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스페셜 건축
자연을 향유하는 한옥, 일연재한 폭의 동양화가 되는 집

평범한 시골 위에 한옥이 들어서자 고즈넉한 풍경이 생겨났다. 동아시아 지역의 철학으로 보면 건축과 자연은 하나다. 자연이 집을 닮은 듯, 집이 자연을 닮은 듯 하나로 어우러진다. 자연과 하나 된다는 의미를 지닌 일연재와 달빛이 밝은 집이라는 교월당. 안산 대부도의 종이미술관과 함께 지어진 한옥은 도시 한옥에 경험이 많은 북촌 HRC 김장권 대표가 설계 및 시공했다. 그가 설계한 미술관 옆 한옥은 비움과 채움의 공간이 자연스레 어울리며 평화롭고 정겨운 분위기로 가득하다.

숙성과 발효의 건축에 깃든 철학
한옥은 빠름이라는 속도가 지니지 못하는 숙성과 발효의 건축이다. 그렇기에 이 공간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깊은 철학이 깃들기 마련. 종이 미술을 하는 부부의 모던한 스타일의 미술관과 직접 생활하는 공간인 한옥,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한 공간인 게스트하우스는 잘 구축된 질서 사이로 나눔과 연결의 동선을 만들어낸다. 한옥은 마치 하나의 건물처럼 나란히 서 있는데, 앞에 있는 교월당은 손님들을 위한 사랑채이고 뒤에 있는 일연재는 주거 공간인 안채다. 

두 집 가운데에 위치한 안마당은 넉넉한 품새로 비어있다. 현대 건축 스타일로 지어진 모던한 박물관 옆 한옥은 위화감 없이 여유롭게 서서 외부의 풍경과 어우러진다. 공간을 거닐다 보면, 현재와 과거를 잇는 건축의 연속성과 함께 건축이 자연과 삶의 일부분임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한옥의 구조는 표준화된 프리컷으로 가공하고 내구성과 유지 보수를 위해 벽체의 구조를 보강했으며 단열을 위해 시스템 창을 접목시켰다. 현대적인 요소를 접목시키면서도 형태와 구조, 재료를 통해 전통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한옥 공간 특유의 유연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 건축가의 고민이 엿보인다. 

자연과 삶의 일부분인 한옥, 일연재
한옥은 전원을 즐기며 살아가고 싶은 공간과 일상의 삶을 꾸려나가는 생활 터전으로서의 공간으로 나뉜다. 일연재는 ㄱ자 평면의 중심에 대청을 두고 정방형 공간을 덧달아 독립된 주거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T자형 배치를 구성했다. 계획된 뒷마루 동선을 통해 편의성을 배려했으며 바닥에 층을 두어 다락과 수납공간을 만들었다. 두 칸의 대청은 툇마루를 두어 개방성과 공간감을 만들었고 공간의 배치를 통해 남쪽의 햇빛과 차경을 들였다. 대청에는 들문을 두어 개방감을 두었는데, 침방 앞쪽에 퇴칸을 두어 출입이 자유롭게 가능하도록 했다. 머름으로 작은 마당을 향유할 수 있고 안방에는 반침을 두어 수납을 해결했다. 상부에는 고창을 두어 빛이 들게 했으며 주방은 동쪽 투명 창을 통해 밖을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소통하는 다변의 공간, 교월당
교월당은 한옥이 가지고 있는 요소 중 다양한 공간의 가변성을 주기 위해 퇴를 활용해 자연스러운 통로를 형성했다. 퇴는 문을 통해 소통과 개방, 단절과 가림으로 각 실의 독립성을 확보했는데, 반침을 이용해 화장실과 수납공간을 구성했다. 또한 4개실의 공간을 1개의 대공간이나 별실로 가변이 가능해 숙박 인원의 규모와 유형에 따라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게 했다. 이는 한옥이 갖고 있는 특징을 이용해 모듈화 된 평면을 구성하면서도 한국적 공간을 느끼게 한 요소다. 여기에 전면에 퇴칸을 두어 단열을 높이고 공간 이동의 동선을 자유롭게 했다. 배면에 반침을 설치해 각방의 욕실과 수납을 해결했는데, 중간 세로 부재는 안방 부재를 받쳐주는 역할을 하면서 넓은 벽면을 나누는 구조적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대청과 주방에는 출입문을 두어 독립성을 부여하고 지하 주차장은 옛길을 통해 바다를 볼 수 있는 자전거 보관소로도 이용된다.  

넉넉한 품새로 구현한 조화와 균형 
북으로는 인천, 동으로는 화성을 접하고 있는 대부도는 섬과 해안, 내륙으로서의 역할을 모두 해내며 자연과 문화의 흐름을 고루 받아들이는 곳에 위치한 섬이다. 한옥이 위치한 대지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자연스레 흐르는 경사면을 통해 녹지가 남북으로 감싸 안고 있다. 햇빛을 담기 위해 남향을 지향하고 내부에서 창밖의 넉넉한 자연을 향유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한옥에 앉아 창문 밖을 내다보면 가까이로는 드넓은 논과 밭이, 멀리는 바다와 인접한 산이 아스라이 펼쳐진다. 일연재와 교월당은 처마선과 나무의 구조 등 형태와 재료만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던 과거의 한옥에서 더 나아가 전통과 현재, 자연과 인위, 안과 밖, 육지와 바다 등 여러 요소들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한옥의 모습을 훌륭히 구현해낸다. 

건축 개요
위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남로
대지면적: 5,196㎡
건축면적: 202.29㎡
연면적: 일연재(83.8㎡), 교월당(102.09㎡)
규모: 지상1층, 지하1층
구조: 지상층(한식목구조), 지하층(철근 콘크리트)
설계 및 시공: 북촌HRC 

고정 기자  jko@mediawood.co.kr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촌HRC#한옥#한옥주택#시공설계#일연재

icon연관 키워드 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