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파동이 철강업계를 넘어 건설업계,식·음료업계 등 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일부 대형 건설업체에서는 철근과 철골 부족으로 30%의 사업장이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중소기업들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래 최악의 원자재난을 겪어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같은 원자재 파동은 생활필수품 가격까지 끌어올려 물가불안마저 일으키고 있다.

기업은행은 전국 2064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1월중 중소제조업 동향’?조사한 결과 원자재 조달사정이 곤란해졌다는 응답이 지난해 12월의 16.8%에서 28.9%로 12.1%포인트 증가하고 사정이 원활해졌다는 업체는 4.0%에서 2.5%로 1.5%포인트 감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1998년 4월 25.6%를 기록한 이후 6년 정도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지난달 철강재를 중심으로 본격화된 국제 원자재 파동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건설업계에서는 성수기인 3월로 접어들면서 원자재 수요가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철근 H형강 등 철강재와 모래는 수급난이 가중돼 웃돈을 주고도 사기 힘든 형편이다. 철근(10㎜ 기준)은 지난해까지 t당 40만7000원이었으나 올들어 세 차례 가격이 오르면서 53만원까지 뛰어올라 두달새 33% 상승했으며 H형강 등 다른 건설용 철강재 가격도 비슷한 양상이다. 더욱이 중소 건설업체들은 15만∼20만원의 웃돈을 주고 대리점에서 구입해야 해 철근 가격이 t당 70만원에 이르고 있다.

현재 철근과 비철금속 외에 목재,콘크리트,골재 등 대부분의 건축자재들도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가격이 올랐다. 모래의 경우 수도권 공급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인천 옹진군이 환경단체 및 어민들의 반발 등으로 바다모래 채취 허가를 연장해주지 않아 인천지역에서는 웃돈을 줘도 모래를 구하기 힘든 형편이다.

여기에 레미콘업체들의 재고가 보름 정도에 지나지 않아 이런 상황이 2주만 더 지속되면 수도권 건설현장들의 공사가 일제히 중단되는 ‘3월 대란설’이 가시화될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식·음료업계에서는 용기 납품업체들이 1.5ℓ짜리 페트병을 개당 195원에서 214원으로 10%,240㎖ 캔을 68원에서 80원으로 20% 가량 가격을 올려줄 것을 각 업체에 요구하고 있다. 동원F&B가 올해 초 참치통조림 캔 가격을 지난해보다 23% 올려준 데 이어 해태음료도 캔 페트병 병 등의 납품가 인상을 놓고 업체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폭등 양상이 당분간 지속돼 제품 출고가와 아파트 분양가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남호철 이광호 서지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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