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김현우 기자] 국내 건설경기가 침체하면서 국내 건자재업계가 해외를 바라보고 있다.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국내시장보다는 확실히 매출이 발생하는 해외시장에 공을 들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수 의존도가 높은 KCC의 경우 매출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CC
KCC

5일 업계에 따르면 동화기업, LG하우시스 등 국내 주요 건자재업체는 건설 등 주요 전방산업의 침체로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자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우선 동화기업은 베트남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동화기업 베트남 법인의 상반기 매출이 국내 MDF(중밀도 섬유판), PB(파티클보드) 매출과 비슷한 802억 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놀라운 점은 이 매출이 베트남 남부지역만의 매출이란 점이다. 여기에 현재 베트남 건설 붐이 일고 있는 북부지역의 생산공장(하노이)이 오는 2021년 준공되면 동화기업 전체 매출 중 베트남 법인 비중이 가장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LG하우시스 역시 매년 성장세를 보이는 북미법인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하우시스 북미법인은 올 상반기 총 213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90억 원이다. 지난 3년간 벌어들인 돈은 5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시장에서 건축자재의 고급화 트랜드가 일면서 인조대리석과 엔지니어드 스톤의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3분기 창호를 중심으로 한 국내 특판 매출이 줄면서 전체 매출액이 78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 감소한 가운데서도 수익성이 뛰어난 인조대리석이 호조를 보이며 매출 감소폭이 완화됐다”며 “내년 3호기가 가동하면 연간 1000억원의 이익이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LG하우시스는 미국에 엔지니어드 스톤의 세번째 생산라인 증설을 추진 중이다.

이렇듯 경쟁사가 해외시장서 좋은 실적을 기록하며 국내 실적 악화를 상쇄하는 동안 KCC는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 못했다.

KCC의 올 상반기 매출은 1조649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0% 감소했다. 매출액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자재와 도료 사업부문의 매출이 건설경기 침체와 현대자동차 등 주요 납품처의 실적 악화로 인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해외 법인도 글로벌 복합불황의 영향으로 적자전환하는 추세다. 실제 중국‧인도‧싱가폴‧말레이시아‧홍콩‧베트남‧터키 등에 자리 잡은 KCC 해외법인 중 싱가폴 법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인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 터키와 인도 법인은 올해 들어 적자 전환했으며, 베트남 하노이 법인은 3년째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KCC 해외 법인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큰 중국 쿤산(2436억 원)과 베이징(2219억 원) 법인, 홍콩(2283억 원) 법인이 좀처럼 흑자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어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설령 해외법인이 흑자를 기록했다하더라도 경쟁사에 비해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 편이다. KCC 매출 대부분 국내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KCC 관계자에 따르면 건자재의 판매는 내수 시장에서만 진행되고 있다. 건자재의 매출액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39.2%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지난 5년간 KCC의 매출을 살펴보면 국내에서 발생한 매출이 80%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LG하우시스 등 경쟁사의 국내 의존도가 60~70%인 것에 반해 최대 22%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에 업계 한 관계자는 “KCC가 내수에 의존하는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하며 “기존 건자재 및 도료 사업 외 실리콘 등 신사업에 좀 더 무게를 둬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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