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재 ‘아스팔트 슁글’, 무분별 시공 탓 흉기로 변모…최근엔 징크 등 금속지붕재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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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재 ‘아스팔트 슁글’, 무분별 시공 탓 흉기로 변모…최근엔 징크 등 금속지붕재 인기
  • 김현우 기자
  • 승인 2019.12.27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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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목재신문=김현우 기자] 우리나라에서 아파트 지붕재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아스팔트 슁글’. 기와 대비 무게가 약 20%(9kg/1㎥)에 불과하고 시공이 간편하면서 저렴하기 때문에 경량목구조에서부터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넓은 범위에서 사용되고 있는 자재다.

아스팔트 슁글은 셀룰로이즈 섬유 또는 유리섬유를 심재로 해 양면에 아스팔트를 입힌 뒤 보호광물질을 씌워 제조된다. 내구연한은 20년가량이다.

하지만 아스팔트 슁글에 대한 기본적인 시공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무분별한 시공이 이뤄지고 있고 이로 인해 태풍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자재가 탈락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는 자칫 아파트 입주민의 안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아스팔트 슁글의 문제점은 꾸준히 지적돼 왔다.

실제 지난 23일 YTN은 아스팔트 슁글로 마감한 아파트의 지붕이 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해 망가져 아파트 입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내용의 보도를 내보냈다.

또 앞서 16일 법원은 지난해 태풍 콩레이로 인해 아파트 옥상에 시공된 아스팔트 슁글이 떨어져 주차 중인 차량의 조수석 뒷문 등에 손상을 가한 사건에 대해 해당 아파트 단지 입주자대표회의에 설치‧보존상 하자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아스팔트 슁글'을 시공한 지붕.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스팔트 슁글'을 시공한 지붕.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스팔트 슁글 관련 사건·사고…기준 없는 무분별한 시공 탓
장마철의 누수나 강풍으로 인한 자재 탈락 등의 문제는 아스팔트 슁글에 대한 정해진 시공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아스팔트 슁글은 방수 작업이 끝난 지붕면에 못과 슁글용 접착제를 사용해 시공을 한다.

업계에 따르면 아스팔트 슁글 시공에는 못 몸통에 나선형 홈이 있는 루핑못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래야만 강풍 등으로 인해 아스팔트 슁글이 탈락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루핑못을 사용할 경우 시공업자가 일일이 망치로 박아야 하기 때문에 시공이 오래 걸린다. 이는 전체 시공비용이 상승을 야기시킨다.

이에 일부 시공업자들은 빠르고 편한 시공을 위해 타카못을 이용하는데 나선형 홈이 없고 녹방지 코팅이 안 돼 있는 경우가 많아 지붕재에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아스팔트 슁글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을 경우 고정된 슁글의 이음새 사이로 빗물 등 수분이 침투해 이끼 등의 식물이 서식할 가능성을 높고, 이끼가 서식하면서 내린 뿌리는 아스팔트 슁글에 영향을 줘 유리섬유가 외부로 드러나고 부식을 유발하는 등 내구성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렇게 약해진 아스팔트 슁글은 태풍 등이 발생하면 버티지 못한 채 지붕면을 탈락해 지상으로 낙하하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스팔트 슁글에 대한 안전관리 지침이 현재 없는 상황”이라며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공 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파트 지붕엔 아스팔트 슁글만? 최근엔 징크 등 금속지붕재 선호
최근에는 심미적‧기능적인 이유로 아스팔트 슁글 외에 다른 자재를 지붕재로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신축 아파트나 리모델링 아파트 등에서 아파트 최상층 지붕의 형태를 ‘박공지붕’(삼각형 지붕)으로 많이 설계하면서 금속재질 지붕재의 수요가 증가했다.

국내 지붕자재 업체 R사 관계자는 “최근엔 아파트 지붕재로 아스팔트 슁글을 거의 쓰지 않는다”며 “최근엔 아파트의 지붕을 박공지붕 형태로 설계하는 경우가 늘어 금속지붕재를 선호하고 고급아파트는 옥상에 조경이나 조형물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느 한 지붕재의 선호도가 높은 것은 아니고 금속지붕재 전반에 고른 수요가 있다”며 “리얼징크나 초고내수성 강판을 지붕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고 가격대가 높은 오리지널 징크나 동(구리)을 이용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로자)
EL징크를 지붕재로 쓴 서울시 성동구 맑은샘 어린이집(출처=로자)

징크는 99.995% 이상의 아연에 티타늄이나 구리를 합금한 아연 강판 지붕을 의미한다. 아연이 주 원료인 만큼 내부식성이 매우 뛰어나다. 업계에선 VM징크, ZM징크 등 수입 징크를 오리지널 징크라고 부른다. 오리지널 징크는 대기 중에서 산화가 일어나 표면에 녹(파티나)이 발생하는데 표면 녹이 금속 내부의 부식을 방지해 내구성이 뛰어나다. 그 외에 컬러강판과 비슷한 리얼징크가 있다. 오리지널 징크에 비해 값이 저렴해 일반적으로 많이 쓰인다. 동(구리)은 건축 외장재 중 고가의 재료에 속하지만 시공이 간편하고 자재 수명이 아스팔트 슁글 대비 2배 가까이 길어 특별함을 원하는 건축주가 주로 찾는다. 특히 부식동의 인기가 높은데 녹색, 밤색 등 자연스러운 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지붕재 전문 기업인 로자는 전술한 모든 제품을 취급하고 있으며 동국제강도 지붕재로도 활용 가능한 컬러강판을 선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붕은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미국 리모델링 영향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중개인의 32%가 주택 매매를 하는 데 새 지붕이 도움이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며 “지붕을 점검했을 때 수리나 교체가 필요하다면 안전을 위해서라도 자산의 가치를 위해서라도 미루지 말고 바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hyun-wood@media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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