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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 의심되는 '산림산업 자격제도'

[한국목재신문=김현우 기자] 산림청이 내놓은 산림산업 자격제도가 관련 산업계를 옥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은 ‘국민들을 위한 제도’로 자격제도를 설명하면서도 산업계의 어려움은 외면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올해 산림청은 굵직한 자격증을 세 가지 새롭게 선보였다. 나무의사와 목재등급평가사, 목재교육전문가가 그것이다.

올해 첫 선보인 나무의사는 수목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올바른 수목치료 방법(처방전)을 제시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앞으로 나무의사 자격을 갖춘 인원만 수목에 대한 진료를 할 수 있어 유망하다.

목재등급평가사는 기존 제재목등급구분사가 한 단계 발전한 자격이다. 제재목 등급 분류 뿐만 아니라 집성재의 등급 구분까지 할 수 있다. 아울러 함수율, 휨탄성계수 등 목재 등급 평가에 중요한 요소들의 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된다. 목재등급평가사를 고용한 업체는 제재목과 집성재 2가지 품목에 한해 자체검사공장으로 지정될 수 있어 유망한 직종이다.

목재교육전문가는 학교 목공수업이나 공공 목공체험센터에서 교육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이다. 산림청이 지정한 양성기관에서 교육을 이수하면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목공의 정서적 안정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만큼 향후 어린이집이나 노인복지센터를 중심으로 목재교육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세 자격제도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향후 산림산업에 끼칠 영향이 지대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나무의사의 경우 시니어 재취업자들의 핵심 일자리가 될 것이고, 목재등급평가사는 목재의 신뢰성을 높이고 각종 검사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목재교육전문가는 어린이와 노인들의 정서적 안정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게 된다.

자격실효성‧ 민간자격 상생방안 부족 등 잡음 끊이지 않아
그러나 새로운 자격제도로 인해 현재 목재산업계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나무의사 신설로 기존 수목치료기술자 등이 운영했던 2종 나무병원은 오는 2023년 6월모두 폐지될 예정이다. 대상이 나무일뿐 의료행위를 행하는 만큼 전문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것에는 업계도 이견이 없다. 그러나 2종 나무병원이 행하는 약제 살포의 경우 나무의사 수준의 전문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입장이다. 일각에선 2종 나무병원이 없어지면서 해당 병원 종사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목재교육전문가 또한 비슷한 맥락이다. 그동안 민간자격을 통해 학교, 공공 복지시설, 문화센터 등에서 교육을 진행하던 종사자들이 해당 제도가 시행되는 2020년 1월 8일부로 교육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국가공인자격과의 차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림청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자격의 시행 이후에도 민간자격의 사용이 제한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학교나 공공 복지시설에서 국가공인자격증을 우선적으로 채용할 가능성이 높다.

유상아 산림청 목재산업과 사무관은 “신설 공인자격과 기존 민간자격의 상생을 가장 고려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민간자격 소유자가 국가공인자격을 취득할 때, 교육시간을 감면해주는 식의 방안을 고시할 예정이며 10월 중 연구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시는 제도 시행 이후에 공포할 수 있는 만큼 시행 초기에는 목재교육전문가 자격과 민간자격의 차별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목재등급평가사는 가장 잡음이 많은 자격제도다. 앞서 해당 자격을 취득하면 자체검사공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지만, 어디까지나 제재목과 집성재의 등급 구분에 그칠 뿐 함수율과 휨탄성계수 등 목재 등급구분에 중요한 요소를 검사할 수 있는 자체검사공장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검사 설비를 공장에 갖춰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 업체가 이런 설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비용부담이 큰 탓이다.

이에 업체들은 ‘전자함수율측정기’ 등 간단한 검사 장치를 이용한다. 하지만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모 협회 관계자는 “국립산림과학원이 전자함수율측정기를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측정오차 값이 크기 때문이다”며 “모순적인 것은 전문적인 검사를 통해도 ‘동일 수종의 경우 개체별’로, 또 ‘동일 개체여도 부위별’로 함수율 차이는 언제나 존재하는데 측정오차 값을 걸고 넘어지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목재등급평가사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함수율 측정에 있다”며 “그러나 함수율 측정을 할 수 있는 설비를 가진 업체가 전무하다시피 하니 현재 목재등급평가사는 유명무실한 자격”이라고 지적했다.

새로운 자격제도들이 시행됐거나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아직 실효성을 찾을 수 없고, 민간자격과의 상생 방안도 부족하다. 국민을 위해 내놓은 자격제도지만 현재로서는 산업계의 희생이 불 보듯 뻔하다. 목재산업계도 국민이라는 생각을 갖고 산업계의 아우성을 포용하는 방안이 제시되길 기대해본다.

김현우 기자  hyun-wood@media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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