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_View판, 각, 형의 예술 "판화"
판화가 홍선웅

“팔만대장경을 만든 조상들이 판각을 찍어내고 목판을 폐기했다면 훌륭한 문화유산이 후대에 전달되지 못했을 겁니다.
” 첫 개인전인 ‘홍선웅의 판각기행전’에서 만난 홍선웅은 판각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조정래의 장편소설 ‘태백산맥’의 힘찬 표지그림으로 유명한 홍선웅의 판, 각, 형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저항의 수단, 판화
Image_View20년이 흘렀다. 서양화를 전공하고 민중미술에 심취했던 홍선웅이 목판화를 시작한 것은 대중에게 전달되는 미술매체라는 점에서다.
80년대 전·노 정권 휘하에서 부조리와 비민주적인 행태에 저항하는 운동의 수단으로 목판화는 활성화됐다.
민족미술협의회 사무국장, 민족예술인총연합 국제국장, 민족예술인총연합 조직위원장, 민족예술인총연합 대변인. 모두 홍선웅이라는 이름 앞에 붙었던 직함들이다.
민주화 바람이 일던 80년대 민중들에게 부조리와 비민주적인 행태를 고발하는 데 판화는 크게 기여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홍선웅이 있었다.


태백산맥 표지 판각으로 유명세
Image_View조정래씨의 장편소설 태백산맥의 웅장함에 그가 기여했다고 하면 너무 큰 비약일까?
사실 태백산맥의 표지도 그의 작품이다. 36점의 작품이 전시된 가운데에는 커다란 판각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태백산맥의 표지를 만들어낸 판각이다.
주로 그는 시집과 서적의 표지, 소설의 표지 및 삽화에 판화작품을 실었다. 신동화지에는 황석영씨의 ‘평
야’에 판화를 연재했고 다리지에는 1년간 김남주씨와 연재한 경험이 있다.


새로운 시도 돋보여
그는 이번 첫 개인전에서 독특하고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시인 신동엽의 대 서사시 ‘금강’을 주제로 한 금강화곡과 불교 화엄경의 선잭구동기 시리즈를 판에 옮겨놓았는가 하면 조선후기 진경산수화법을 도입한 진경판화까지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다.
자연의 빛으로 물든 무명 위에 찍어낸 판화도 아름답다. 홍화씨, 쑥, 칡, 치자, 석류잎 등으로 곱게 물들인 무명 위에 전사된 시골의 삶은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수성먹판화와 은행나무는 천생연분
목판화를 시작한 초창기 그가 사용한 재료는 마티카였다. 가공이 쉽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전시된 판각은 대부분 은행나무다. 돌배나무도 일부 사용하고 있지만 먹물로 찍어내는 그의 작품 특성에는 은행나무만한 것이 없다고. 은행나무는 물을 머금는 성질이 있어 종이에 흘러내리는 문제점이 없어 수성먹판화에는 적격이라고 한다.


본질을 귀하게 여겨야
Image_View그는 오랫동안 한국의 전통 목각을 연구해왔다. 민족의 정서와 맞는 판과 각, 형에 대한 연구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판각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시작됐다. 해인사 팔만대장경, 안동 학봉 김성일 종택 분중 사간판, 부석사, 직지사, 송광사, 선암사 등 사찰 박물관에 전시된 역사가 묻어나는 판각에 심취했다.
“현대 판화가들은 작품을 일정하게 찍어내고 나면 그 본질인 판각을 폐기해버립니다.
판, 각, 형은 대지, 씨, 열매로 표현될 수 있으며 오랜 기간 보존된 판은 후대의 재산입니다. 후배들에게도 판각의 중요성에 대해 늘 강조합니다.”


홍선웅의 판각기행 2편 준비할 터
Image_View최근 그는 작가로도 나섰다. 판각이 보존된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보면서 쓴 수필을 모아 만든 산문집 ‘홍선웅의 판각기행’에는 그가 판각을 중시하는 이유가 담겨져 있다.
남도가 고향인 그가 책 출간 이후 가장 아쉬워하는 점은 고향인 남도의 판각을 담아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홍선웅의 판각기행 2편’에서는 꼭 남도의 판각을 다뤄보겠다는 그의 다짐이 사뭇 비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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