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철물만 잘 선택해도 오래가는 집을 지을 수 있다.

지난 6월 11일 경주 남서쪽에서 규모 2.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2016년 9월 발생한 규모 5.8 지진의 여진으로, 경북 지역에서는 최대 진도 3의 진동이 감지됐다. 지난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총 115회. 이는 67.6회인 연평균 지진 발생 횟수보다 약 1.7배 높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진에 강한 목조주택…경량목구조 부각
지진은 주택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이슈 중 하나다. 지금까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것은 목구조와 철근콘크리트 구조 중 어떤 것이 지진에 더 강할까 하는 문제다. 일반 대중들은 무거운 철근콘크리트 구조가 지진에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지진으로 인해 지반이 흔들리면 건축물은 무게에 비례하는 힘을 받게 된다. 이때 건물 무게에 따라 수평하중이 가해지게 되는데 그 크기가 크면 클수록 구조물에 많은 응력을 가하게 된다. 따라서 무거운 철근콘크리트 구조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목구조 주택이 지진이나 태풍 등 자연재해로부터 피해를 적게 입는다. 목재 자체가 가지고 있는 탄성과 뛰어난 충격흡수력은 건축 자재로서 많은 장점 때문이다. 또한 목구조에는 수많은 못 접합부들이 존재하는데 이는 지진이 발생했을 때 많은 하중 전달 경로를 만들어 충격을 상쇄시켜 붕괴를 방지한다.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경량목구조가 부각되는 이유도 이와 같다. 경량목구조는 상대적으로 가볍고 얇은 경량목재를 이용해 주요 골조를 세운 목구조로 20여 년 전 북미식 경량목구조 주택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인기를 얻었다. 가벼운 무게와 연성 등 지진에 잘 견딜 수 있는 강점을 가졌다.    

최근에는 작업 시간을 줄여주고, 내구성 강한 새로운 연결철물이 많이 나오고 있다.

목조주택의 안전성, 수명은 연결철물의 선택에 달렸다
그렇다면 보다 안전한 목조주택을 짓기 위해 우선시 돼야 할 것은 무엇일까. 해답은 견고한 구조 설계에 있다. 뼈대가 튼튼한 집이 지진과 태풍이 와도 잘 견딘다. 이때 구조체의 하중을 잡아주는 연결철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결철물은 연결 부위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제작되고 있으며, 어떤 제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주택의 안전성과 수명이 결정된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연결철물은 플레이트와 스크류, 행어 등이 있다. 
플레이트는 나무와 나무, 나무와 철재, 나무와 콘크리트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프리보링된 구멍마다 스크류가 고정되는 각이 다르게 박히도록 해 하중 지지력을 극대화 시키는 연결철물이다. 스크류는 플레이트와 함께 구조재들을 연결시켜준다. 그중에서도 락킹스크류는 스크류를 고정시키는 과정에서 철물에 나사산이 만들어져 암수 철물을 일체화 시켜준다. 수직으로 가해지는 고정하중이 있을 경우 락킹스크류를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다음으로 행어는 목구조에서 빠질 수 없는 연결철물로 장선과 장선, 보와 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연결 못이 서로 교차해 목재에 고정되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못박기로 설치하는 것보다 더 큰 하중을 견딜 수 있다. 

일본 방재과학기술연구소와 미국 콜로라도 대학 연구팀이 함께 진행한 진도 7.5의 충격을 견딘 '6층 목조 주택 지진 실험 동영상'(2009년 7월 14일 일본 미키시).

작업 시간을 줄여주는 새로운 연결철물 
목조주택의 안정성에 대한 실험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지진이 잦은 일본의 경우 주택 설계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일본의 주택은 대부분 목조주택으로 지어졌다. 일본에서 2009년 시행된 목조주택 지진충격 실험은 목조주택의 내진설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준다. 진도 7.5의 지진에도 6층짜리 목조주택이 끄덕없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연결철물이다. 최근에는 하중강도가 높고 작업도 쉬운 연결철물이 많이 나오고 있다.
목조주택 시공 시 많은 현장에서 프리컷 공법을 이용해왔다. 프리컷 공법이란 공장에서 설계도면에 맞게 미리 가공을 해오면 현장에서는 목수들이 순서에 맞게 조립하는 작업방식이다. 공장에서 작업을 해오기 때문에 정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건비가 들고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고자 최근에는 프리컷 공정이나 현장 맞춤 가공을 생략할 수 있는 연결철물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이와 같은 연결철물은 작업 단계를 줄여 시공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고, 결합 후 핀이나 볼트 작업을 하지 않아도 돼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다. 입체적인 암수 철물 디자인을 적용한 도브테일(Dove Tail) 방식의 연결철물도 있다. 결합 후 수평방향으로 절대 분리되지 않아 기존의 방식보다 견고한 연결성을 자랑한다. 

1. 플레이트는 구조재들을 연결시켜 주는 가장 대표적인 연결철물이다. 2. (좌)락킹스크류는 연결부위가 위로 들리는 것을 방지해주는 연결 못이다. (우)세르파커넥터의 스페셜스크류는 하중에 취약한 기존 스크류 제품에 목 부분을 보강해 하중지지력을 높인 연결 못이다. 3. 행어는 장선과 장선, 보와 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사진은 심슨스트롱타이의 행어.

스타코플렉스, 세르파커넥터 등 다양한 목조주택 자재를 취급하고 있는 유니우드의 구본성 대표는 “목조주택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이 늘었지만 아직까지도 테라스, 온실, 바비큐장 등 소형구조물들은 목재와 어울리지 않는 알루미늄과 같은 소재로 많이 제작된다”며 “작업자들이 직접 가공해 조립할 수 있는 연결철물이 보편화된다면 목재로 제작되는 소형구조물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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