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김현우 기자] 지난 25년간 한샘 대표이사를 역임한 최양하 회장이 31일 퇴임했다. 한샘은 조만간 이사회를 거쳐 강승수 부회장을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한 강 부회장은 한샘의 ‘전략통’으로 꼽힌다. 한샘의 사업 영역을 부엌 가구에서 일반 가구로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국내 최초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인테리어 전시장인 ‘한샘 플래그숍’을 기획한 주인공이자 최근에는 한샘의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목된 중국사업을 도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승수 한샘 부회장(출처=한샘)
강승수 한샘 부회장(출처=한샘)

그러나 최근 건설경기 침체 등 업황 전반이 좋지 않아 한샘의 키를 잡게 된 강 신임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실적정상화다. 한샘은 각종 부동산 규제로 건설경기가 침체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실적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인사의 원인 중 하나로 실적악화를 꼽기도 한다.

실제 2017년 2조625억 원에 달했던 한샘의 매출은 지난해 1조9258억 원으로 떨어지더니 올해의 경우 3분기 누적 기준 1조2638억 원에 불과하다. 영업이익도 함께 하락했다. 2017년 1405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560억 원을 기록하며 1/3토막 가까이 떨어졌고,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341억 원에 불과하다. 특히 한샘은 올해 3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최근 3년 중 최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나마 4분기엔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지난해 실적을 상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강 신임 회장은 실적회복을 위해 어려운 건설경기 상황 속에서도 성장세를 기록한 ‘리하우스’ 사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오는 2020년까지 리하우스 대림점을 5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대리점 영업을 지원하기 위한 상생형 한샘리하우스 대형쇼룸도 현재 23개에서 2020년까지 50개로 늘릴 예정이다.

또 강 신임 회장이 도맡아 진행한 중국사업의 정상화도 시급하다.

한샘은 2017년 상반기 소주물류센터와 공장을 설립하고 8월 1호 매장을 오픈하면서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엔 항저우와 우한에 각각 2개, 1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며 중국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업계로부터 중국사업 성장세가 더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탓에 중국 내 일반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아 실적 역시 좋지 않다. 지난해 한샘(중국)투자유한공사의 매출액은 290억 원, 당기순손실은 140억 원에 불과하다.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불공정거래 관련 논란도 해결해야할 과제 중 하나다. 앞서 말했듯 한샘은 리하우스 사업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이 과정에서 영세업체의 피해가 늘어날 것을 우려한다. 대리점 갑질 등으로 이미 수차례 문제가 불거진 바 있는 한샘이 신사업 강화를 위해 대리점을 늘리는 과정에서 또 다시 갑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한샘은 2017년 국정감사에서 대리점법 위반 의혹이 불거진 후 이듬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대리점 갑질 논란은 올해 1월에도 불거졌는데, 시공기사들에게 부당하게 시공비를 떠넘기는 것은 물론, 본사에 반발하면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등 불이익을 준다는 것이다. 또 지난 13일에는 판촉비를 대리점에 떠넘긴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11억5000만 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2017년 사내 성폭행 사건으로 인해 타격을 입은 회사 이미지의 회복도 신경 써야할 부분이다. 포털사이트 맘카페 등에서는 아직까지 해당 사건을 이유로 한샘을 불매하고 있다는 소비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샘 관계자는 “확실히 정해진 바는 없다”며 “현재 기조를 유지하면서 실적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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