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꼴 못생긴 땅 위의 협소주택, 모두가 놀란 ‘기적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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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꼴 못생긴 땅 위의 협소주택, 모두가 놀란 ‘기적의 집’
  • 김미지 기자
  • 승인 2019.12.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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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목재신문=김미지 기자] 좁고 경사가 가파른 골목에 다가구 주택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서울 신림동. 사다리꼴 모양의 3층 주택은 이곳에서 ‘기적의 집’으로 불린다. 대지면적 132㎡, 도로에 접하는 대지의 길이는 4.3m에 불과한 땅에 주차장까지 갖춘 이 집은 대지의 불리함을 극복한 결코 좁지 않은 협소주택이다.


각 층별 다른 공간설계, ‘기적의 집’을 짓다
건축주의 의뢰를 받고 찾아간 신림동 땅은 그야말로 ‘답 없는 대지’였다. 4층 짜리 다가구 주택이 좌우로 붙어 있었고 진입도로는 매우 협소했으며, 대지 모양도 반듯하지 않은 사다리꼴 모양이었다. 신림동에 오랫동안 거주하던 건축주는 이 ‘못생긴’ 땅에 3가구가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는 다세대 주택을 짓길 원했다.

완공된 신림동 협소주택 정면.
대지길이 4.3m, 협소한 땅을 극복하기 위해 얇고 길게 지어졌다.

"협소한 대지 위에 3가구가 각자의 생활을 침해받지 않는 집을 원했어요. 1층은 원룸, 2층은 테라스를 가진 복층형 공간, 3층은 다락과 이어지는 공간이 됐으면 했죠."
건축주의 바람대로 각 층별 구조와 쓰임이 다른 구성으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세입자가 맞춤형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주차장과 외부 테라스로 인해 주거 면적이 다른 층보다 좁은 1층은 층과 층 사이 높이를 8m로 높게 설계해 개방감을 살렸다. 덕분에 들어왔을 때 탁 트인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좁은 공간이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높은 층고를 활용해 복층구조로 침실 공간을 따로 둘 수 있게 설계한 것도 눈에 띈다.

도넛 모양 팬던트 조명을 천장에 달아 개성을 살린 1층 인테리어.
층고를 높여 개방감을 살린 1층 내부. 다크그레이톤 벽면과 나무 질감을 살린 바닥으로 모던한 감각을 더한다.

2층 역시 3층과 이어지는 복층형 구조다. 1층과는 달리 부엌, 거실, 방을 확실히 구분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주방이 있고 안으로 들어가면 작은 거실이 보인다. 위 층에는 아늑한 개인 공간과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테라스를 만들었다. 3층도 옥상에 있는 다락과 이어지는 복층형 구조로 설계,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방을 구분했다. 
또한 각 층 내부에 설치된 계단 외에 외부 계단을 따로 만들어 모든 층이 옥상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신림동 ‘기적의 집’으로 불리는 이 집은 협소한 땅을 최대한 활용한 평면 모양과 세입자를 배려한 층별구조로 올해 ‘서울, 건축산책-건축사와 함께하는 우리동네 좋은집 찾기’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화이트&우드로 꾸며 미니멀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2층 거실. 정면과 측면의 창을 통해 채광 효과를 높였다.
낮은 계단이 부엌과 거실 공간을 구분해 준다.
협소한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ㄱ자형 싱크대를 배치한 2층 부엌.

계단 중심 수직구조로 대지의 한계를 극복하다
건축주의 바람은 한 가지가 더 있었다. 다세대 주택들이 즐비한 신림동 골목에서 눈에 띄는 예쁜 주택이 됐으면 하는 것.
"대지는 어렵다는 조건은 다 갖추고 있었지만 외관 디자인을 포기할 순 없었죠. 신림동 골목에 있는 다른 집들과 똑같은 집이 되기는 싫었어요."

집 짓기 전 규준틀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협소하고 경사진 땅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집 짓기 전 규준틀 작업을 하고 있다. 협소하고 경사진 땅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못생긴 땅, 대지면적 132㎡ 정도로 제한된 이곳에 감각적이면서도 튼튼한 집을 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건축가는 주변의 오래된 주택들 사이에서 모던함을 강조하기 위해 하얀 외벽을 가진 콘크리트 건물을 설계했다. 거기에 다크 크레이 톤 징크와 목재를 사용해 건물 중간 중간 보는 재미를 더했다. 도로 측면에서 바라본 건물은 바다를 항해하는 배 한 척을 연상케 하는데, 작은 땅에서 기적이 피었다고 건축주는 이 집을 ‘노아의 방주’라고 불렀다고 한다.
건축가가 이 집을 설계‧시공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공간감과 개방성이었다. 대부분의 집은 수평으로 펼쳐진 공간에 복도와 공용공간으로 동선을 연결시키는데 이 집은 층별 면적의 한계로 계단을 중심으로 한 다층의 수직적 공간 형태로 설계됐다.

계단을 중심으로 한 수직적 공간설계는 층별 한계를 해결해주면서 모든 층이 옥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계단을 중심으로 한 수직적 공간설계는 층별 한계를 해결해주면서 모든 층이 옥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단면도를 보면 건물 중심에 일자로 배치한 계단을 확인할 수 있다. 수평적 공간을 수직적 공간 구성으로 전환해 대지의 한계를 극복한 셈이다. 또 내부로 들어왔을 때 답답함을 줄이기 위해 집안에 크고 작은 창을 많이 설치했다. 인테리어 역시 실내를 더욱 넓어보이도록 하기 위해 몰딩, 아트월과 같은 내장재 사용을 최소한으로 했다. 

좁은 공간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싱크대와 홈바를 함께 배치한 3층 부엌. 우드와 대리석이 매치된 홈바 위에 팬던트 조명을 설치해 아늑함을 더했다.
사다리꼴 모양으로 설계된 다락방. 취미공간으로 활용되는 이곳은 사선으로 뻗은 천장이 아늑함을 살린다.

또 양 옆에 4층짜리 다가구 주택이 있어 안에서 밖을 바라보면 답답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1층과 2층에는 테라스를, 3층은 다락과 연결시켜 외부와의 출입을 자유롭게 만들었다. 외부와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어 개방감을 살린 것이다. 덕분에 집안에서 신림동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 공간이 만들어졌다.

건축개요
대지위치: 서울 관악구 신림동
용도: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구조: 철근콘크리트
대지면적: 132㎡(40평)
건축면적: 67㎡(20평)
연면적: 147㎡(44평)
건폐율: 51.33%
용적률: 112.62%
설계 및 시공: 한글주택(한글공간)・한글주택건축사사무소

김미지 기자   giveme@media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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