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한옥마을에서 가장 작지만 가장 큰 꿈이 담긴 협소한옥
일상 속의 한옥, 가정집으로서 한옥이 가지는 의미 찾는 북촌 HRC

채효당 외부 전경

북촌 HRC의 김장권 대표는 한옥은 시대상과 문화적 사고가 반영되고, 그곳에 머무르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그 사람들의 생활이 변화하듯이 그들과 함께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옥이 과거의 역사적 존재가 아닌 현대에도 유효한 쓰임을 발견할 수 있는 하나의 전통이어야 한다고. 한옥에 변화를 주고 변화를 주지 말아야 하는 기준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다. 한옥이 진정 사람에 대한 배려가 있는 공간이라면, 시대와 문화와 함께 변화해가는 공간이어야 마땅하다.

채효당 담장

과거의 집인 한옥이 현재에도 유효하고 미래의 집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김장권 대표가 200여 채의 한옥을 지으면서 항상 품고 있던 질문이다.
채효당은 북촌HRC의 그런 뜻이 반영된 일상 속의 한옥이다. 은평한옥 마을에서 가장 작은 135㎡의 대지에 2층 한옥을 건축함으로써 한옥은 특별하고 비용도 많이 드는 건축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려고 했다. 우리 삶에 일상의 건축으로 자기 몫을 할 수 있게 계획하였다.

채효당 1층 내부 인테리어

한옥을 일상 속으로 가져온 협소한옥
최근 많은 사람들이 도심에서 좁은 대지면적과 적은 비용으로 합리적인 공간을 만들고 보다 넓게 집을 쓰기 위해 협소주택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한옥 또한 보다 합리적이고 비용과 면적으로 공간을 넓고 알차게 쓸 수 있다면 협소한옥이 한옥의 역할과 가치를 높이지 않을까. 이같은 발상에서 채효당은 기존의 한옥이 가진 공간의 역할 재배치해서 활용도를 높였다. 
기존 한옥이 안채, 별채 등으로 구분하는데 이러한 공간분할을 중층한옥으로서 그 기능과 역할을 가능하도록 했다. 지하층은 가족의 화합과 다양한 모임과 쓰임을 할 수 있는 별채 기능으로, 1층은 안방, 자녀방, 주방, 대청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안채로 구성했다. 2층은 서재와 손님방, 소청 등 아버지가 다시 돌아와 사용하는 사랑채로 계획하였다. 마을만들기와 도시재생에서 추상의 가치를 시각적 가치로 형상화 하는 일인 건축에서 협소한옥을 통해 한옥의 역할과 쓰임을 다시 확인 할 수 있게 하였다.

채효당 2층 내부의 모습

공간분할을 단절이 아닌 소통으로
빈부의 차이에 의한 상대적 박탈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본의 가치가 아닌 정주의 주거공간으로서 한옥, 일상생활에서 우리다운 문화, 한옥의 가변적 공간적 특징에서 탄생되는 문화적 성취감을 염두에 두고 공간의 민주주의를 추구했다. 우리가 들어가지 않았던 빈집, 버려두고 방치하여 흔적만 남아있는 집, 과거의 발자국 같은 모습이 아닌 주거공간의 기능을 강조했다. 공간 기능의 분해가 아닌 가변적 요소의 특징을 극대화하여 안채, 별채 등 각각의 깊이를 가림과 단절을 통해 유연하게 쓰일 수 있도록 했다. 문을 단절이나 공간의 독립성뿐만 아니라 소통의 기능도 덧붙여 사람의 삶이 다양하고 풍요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채효당 지하 모습

전통한옥 구법으로 현대적인 생활상 구현
채효당은 과거의 기억인 오래된 한옥 구법으로 작업하였지만 현재와 미래에도 여전히 유효한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나이든 오래된 집이 가지고 있는 지혜와 자기성찰을 통한 겸손과 의연함의 미덕을 갖추도록 크기와 높이가 아닌 적층된 깊이의 켜를 통해 한옥의 품격을 구현했으며 침상, 배면의 계단, 2층 간이주방, 계단실 위의 수납, 복도 화장실, 지하실 등 좁은 자투리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서 현대적인 쓰임새와 생활상을 담았다. 

 

위      치: 서울 은평구 진관길 11-30
대지면적: 135.00㎡
건축면적: 67.47㎡ (건폐율 : 49.98%)
연 면 적: 143.49㎡(용적율 78.19%)
층     수: 지상 2층, 지하 1층
구     조: 지상층-한식 목구조, 지하층-철근콘크리트조
층별면적: 지하1층-37.94㎡(11.48평), 
             1층-67.47㎡(20.41평), 2층-37.13㎡(11.23평)
착 공 일: 2016.10.17
준 공 일: 2017.11.21

 

북촌 HRC 
김장권 대표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고려대학교 건축학과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으며 북촌HRC 대표로 한옥 리모델링, 신축 설계, 시공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은평한옥마을 건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고 지금까지 200여 채의 한옥을 건축했으며 한옥 건축가들이 사찰 위주로 짓는 데 반해 대부분 가정집을 리모델링하거나 신축해왔다.
2008년 제1회 한국 내셔널트러스트 한옥전에 ‘현우재(玄遇齋)’가 선정, 2009년 유네스코 아시아 태평양 문화유산 보존상 디자인·시공 부문(UNESCO ASIA-PACIFIC HERITAGE AWARD Designers, General Contractors)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2011년 대한민국 한옥 공모전 준공 부문 올해의 한옥 대상에 ‘가회동 L주택’ 2012년 대한민국 한옥 공모전 건축 부문 올해의 한옥상에 ‘관훈재’ 2013년 대한민국 한옥 공모전 건축 부문 올해의 한옥상에 ‘#200’이 선정되어 3년 연속 한옥상을 수상했다. 2015년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준공 부문 본상에 ‘일연재와 교월당’, 2018년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준공 부문 본상에 ‘채효당’이 선정됐다. 그 외 주요 작품으로 일우재·만경재·안헌(이상 주택), 건명원(교육기관), 알서림(화랑), e-믿음치과(현대 한옥 치과 1호), 와노和の(일식집), 샤떼뉴(레스토랑), 소담·융(이상 카페), GS홈쇼핑 복합문화센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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