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태극기 버금가는 한국 알림이 ‘태극선’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선자장 보유자 조충익

대나무와 한지의 조화, 가장 실용적인 예술품이자 한국의 전통을 알리는 도구로 사용되는 부채.
예로부터 전주는 한지가 유명했고 남원, 나주 등지에서 제작된 부채가 모이는 장소였다. 전주에 부채의 명장이 많은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데 부채는 합죽선과 단선이 있다.
이중 단선 가운데서도 태극선의 달인이라는 조충익 선자장의 작업실을 찾았다.

 

상품에서 예술작품으로
Image_View늦더위가 채 가시기도 전인 9월의 한낮, 선자장 조충익이 운영하는 전주민속공예사는 더위에도 쉴 틈이 없다.
지금 서울에서는 그의 전시회가 한창이건만 정작 주인공은 서울을 등지고 새벽같이 전주로 내려와 부채를 만들고 있다.
그가 처음 부채를 만들기 시작할 때는 생계 그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예술성 담긴 작품이기 보다는 팔기위한 물건을 만들기 시작한 지 25년, 이제 그에게 부채는 전부가 돼 버렸다. 이제 그는 팔기위한 상품이 아닌 작품도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들의 전시회도 열었는데 전주에서 지난 7월 전시회를 가진이래 서울에서 9월 11일까지 또 한번의 전시회를 가지면서 부채의 실용성에 예술적인 미를 더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그가 디자인한 연화선과 그 위에 화가 이유라의 그림이 곁들여진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였다.


플라스틱 부채 등장, 전통부채 어려워
Image_View처음 그가 부채 만드는 것을 배우던 때는 그야말로 과도기였다. 막 선풍기가 나오기 시작하던 터라 부채의 실용성이 선풍기로 대체되고 있는 시절이었다.
한동안 부채는 더위를 식히는 기구인 동시에 회사 홍보용인 이른바 ‘광고선’으로의 역할이 부각되기도 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에서 저질부채가 수입되고 플라스틱 부채가 등장하면서 전통부채는 설자리를 잃어버렸다.
정부의 지원도 미약해 전통의 맥이 끊기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그는 전통의 맥을 잇기 위해 기능장 선정 심사는 엄격하게, 관리는 철저하게, 지원은 풍부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마음대로 디자인하는 단선의 매력
Image_View전통부채는 크게 합죽선과 단선으로 나눌 수 있다. 합죽선은 대나무를 합해서 접었다 폈다할 수 있는 부채를 말하는데 접선 또는 접부채라고도 불린다.
단선은 일명 방구부채 또는 방부채라고 불리는데 그 종류가 합죽선에 비해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오동나무잎 형태면 오엽선, 태극문양이 있는 것은 태극선, 연꽃모양의 연화선 등이 있는데 워낙 태극선이 유명해 이제는 단선을 태극선이라고 부르는 게 보편화됐다고 한다.
주로 단선을 만드는 그는 합죽선에 비해 디자인 변형이 쉽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라고 한다. 태극선만 해도 알태극선, 민태극선, 아홍선, 비단으로 만든 금선 등 종류가 다양하다.
단선은 디자인별로 색상이나 크기를 구분하면 수천가지는 될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다.


부채를 탐낸 태국인의 친절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같은 국제스포츠경기대회나 국제회의에서 입장할 때 들고 나오는 그 태극선, 그게 바로 내 작품이지. 전에는 명예도 없고 손이 많이 가는 일인데 품삯은 적어서 이 일을 포기하고도 싶었지만 TV에서 내 부채가 나오면 뿌듯해지곤 하지.”
그가 만든 태극선은 태극기를 대신해 한국을 알리는 사절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한번은 태국여행을 갈 일이 있었는데 그 때 부채를 들고 갔었다고 한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태국의 왕궁을 구경을 하고 나오니 신발이 없어져 당황하고 있었는데 그 때 그곳을 관리하는 사람이 그의 신발을 가지런히 보관했다 내어 주었다고. 그러면서 부채를 하나 얻기를 청해서 흔쾌히 준 일이 있었다고 한다.
“부채가 꽤나 갖고 싶었던지 다른 사람들 신발은 밖에 어지럽게 널려있는데 내 신발을 깨끗이 보관했다가 주더라고.”그에게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