다. 그나마 한 군데는 영상 하나만 남기고 사라진 상태.
그들은 결국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나무 컴퓨터를 만드는 사람들이 됐다. 계속된 도전과 또 도전, 나무 소재의 특성을 고려해 그들은 좋은 쿨러(cpu 온도를 식히는 장치)를 사용했고, ‘목다보’를 축으로 사용해 내구성을 높이는 동시에 외부 충격에도 대비했다. 그리고 여러 업체와 샘플을 주고받으며 맘에 드는 업체를 구했다. 
처음 목표 금액이 낮기는 했지만, 어느새 프로젝트 펀딩은 460% 넘게 완성이 됐다. 그들은 펀딩을 시작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언론의 관심과 방송 협찬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전부 진행할 수는 없었지만, 그들은 펀딩을 진행하면서 좋은 기운을 받고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제품의 퀄리티, 최상급 유지하려 노력
“이 제품을 만들기에 ‘월넛’ 소재가 작업성이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선택한 것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면서 실제로 예뻐서 였습니다. 원목의 색감을 동일하게 맞추기 위해 결국 주문제작을 택했죠. ‘멀바우’로 하면 싸게는 할 수 있는데, 일단은 퀄리티에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나중엔 ‘멀바우’로 기성품을 만들 생각도 있습니다. CNC를 맡기고 도면에 맞춰 가공된 부품이 오면 직접 조립을 시작합니다. 특히 마감작업이 제일 힘듭니다. 단차를 없애기 위해 샌딩 작업을 하고 천연 오일로 마감을 하죠. 그렇게 4~5번 반복해 마무리를 합니다. 믿고 구매해주신 분들이 너무 감사해서, 신뢰에 대해서는 퀄리티로 보답하려고 합니다. 아직은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계속 완성도를 높여야죠” 

모두가 행복한 선한 기업을 만들겠다
그들은 직원들이 행복한 기업을 꿈꾼다. 거기서 좋은 영향력이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들은 컴퓨터라는 밑그림에 콘크리트나 패브릭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신기하고 재밌는 물건을 계속 만들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회사들과 멋진 콜라보 제품도 만들고 싶다. 약관의 나이, 그들은 이렇게 모험을 시작했다. 아직 정확한 목적지는 모르지만, 그들은 아마 이 여정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항해가 지속될 수 있도록 때를 따라 순풍이 불어오길 응원한다. 

          
모그피씨 

공동대표: 손종한, 최규송
품       목: 원목 소재 데스크탑 PC   
창  립  일: 2017년 2월 2일  
주       소: 경기도 의왕시 오전로 150 104동 602호  
홈페이지: www.instagram.com/mogpc_official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