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김현우 기자] 지난 2월 23일 정부가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한 가운데 지난 2월 26일부터 1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EX)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국내 최대 규모의 건축박람회 ‘코리아빌드’의 개최가 취소됐다.

코리아빌드 사무국 관계자는 "지난 24일 저녁 급하게 결정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2019년 코리아빌드(사진=코리아빌드 사무국)
2019년 코리아빌드(사진=코리아빌드 사무국)

이번 코리아빌드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우선 박람회 규모가 크게 줄었다. 지난해 코리아빌드는 킨텍스 1·2전시장 10개 전시홀 중 7개 홀에서 열렸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출품기업이 줄고 취소 기업이 늘면서 행사 규모를 전시장 4개로 축소했다. 업계에선 규모가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어 행사를 열더라도 관람객들의 관심이 덜해 손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지난 24일 행사개막을 이틀 남겨두고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막판에 참가계획을 철회하고 부스시공 등 아예 행사준비 자체를 보이콧하는 출품기업도 속출했다.

지난해 코리아빌드에 참가한 목재기업 Y사는 “기존엔 2개의 부스를 운영했다가 올해 4개까지 늘렸는데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해 관람객이 저조할 것 같아서 코리아빌드 참가를 포기하기로 했다”며 “이번 박람회에는 위약금을 물더라도 참가하지 않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지붕재 전문기업 R사 역시 “이번 박람회에 큰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관람객이 너무 없을 것 같다”며 “오랜 고심 끝에 이번 박람회는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몇몇 기업은 참가 취소에 따른 위약금 부담을 놓고 주최측인 ㈜메쎄이상과 갈등을 겪기도 했다. ㈜메쎄이상은 참가 취소를 결정한 업체들에게 참가비의 100%를 위약금으로 물어야 한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코리아빌드 참가를 취소한 업체의 관계자는 “이미 참가비, 부스 제작비, 기타 판촉물 등에 들인 비용만 억 단위 달한다”며 “코로나19가 우려돼 참가취소를 했는데 취소했으니 위약금을 물라고 하는 것은 황당한 처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의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이렇게 악화될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며 “그러나 주최 측에서는 이런 사태에 대비해 개최 연기든 취소든 플랜B를 미리 준비하고 있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개막직전까지 갔던 행사가 취소된 만큼 주최사는 물론 부스시공사 등 협력회사, 출품기업 등 관련 기업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일각에선 이번 행사 취소로 인한 피해 규모가 최소 2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현장조성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취소 결정이 내려지면서 참가 기업들이 공사대금, 위약금 등의 문제를 놓고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일부 참가 기업들은 주최인 ㈜메쎄이상이 개최하는 다른 박람회에 동일한 규모로 참여한다는 절충안에 협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박람회에 60부스 규모 참여하려고 했던 W사는 오는 6월 코엑스에서 ㈜메쎄이상이 주최하는 다른 박람회에 동일한 규모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번 개최 취소에 대해 코리아빌드 사무국 관계자는 "자세한 이유와 향후 계획 등은 오늘 중 배포될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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