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까지 쏟아지는 채광·실내엔 은은한 적삼목 향 가득 ‘천천히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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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까지 쏟아지는 채광·실내엔 은은한 적삼목 향 가득 ‘천천히카페’
  • 양이슬 기자
  • 승인 2020.03.12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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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목재신문=양이슬 기자] 파주 출판단지 심학산 아래 2층 카페가 들어섰다. 외관으로 보기엔 여느 카페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목재와 철의 조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지하에 햇볕이 들어 아늑한 느낌이 들고, 2층에서 창 너머 자연이 보이는 곳. ‘2019 한국목조건축대전 준공부문 특별상을 받은 파주 천천히 카페다.

2층에서 내려다 본 천천히카페. 통창을 통해 들어온 자연광이 카페 전체를 밝힌다.
2층에서 내려다 본 천천히카페. 통창을 통해 들어온 자연광이 카페 전체를 밝힌다.

나무를 사랑한 건축가식물을 좋아하는 건축주를 만나다
“나무를 잘 깎아서 무언가 만들면 나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일한 아름다움을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세미나장에서 우연히 듣게 된 선종백 설계자의 '나무'에 대한 철학이다. 어린 시절 목수를 보며 나무와 함께 자라온 설계자는 나무로 만든 건축물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이런 설계사가 커피를 좋아하고 식물을 가꾸며 책을 만드는 건축주를 만났다. 커피, 식물, 책 세 가지를 모두 담은 건축물을 만들고 싶다는 건축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짓기 시작한 결과물이 바로 '천천히 카페'다. 

외벽에 벽돌을 사용하고 유리면을 활용해서 외관상으로는 목재 건축물이라는 것을 알 수 없다.
외벽에 벽돌을 사용하고 유리면을 활용해서 외관상으로는 목재 건축물이라는 것을 알 수 없다.

카페 대지는 심학산 기슭이다. 대지 멀리로는 파주 출판단지가 내려다보이고 주변에는 상수리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대지에는 본래 벚나무 두 그루와 은행나무, 산뽕나무가 각각 한 그루씩 있었는데, 
건축주는 이 나무들을 보존한 건축물을 짓길 원했다. 이를 수용하고 수목 위치를 도면에 반영해 설계 했지만, 시공 과정을 거치면서 벚나무 두 그루만 살릴 수 있었다. 산뽕나무는 지하층 외부 공간에 옮겨 심었고, 은행나무는 스툴로 만들어져 카페 소품으로 사용됐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 마련된 공간. 통유리를 통해 시야를 확보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 마련된 공간. 통유리를 통해 시야를 확보했다.
목재와 철은 서로 다른 물성이지만 매우 잘 어울리는 건축자재다.
목재와 철은 서로 다른 물성이지만 매우 잘 어울리는 건축자재다.

목재와 철근의 조화, 적삼목 통재의 특성 살린 인테리어
중목구조와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결합한 건축물은 목재와 철이라는 물성이 확연히 다른 두 재질이다. 부재와 부재를 연결하는 연결철물과 횡력에 저항하는 금속 가새와 결합한 목재는 물리적 안정성은 물론 인테리어 적으로도 잘 어울리는 특성을 갖췄다. 외벽은 벽돌과 유리면을 적당한 비율로 구성했다.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구성된 천천히카페는 건축물의 장점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취했다. 건물 평면을 사다리꼴 형태로 구성해 도로와 평행하게 배치한 덕분에 건물 정면에서 바라보는 건축물의 규모는 실제보다 커 보인다. 1층 파사드 양 측면으로는 폴딩도어를 설치해 계절에 따라 내부공간을 외부로 확장할 수 있다. 날씨가 따뜻한 계절에는 야외에서 나무 그늘을 벗 삼아 머물 수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높은 층고 덕분에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적삼목을 이용한 기둥&보(Post & Beam) 구조로 자연 그대로의 나무 느낌을 강조했다. 적삼목 통재를 사용함으로써 심재와 변재를 자연스럽게 사용한 것도 독특하다. 나무 자체가 지닌 컬러 대비를 이용해 편안하고 내추럴한 인테리어 효과도 더했다. 카페 곳곳에 자리한 푸른 식물과 적삼목 특유의 향은 카페 방문객들이 더욱 편안하고 기분 좋게 쉴 수 있도록 돕는다.

금속 플레이트 위에 올린 적삼목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철 울림을 잡아준다.
금속 플레이트 위에 올린 적삼목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철 울림을 잡아준다.
2층 공간은 창 너머의 풍경 덕분에 비교적 넓어 보이는 효과를 얻었다.
2층 공간은 창 너머의 풍경 덕분에 비교적 넓어 보이는 효과를 얻었다.

통 창으로 햇볕이 들어오는 지하개방감 살린 2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메인 프레임을 금속 플레이트로 제작했다. 오르고 내릴 때 날 수 있는 철 울림을 줄이기 위해 디딤판으로 적삼목을 깔아 철의 울림을 감싸고, 표면을 거칠해 처리해 미끄러짐을 방지했다. 상대적으로 작은 면적을 확보한 2층은 시각적인 효과를 더해 개방감을 살렸다. 파사드 창과 족자 창 너머 풍경을 실내에서 볼 수 있어 심리적인 확장감을 느낄 수 있다.

책장 뒤쪽에 자리한 지하 계단. 버리는 곳이 없도록 자투리 공간을 활용했다.
책장 뒤쪽에 자리한 지하 계단. 버리는 곳이 없도록 자투리 공간을 활용했다.

땅의 경사를 활용한 지하층도 매력적이다. 지하층 두 면의 통 유리창을 통해 자연광이 들어와 지하답지 않게 꾸몄다. 채광은 물론 환기에도 유리하고, 시각적 개방감도 확보했다. 유로폼 노출 콘크리트로 거친 마감을 그대로 유지해 공사비 절감 효과도 얻었다. 

땅의 경사를 활용한 덕분에 지하층이지만 통창으로 자연광이 들어온다.
땅의 경사를 활용한 덕분에 지하층이지만 통창으로 자연광이 들어온다.

지하층에서는 책을 만드는 건축주의 취향을 엿볼 수 있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건축주의 책들을 보관한 서가를 배치하고, 창 옆으로 작은 테이블을 비치해 차분한 분위기에서 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늑한 분위기 연출을 위해 야외 인접 대지 경계에 사람 키 높이 적삼목 울타리도 설치했고, 앞쪽으로는 계수나무를 심었다. 어딜 가든 곳곳에서 식물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 썼다.
 
건축개요
위치 : 경기도 파주시 서패동 260-5
용도 : 근린생활시설
규모 : 지하1층 지상 2층
구조 : 중목구조+철근콘크리트구조
대지면적 : 313.00㎡
연면적 : 196.97㎡
건축면적 : 81.91㎡
지하1층 : 74.16㎡
1층 : 83.84㎡
2층 : 38.97㎡
외장재 : 지붕-회색 컬러강판(0.45T) / 외벽-화이트 벽돌 / 데크 합성데크(블랙)
내장재 : 천장-적삼목구조 노출+핸디코트 / 내벽-적삼목구조 노출+핸디코트/
바닥재 : 지하1층~1층-콩자갈 테라조 현장물갈기, 1층-원목마루
창호재 : 제작(알루미늄 커튼월+LG하우시스 31mm삼중로이유리
단열재 : 지붕-글라스울 R38, 외벽-글라스울 R21+열반사 단열재 6T, 내부-압출법 보온판100mm(지하층)
계단 : 구조(난간)-스틸 플레이트 12T 스트링거+스틸 각파이프
디딤판-적삼목 와이어브러시(1층~2층), 콩자갈 테라조(지하층)
조명 : 원룩스
주방가구 : 홍익가구 제작
위생기구 : 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 바일란트
설계 : (주)푸름인건축사사무소 선종백
시공 : (주)푸름에이앤디건축사사무소

푸름인건축사사무소
2012년 건축문화대상 본상(국무총리상), 20113년 대한민국신인건축사 대상 우수상, 2017년 건축문화대상 우수상 등 다수의 수상경력을 지닌 실력 있는 건축사사무소다. 

 

양이슬 기자   hylysforev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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