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한옥호텔' 내년 초 착공...필(必)환경 뜨는 목조건축, 위험하게만 바라보는 韓건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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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한옥호텔' 내년 초 착공...필(必)환경 뜨는 목조건축, 위험하게만 바라보는 韓건축법
  • 김현우 기자
  • 승인 2019.11.28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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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목재신문=김현우 기자] 드디어 서울 시내에도 한옥호텔이 들어선다. 호텔신라의 한국 전통 호텔 건립 사업 안건이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이 일반적인 목구조 건물보다 목재가 더 많이 쓰이는 한옥호텔을 건립한다는 점은 최근 전세계를 강타한 필(必)환경 트렌드를 맞춰 환경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호텔업계에 따르면 한옥호텔 건립은 호텔신라의 숙원사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부진 사장은 2010년 12월 취임 이후 남산에 한옥호텔을 짓는 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중구 장충동 호텔신라 영빈관과 면세점 터(5만7702㎡)에 4층짜리 호텔과 3층짜리 면세점을 포함해 장충단 근린공원, 지하주차장을 짓는 사업을 계획한 것이다.

2011년 7월 서울시 도시계획조례가 변경되면서 ‘한국전통호텔’에 한해 건설이 허용되자 호텔신라는 서울시에 한옥호텔 건립 계획을 처음 제출했지만 문화재 보존과 자연경관 훼손을 이유로 총 4번이나 보류·반려됐다.

호텔신라는 이 과정에서 당초 지상 4층으로 계획했던 것을 지상 2층으로 전면 수정하고 객실도 207실에서 43실로 대폭 줄였다. 또한 한옥호텔 건립 사업 승인을 위해 1978년 호텔 준공 때부터 사용한 정문 및 주 출입로를 변경하기로 했다. 정문 일대의 부지 4000㎡(약 1200평)는 서울시에 기부채납했다. 해당 부지는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그후 8년이 지난 올해 10월 서울시 건축 심의를 통과한 호텔신라 한옥호텔은 중구청의 건축 허가와 서울시 구조 심의 등의 절차만 남아 있다.

모든 절차가 문제 없이 진행되면 호텔신라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내년 초 한옥호텔을 착공해 △지하 3층~지상 2층 높이, 43개 객실 규모의 전통호텔 △지하 4층~지상 2층 높이 면세점 등 부대시설 △지하 8층 부설주차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남산한옥호텔 조감도(출처=호텔신라)
남산한옥호텔 조감도(출처=호텔신라)

전 세계 건축시장 강타한 필(必)환경…목조건물 친환경성 주목!
전 세계적으로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제품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환경친화적 소비가 선택이 아닌 필수인 ‘필(必)환경’ 시대를 이끌었다. 이에 각 분야 제조사들은 여러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건축 시장도 마찬가지다. 세계 건축시장은 필환경 시대에 걸맞은 건물로 목조건물을 주목하고 있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9층(29m)으로 지어진 목조 아파트 ‘슈타트하우스’를 건설한 캐나다 건축가 마이클 그린은 “나무는 1㎥당 이산화탄소를 1ton 저장한다”며 “콘크리트 건축물 20층을 지을 때 1200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만 같은 규모의 건물을 목재로 짓는다면 3100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 또한 목조건물의 친환경성을 강조한다. 박문재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은 "나무는 성장하면서 광합성 작용을 통해 대표적 온실가스로 알려져 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목재 제품의 탄소 저장은 목재 제품을 더 오래 더 많이 사용할수록 효과가 커진다"며 "특히 목재를 건축재료로 이용할 때 더 오래, 더 많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목조건축이 늘어날수록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극대화시킬 수 있어 목재가 탄소흡수원이자 친환경 제품으로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목조건물. 세계 각국에서는 목재가 주재료인 아파트나 빌딩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현재까지 완공된 건물 중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조건물은 올해 3월 완공된 노르웨이의 '미에스토르네(Mjøstårnet)'다. 18층 건물로 높이가 85.4m에 달한다. 노르웨이 최대의 건축기업인 모엘벤(MOELVEN)이 건설한 이 빌딩은 일반 목재를 겹겹이 쌓아 강도를 높인 집성목과 CLT로 구성돼 있다. 다만 건물 상층부 7개 층에는 목재 대신 콘크리트 슬라브가 사용돼 완전한 목조건물로 보기엔 어려움이 있다.

미에스토르네(출처=MOELVEN)
미에스토르네(출처=MOELVEN)

이전까지는 2016년 캐나다 벤쿠버에 지어진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UBC)의 18층(53m)짜리 학생 기숙사가 가장 높은 목조건물이다. 현재 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건물까지 포함한다면 오스트리아 빈에 지어지고 있는 24층, 높이 84m에 달하는 ‘호호 비엔나’가 가장 높은 건물이 된다. 건물 전체의 76%가 목재인 이 건물은 올해 완공될 예정이다.

(왼쪽부터)UBC 학생 기숙사, 호호 비엔나
(왼쪽부터)UBC 학생 기숙사, 호호 비엔나

이외에도 일본은 2020 도쿄올림픽 경기장을 목조경기장으로 지었다. 뿐만 아니라 오는 2040년엔 70층, 높이 350m에 달하는 초고층 목조빌딩을 짓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영국은 런던 시내에 지상 80층(높이 300m) 목조아파트를, 미국은 80층짜리 시카고리버타워를 목조로 건설할 예정이다. 노르웨이와 네덜란드 등에서는 지속가능한 스마트 목조도시를 조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목조건물, 콘크리트건물 대비 건설 속도 빠르고 더 안전해!
목조건물의 친환경성이 뛰어난 이유에는 목재 자체의 친환경성이 가장 큰 이유지만 콘크리트 건물 대비 건설속도가 빠르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실제 전술한 벤쿠버 UBC 기숙사의 경우 조립할 목재들이 현장에 도착한 이후 65일 만에 완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콘크리트 대비 18% 빠른 속도다. 건설에 걸리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은 건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온갖 오염물질의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고층의 목조건물엔 CLT(Cross Laminated Timber, 구조용 집성판)라는 첨단 공학 목재를 사용한다. CLT는 유럽에서 개발된 구조용 건축재로 두꺼운 집성판을 합판처럼 서로 교차시켜 접착시킨 구조용 목재제품이다.

구조용 집성판(CLT)
구조용 집성판(CLT)

CLT의 압축강도는 철의 2배, 콘크리트의 9배에 달해 구조재로서 우수한 성능을 갖췄고 다양한 두께와 길이로 만들 수 있어 유럽에서는 철과 콘크리트를 대체하는 건축구조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또 철근이나 콘크리트보다 가볍고 목재 특유의 탄성을 지니고 있어 지진에도 강하다. 실제 이탈리아 임업연구원이 일본 방재과학연구원에서 2007년 실시한 목조 건물 내진 실험 결과 규모 7.3 지진에 해당하는 충격에도 7층 규모 목조건물이 무너지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목재하면 ‘화재에 약하다’는 선입견이 가장 클 것이다. 그러나 최근 공학 목재의 발전으로 난연‧방염 목재들의 기술 수준이 점차 올라가고 있다. 이에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크게 번지지 않는다. 또 목재는 천연재료로 불에 탈 때 유독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는 사람들이 대피할 수 있는 내화시간이 더욱 길어지게 되는 효과가 있고, 구조 이후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내려가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적 건축 트렌드에 뒤쳐진 韓…건축법 규제 개선 필요!
국내 역시 목조건축물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내화성능 등의 기술력을 통해 ‘산림생명자원연구부 종합연구동’(2016, 국내 최대 규모 목조건축물)과 ‘산림약용자원연구부 연구동’(2018, 국내 최고 높이 목조건축물)을 성공적으로 준공한 바 있다.

그러나 두 연구동은 공공기관에서 실험적으로 지어진 목조건물로 일반적인 건물로 보기는 어렵다. 사실 한국에서는 목조아파트나 목조빌딩을 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며 남녀노소 누구나 부동산에 관심을 갖는 한국에서 목조건물을 보기 어렵다는 것이 모순적이다.

이를 두고 업계 전문가는 건축법 규제탓에 목조건축물이 활성화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실제 현행 건축법에 따르면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의 경우 목조건축물의 높이를 18m 이하(지붕 기준), 연면적 6000㎡ 이하로 제한 △「철도시설의 기술기준」의 경우 마감재는 불연재료를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목재산업계는 국내 목재산업의 활성화와 목조건축이라는 세계적인 트렌드에 맞춰가기 위해서는 건축법 규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박문재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은 “목조건축 활성화를 위해서는 목조건축물의 규모 제한 규정, 내화구조 규정, 차음구조 제한사항, 공공건축물의 목재이용 촉진 법률 제정 등 제도적인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필(必)환경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 세계는 목조건물에 주목하고 있다.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목조건물. 낡은 규제를 개선해 세계 목조건축시장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라본다.

김현우 기자   hyun-wood@media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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