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속출하는 ‘합법목재교역촉진제도’…이면 들여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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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속출하는 ‘합법목재교역촉진제도’…이면 들여다보면
  • 김현우 기자
  • 승인 2019.12.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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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국가별 표준가이드’, 출처 모호한 서류 양식 고시해 업계 혼란 가중
일부 영세업체 합법성 입증 서류 마련 어려워 수입포기 고려…연관 업계 피해 우려

[한국목재신문=김현우 기자] 합법목재교역촉진제도 시행 이후 업계에서는 지속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체는 번거로워진 통관 과정 탓에 목재 수입의 포기를 고려하고 있다. 목재산업계 뿐만 아니라 수입한 목재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연관 업계의 피해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목재 수입 포기하는 업체 발생…산업계 우려 현실화
1일 특수원목과 제재목을 수입하는 Y사는 합법목재교역촉진제도 시행 이후 원목을 수입하는 것이 어려워져 자사 수입 원목을 통해 악기를 제작하는 업체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Y사 관계자에 따르면 Y사는 악기 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아프리카산 마호가니를 매년 1~2컨테이너씩 소규모로 수입한다. 소규모인 만큼 Y사가 현지 업체와 직접 거래하는 것은 아니고 아프리카산 원목을 주로 수입하는 대만 목상(木商)을 통해 들여온다. 일종의 수입대행을 통해 구입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프리카산 원목의 경우 일부 대규모 거래를 제외하고는 항구나 항만(이하 포트)에 원목 제품을 모아놓으면 각 국의 수입업자들이 물건을 구입해 본국이나 수출국으로 수출하는 형태다. Y사의 원목을 함께 들여오는 대만 목상도 이 포트에서 원목을 골라 한국으로 수출하는 것이다.

문제는 합법목재교역촉진제도가 시행되면서 원목의 경우 생산 국가의 벌채허가서나 수출허가서가 필요한데, 전술했듯 포트에 쌓아둔 원목을 수입해 오는 형태라 이 같은 서류를 구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Y사 관계자는 “합법목재교역촉진제도에 대해 대만 목상에게 설명하고 수입할 때 벌채허가서나 수출허가서를 함께 요청했지만 아프리카 현지에서는 국내에 적법한 서류가 뭔지 잘 모를뿐더러 수입량이 많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서류를 요청하니 대만 목상이 번거롭게 생각했는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프리카산 원목을 수입하는 이유도 악기 업체들이 요청하기 때문에 들여오는 것으로 수입량이나 판매량이 일정치 않아 회사 수익엔 큰 도움이 안 된다”며 “대만 목상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만큼 수입을 위해서는 아프리카로 직접 건너가야 할 판인데, 이 경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발생해 해당 원목의 수입을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목재협회나 한국목재합판유통협회 등 국내 산업계는 합법목재교역촉진제도 시행으로 업체들이 목재 수입을 포기하거나 나아가 사업을 정리하는 상황을 우려한 바 있다. 이번 Y사의 사례는 목재산업계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산림청, 국가별 표준 가이드에 잘못된 서류 양식 고시해
원목 및 합판을 수입하는 D사의 경우도 있다. 솔로몬제도에서 목재제품을 수입하는 D사는 최근 산림청이 제공하는 국가별 표준가이드(이하 CSG)의 양식을 곧이곧대로 믿었다가 수입 원목이 통관되지 못할 뻔한 황당한 일을 겪었다. 국가별 표준가이드란 산림청 홈페이지에서 제공되는 각 국가별 합법성 입증 서류 양식 안내다.

D사 관계자에 따르면 솔로몬제도의 원목을 수입하면서 CSG에 있는 수출허가서 양식을 수출업자에 첨부했다. 솔로몬제도엔 국내 기업인 E사가 진출해 있다.

그러나 E사는 D사가 첨부한 산림청 양식을 받고는 “솔로몬제도의 공식적인 수출허가서는 D사가 보내준 양식(산림청이 CSG에 고시한 양식)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를 의아하게 여긴 E사는 산림청 등 관계부처에 서류 진위를 확인했다. 정부 관계자는 “고시한 양식이 맞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확답을 들은 E사는 D사에 산림청 양식과 동일한 서류를 첨부했다. 문제는 국내에 들어오면서 발생했다. 통관 과정에서 E사로부터 제공받은 서류의 검토가 필요해 D사의 수입 원목이 조건부적합이 된 것.

정부로부터 내용을 확인한 뒤 서류를 제출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추가 검토가 필요한 모호한 서류였던 것이다. 당황한 D사는 E사에 이 사실을 전했고, E사는 재차 CSG에 고시된 서류 양식의 진위를 확인했다. 확인 결과 해당 서류는 ‘제재목’과 관련된 서류였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해당 서류의 출처였다. D사 관계자에 따르면 E사가 CSG에 고시된 솔로몬제도의 서류 양식의 출처를 묻자 정부 관계자는 “솔로몬제도에서 호주로 원목을 수출할 때 이런 서류를 사용한다는 내용을 어느 사이트에서 확인해 가져온 것”이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산림청 홈페이지에 고시된 서류 양식이 출처조차 명확하지 않은 자료인 셈이다.

아무튼 D사는 E사에 다른 서류를 준비해달라고 요청했고, E사는 솔로몬제도 벌채허가서를 D사에 보냈다. D사는 해당 서류로 원목을 수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D사 관계자는 “산림청 CSG에 나와 있는 양식과 동일한 서류를 제출했는데, 제재목용 서류라는 것을 확인했을 때 어이가 없었다”며 “그나마 솔로몬제도에 국내 기업이 진출해 있어 다른 서류(벌채허가서)를 구비하는데 시간이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산림청에서 제대로 된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고 CSG에 서류 양식을 고시했다는 것인데 합법목재교역촉진제도의 부족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라며 “합법목재교역촉진제도의 취지는 좋지만 제도가 너무 경직돼 있어 업체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산림청 임업통상팀 관계자는 “해당 국가 사정에 의해 CSG에 기재된 내용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고 이를 꾸준히 확인해 개선해나가는 중”이라며 “호주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CSG에 기재된 서류 양식은 구속력이 없는 참고자료인 만큼 이로 인한 불편이나 피해가 우려된다면 언제든 산림청에 문의하면 된다”고 밝혔다.

전술한 사례 외에도 합법목재교역촉진제도로 인한 목재산업계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목재산업계의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산업현실과 품목별 특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일괄적으로 제도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합판처럼 △여러 수종이 섞이고 △여러 가공 단계를 거치는 제품의 경우 현 제도대로라면 모든 원산국과 모든 수종을 기재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해진 예산과 시간 안에 물건을 받아서 판매해야 하는 영세한 국내 수입업체들이 모든 서류를 준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합법목재교역촉진제도의 태동부터 시행까지 모든 것을 책임져 온 산림청 및 산하기관은 목재산업계가 처한 상황을 직시하고 산업계의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해 탁상행적식 제도가 현실적인 제도로 탈바꿈할 수 있는 대책을 조속히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우 기자   hyun-wood@media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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