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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 7년차 ‘목재제품 품질표시제도’, 소비자는 지금도 인지 못해…산림청은 제도 실효성 재고해야
3년간 관련 예산 겨우 18억…대부분 인건비로 지출돼 제도 홍보 어려워
품질검사 대상 기준 모호…범법자 낙인 피하려 검사비용 부담하는 목재업계

[한국목재신문=김현우 기자] 목재제품 품질표시제도’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 소비자는 드물 것이다.

목재제품 품질표시제도는 목재이용법을 통해 제재목, 집성재, 목재팰릿 등 15개 목재제품에 대해 규격과 품질기준을 고시하고, 유통 전 사전검사를 받도록 하는 등 생산·수입되는 목재제품에 그 결과를 표시하도록 한 것을 골자로 한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제도는 지난 2012년 5월 23일 제정됐다. 제정된 지 7년이 넘었다.

<한국목재신문>은 지난 7월, ‘대국민 목재정책 및 품질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결과는 설문 참여 인원 300명 중 60.5%가 목재품질표시제도에 대해 잘 모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목재제품 품질표시 예시

인건비 사용하면 끝 ‘6억’ 예산…소비자 대상 홍보는 언제?
앞서 설명했듯 해당 제도가 자리 잡은 지 7년이 흘렀다. 시간이 흐르며 일부 개정되긴 했지만 큰 골자는 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건축‧인테리어‧조경 종사자 등 주요 소비자들조차 해당 제도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어째서일까.

사실 목재제품 품질표시제도는 제도 적용 대상이 ‘목재제품의 규격과 품질기준’에 나와 있는 제재목, 방부목재, 난연목재, 플라스틱복합재, 집성재, 합판, 파티클보드, 섬유판, 배향성 스트랜드보드(OSB), 목질바닥재, 목재펠릿, 목재칩, 목재브리켓, 성형목탄, 목탄 등 15개 품목이다.

목공에 취미가 있는 일반적인 소비자라면 몇몇 품목의 이름정도는 들어봤을 법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과 건축‧인테리어‧조경 등 직접적인 구매를 하는 소비자들이 이 제도를 정확히 모른다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이를 두고 목재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 대상의 목재제품 품질표시제도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본지 조사에 따르면 산림청은 ‘목재생산‧품질관리’ 명목으로 2017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총 157억3100만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중 목재제품 품질표시제도에 직접적으로 쓰인 예산은 총 17억8000만 원이다. 그리고 이와는 별도로 지자체에서 활동 중인 ‘목재이용명예감시원’에 대한 예산을 매년 1억2300만 원씩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예산 대부분 ‘담당 공무원들의 출장비’ 또는 ‘시료채취 등에 필요한 검사비용’으로 사용되며, 목재이용명예감시원 예산 대부분도 인건비로 나가고 있다.

160억에 달하는 품질관리 예산 중 겨우 건진 11%가 대부분 활동비로 쓰인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대로 된 소비자 대상 홍보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산림청은 제도의 시행규칙 등이 개정될 때 목재업계 관계자를 상대로 고시 설명회나 토론회 등을 몇 차례 진행했지만 정작 건축‧인테리어‧조경 등 주요 소비자들 대상 설명회는 진행된 바가 없다.

모 협회의 관계자는 “그마저도 해를 거듭할수록 설명회나 토론회 참여자가 줄었다”며 “몇몇 질문을 받긴 했으나 토론회라기 보단 ‘제도를 시행하니 이렇게 해라’라는 일방적인 설명회라 크게 와 닿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도 자체가 미흡한데, 무슨 홍보?” 지적도
제도가 시행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제도의 미흡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크다. 특히 해당 제도로 인해 직접적인 규제를 받는 업계 종사자일수록 볼멘소리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재제품 품질표시제도는 크게 목재제품의 품질을 검사하는 과정(검사제도)과 이를 표시하는 과정(품질표시제도)으로 나눠서 볼 수 있다. 목재제품 품질표시제도를 알고 있는 종사자들의 경우 품질표시제도의 필요성엔 동의했지만 검사제도의 경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예컨대, 집성재판을 수입하는 ‘가’업체는 해당 제품을 판매하기 전 품질검사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러나 현행제도대로라면 △목재제품을 매번 들여올 때마다 등급 검사를 실시해야 하는 것인지, 등급 검사를 실시해 인증을 받았을 경우 이 결과가 일정기간 유지되는지 불분명하고 △이미 인증 받은 업체에서 들여온 다른 수종의 제품의 경우 각 수종별로 검사해야하는지 불분명하며 △이미 검사에 통과한 같은 수종이라 할지라도 다른 국가나 업체에서 들여왔을 경우 다시 검사를 해야 하는 지에 대해 불분명하다.

품질표시부분도 개선점은 명확했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합판의 품질표시는 ‘모서리’에 하게 돼 있다. 이 경우 두께가 있는 합판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얇은 합판은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앞서 산림청 등 주무부처는 해당 제도가 도입되면 국민에게 목재제품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고, 결과적으로 목재산업 활성화가 이뤄질 것으로 판단한 바 있다.

그러나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업체들의 경우 검사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검사를 받아야하는 대상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니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합판의 경우 제대로 품질표시도 못하는데, 누구를 위한 품질표시제도인지 알 수가 없다”며 “제도 자체가 개판 오 분 전인데, 무슨 홍보를 할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업계의 한 고문은 “현재 목재제품 품질표시제도는 국민들의 목재제품에 대한 인식 개선도, 산업계의 활성화도 이루지 못한 실효성이 전혀 없는 제도”라며 “제도관리를 위해 주무부처 관리부서와 관리인원들에게 국민 혈세만 지급해 ‘제 배 불리기’에 사용되는 악법으로 전락했다”고 평가했다.

이미 수년간 시행된 제도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할 뿐 더러 국민 세금으로 마련되는 예산은 그들의 출장비와 인건비로 충당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수년간 제 기능을 못하고 예산만 낭비하는 것은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도의 시행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보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때이다.

김현우 기자  hyun-wood@media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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