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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은 뒷전, 합판 시장 벼랑 끝 가격 레이스
대형 건설사의 모 건설 현장 거푸집용 목재에 표기된 Type2(준내수), E2(Exterior only)

국내 합판 유통 질서 파괴와 안전 불감증 만연 
정확한 품질표시제 문구 개정을 통한 보안책 필요

최근 산림청 통계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본지에서 분석한 수입 합판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국내 수입량의 95%를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4개 국가가 차지했다. 그 중 2018년에는 총 수입량 1,686,480㎥ 중 663,940㎥를 차지한 베트남 합판이 39.1%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23.9%, 중국 15%, 말레이시아 13.6% 순으로 분석됐는데, 한때 합판 수입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중국산은 반덤핑 관세의 영향으로 지난해 점유율이 15%에 그치며 2017년에 이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대부분의 중국산 합판이 감소세를 나타냈는데, 합판 수출량은 26만㎥에도 이르지 못했고 2018년에는 전년에 비해 30%나 감소했다. 총 수입량 합판 중 두께별 수입 비율이 가장 높은 품목은 거푸집용으로 주로 쓰이는 10~12mm 합판이 29.4%를 차지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단연 베트남 합판 수입량이다. 2016년에 비해 2018년의 수입량이 30만㎥ 가까이 증가했는데, 그 중 10~12mm 거푸집용 합판이 절반을 차지했다. 이는 중국 반덤핑 제소의 후폭풍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반덤핑으로 설 자리를 잃고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일부 중국 합판 생산 기업들이 낮은 품질의 합판을 공급하며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임업진흥원에서 지난 2년 동안 진행한 총 304건의 합판 사전 검사 중 준내수와 E2 제품이 61%로 판명된 결과와도 이어지는데, 이 중 베트남산의 준내수, E2 제품이 69%에 달했다. 이런 현상은 국내 합판 생산업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국내 합판의 경우 대부분 거푸집용과 보통합판 두 종류로 생산되는데, 그 중 전체 생산량의 70%가 거푸집용으로 생산된다. 거푸집용은 내수, E1 등급으로 생산되며, 보통합판은 준내수, E0 혹은 E1로 생산된다. 하지만 최근 저렴한 베트남산 합판 수입 증가의 영향으로 국내 생산 합판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며, 2018년에는 전년 대비 47%나 감소했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 합판 유통 질서 파괴와 건설 현장의 안전 불감증 만연에 큰 영향을 미치며 사회적 우려를 낳고 있다. 본지(2019년 4월 15일자)에서 문제 제기를 한 바와 같이, 현재 국내 대형 건설현장에서도 거푸집용 합판으로 준내수, E2급 합판이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는 추세다. 현재 국토교통부 표준시방서에 따라 건설공사에는 한국산업표준(KS F 3110)에 적합한 합판을 사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목재이용법에서도 품질 기준에 부적합한 합판 등 목재 제품을 판매, 유통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현장에 반입된 이후에는 단속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합판의 기준은 건설 현장 사용 여부가 나뉘는 내수(Type1)와 준내수(Type2), 폼알데하이드 방출량으로 실내 사용 여부를 판별하는 SE0, E 0, E1로 나눠진다. 하지만 실제로 여러 판매점에서 준내수용 합판이 공공연하게 판매 및 유통되고 있다. 실제 취재한 바에 따르면 대다수의 합판 판매점에서 거푸집용 합판을 요청할 경우, 저렴한 준내수 수입산합판을 추천했다. A 수입 합판 판매점 대표는 “건축 현장마다 쓰이는 합판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기에 용도에 맞게 추천하고 있다”면서도 “건설사든 일반 소비자든 대부분 저렴한 합판을 찾는 경우가 많아 주로 가격이 가장 저렴한 베트남 합판을 권유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저렴한 수입산 합판이 만연하는 상황은 국내 합판 기업들의 가격 경쟁 레이스를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상황. 실제로 준내수 합판은 내수 합판에 비해 10~15%, E2합판은 E0, E1에 비해 10~15% 가량 저렴하다. 내수, E1 합판과 준내수,E2 합판의 가격을 비교하면 30%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한국합판보드협회 관계자는 “품질 관리가 부족한 수입 합판 문제가 공정한 유통 시장 질서를 무너지게 하고 있다”며 “최근 산림청과 국토부의 건설 현장 목재 제품 품질 단속처럼 계도와 계몽을 통해 부적합 합판 사용을 근절하려는 사회적 분위기 전환이 꾸준히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합판에 표기되는 품질표시제 문구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현재 건설 현장에 공급되고 있는 부적합 합판에는 OP(보통합판)-Type2(준내수)-E2(Exterior only) 등으로 표시되는데, 이런 표기만 보고 부적합 합판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는 소리다. 예컨데 E2(Exterior only)는 실내에서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지만, 외부에서는 무조건 사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오용될 수 있다. 목재품질 관련 전문가는 “‘Exterior only’처럼 긍정적인 느낌을 주는 표기보다 실내 사용 금지의 메시지를 담은 ‘Do not interior’ 같은 강한 문구를 사용함으로써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글로 표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정확한 품질표시제 문구 개정을 통한 제도 보안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고정 기자  jko@media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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