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득 못할 관세 추징, 책임지는 사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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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득 못할 관세 추징, 책임지는 사람 없어
  • 윤형운 기자
  • 승인 2020.04.1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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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업계, 부속서에 없는 수종을 업체가 확인하고 내라는 것은 이해 못해
관세청, 부속서에 없어도 문헌적으로 동일수종이면 해당 관세 추징해야

[한국목재신문=윤형운 기자] 인도네시아의 ‘메란티 다운르바르(Meranti Daun Lebar)’와 말레이시아의 ‘메란티 바카우(Meranti Bakau)’가 동일수종이 맞냐? 아니냐? 설사 동일 수종이라 해도 품목분류 적용기준에 관한 고시 HS해설서(이하 부속서)에도 없는 자료를 찾아서 전문가 수준으로 해당 관세율 여부를 판단해 관세를 내야하는 가를 두고 관세청과 해당업계가 첨예한 공방을 2년 넘게 치르고 있어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2017년 12월 인천세관이 마루대판용 합판 수입업자에게 자율신고로 납부할 것을 안내한데서부터 시작했다. 이후로 2년 4개월이 지난 지금도 과세에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어 해당업계의 기업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해결이 시급해 졌다.

마루제조용 합판 번들
마루제조용 합판 번들

인천세관은 2018년 5월에 해당업계에 다시 한 차례 수정신고를 해서 납부할 것을 고지했다. 이때부터 업체들이 부당하다고 항의하자, 2019년 1월 2일에 해당업계에 원산지 서면조사를 국내의 해당업체들에게 통지했고 조사를 실시했다. 이때도 결론을 못 내고 2019년 7, 8월 경 13개 인도네시아 합판 수출자를 간접조사 했으며, 2020년 초에 인도네시아 수출자를 직접조사하려 했으나, 인도네시아 세관에서 통상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부정적 의견을 내 2020년 4월 5일까지 인도네시아의 수출자에게 2차 간접조사를 요구한 상황이다. 이렇게 하기까지 무려 2년 4개월이 지났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언제 결말이 날지 안개속이다.

인천세관이 결론을 내지 않은 동안 해당업체들은 2018년 7월에 한·아세안 자유무역 협정에 의해 마루판용 합판 원산지증명서(CO)를 제출해 당시 8%였던 일반관세를 자유무역 관세 5%로 경정청구를 해 환급받은 사실도 있었다. 해당업체들이 확보한 인도네시아 합법성증명기관으로부터 발급받은 ‘메란티 다운르바르’ 수종의 원산지 증명서(V-LEGAL)를 받아 인천세관에 제출해 경정청구가 받아드려진 것이다. 해당수입업체들은 인천세관이 환급여부에 대한 적정성을 충분히 검토하고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해당업체들은 한·아세안 협정관세를 내는 것이 그 당시에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런 상황이 됐는데도 이 문제를 관세청 그 누구도 책임지고 종결하지 않았다. 2019년 1월 박영선의원실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고 동 2월 김정우의원실에서도 이 문제를 관세청에 제기한 바 있다. 이후로 인도네시아 수출자의 간접조사, 직접조사 카드를 써가며 2년을 끌며 결론을 내리지도 않아 업계의 원성을 쌓고 있다.

한편 ‘시료 채취한 합판은 메란티 바카우다’라는 인천세관본부 분석실의 시료분석 결과에 모 업체가 이의제기를 하자 문서답변을 통해 “활엽수와 침엽수는 구분 가능하지만 합판의 두께가 얇아서 세포추출이 어려워 물리, 화학적 분석으로 수종확인이 곤란합니다”고 답변했고 “수종확인은 “PROSEA(동남아 식물자원) 서적과 인터넷 위키피티아,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 목재연구소 D/B에서 확인한 내용이고,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대사관에서 인도네시아의 환경산림부에 확인한 사항이다”라고 답변했다. 결국, 세관 분석실은 두 수종의 일치 여부가 프로시아(Prosea) 책자와 인터넷 위키페디아, 인니 목재연구소의 DB에 근거한 것이고, 산림청 임영석 임무관(현 목재산업과 과장)이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 임산물연구개발센터를 방문해 담당자 오키 하디야띠(Oki-Hadiyati)의 답변과 시스템 시연을 토대로 한 주인도네시아대사관 대한민국 외교문서(4656. 2018.7.6)를 근거로 인도네시아에서 수출한 ‘메란티 다운르바르’ 합판을 ‘메란티 바카우’라고 시료분석결과를 냈다는 것이다. 결국 문서 말고는 확증을 가질만한 해부학적 증거는 없는 셈이다. 또 인천세관은 표면 판이 얇은 합판의 경우 다른 검사를 할 수 없으니 어떤 수종으로 들여와도 원산지증명서류에 적힌 대로 시료분석 결과를 내어 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시료분석은 하나마나한 요식행위인 셈이다. 수입업체는 인천세관에서 두 수종이 현미경적, 이화학적으로 동일한 것인지 확인해 줄 것을 요구했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두 수종이 동일하더라도 확인이 되는 시점에 부속서에 메란티 바카우 우측 비어있는 동일 지방명에 메란티 다운르바르를 명시해 주고 해당 관세를 그 시점부터 부과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해당업체들은 “이 두 수종이 같은 수종이냐 아니냐를 두고 고의적으로 이를 악용해 오지 않았으니 전문가적 수준의 확인이 필요한 내용을 해당업체에게 전가하는 것은 옳지 못한 관세행정이다”라는 불만을 쏟아냈다. 해당수입업체들에 대해 인천세관의 서면조사를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세관은 업체들의 고의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마루제조용 합판
마루제조용 합판

박용원 마루협회 회장은 “우리 업체들은 들여오는 합판 관세에 마진을 붙여 이미 마루판을 제조해 팔았고 다 알다시피 건설사에 납품하는 마루판 가격은 너무도 낮아 관세가 추가로 부과된다면 다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더 답답한 것은 이 관세문제가 빨리 종료가 안 돼 수입해오는 합판에 어떤 관세를 내어야 하는지도 결론을 내주지 않아 2년째 갈팡질팡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란티 다운르바르는 ‘88개 열대산 수종’에 해당하는 메란티 바카우와 동일수종이라면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관세(10.4%)보다 낮은 일반관세대상(8%)이 된다. 동일수종이 아니라면 5%의 협정관세에 해당한다. 2018년 7월 이전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지 않을 때는 열대산 합판은 10%의 동일 관세를 내어왔다. 그러나 마루판용 수종은 마루협회가 기재부에 관세인하를 요청해 2018년부터 조정관세부과 대상에서 빠져 10%가 아닌 8%부과 대상이 됐다. 그러다 2018년 7월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고 업체들은 관세 8% 내고 들여온 메란티 다운르바르 합판에 대해 원산지증명(C/O) 서류를 세관에 제출해 경정청구를 하자 인천세관은 3%를 환급해 준 바도 있어 지금도 계속 5%의 관세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임산물개발센터 수하르토 센터장 ,

"대한민국이 샘플과 학명을 보내오면 검증할 것"

 

수종 식별 전문가,

"문헌상 같을지라도 두 수종이 동일하다는 해부학적 증거 없어"

 

인도네시아 상무성은 이 문제에 대해 대한민국 관세청에 ‘인도네시아에는 메란티 바카우가 없고 88개 수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이미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 혁신개발연구기관의 임산물연구개발센터는 인도네시아 목재패널협회에 보낸 서한(5.168/P3HH/HK5D/Lif-1/5/2019)에서 “메란티 바카우는 인도네시아 상거래 목재로 알려져 있지 않다”는 답변과 “두 수종이 같은지 다른지 알려면 임산물연구개발센터 분석팀에 목재종류 식별작업을 정밀히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메란티 바카우로 추정되는 한국 합판과 메란티 다운르바르로 만든 합판 샘플이 있어야 하고 대한민국정부는 메란티 바카우로 추정하는 종에 대한 식물 학명을 전달해야 합니다”라고 하여 산림청 임영석 임무관이 방문하여 얻은 답변 외교문서의 내용과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즉 두 수종이 같지 않을 수도 있으며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는 것이다.

산림청 파견 임영석 임무관이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 혁신개발연구기관의 임산물연구개발센터를 방문했을 때는 담당자가 두 수종이 같은 것이라고 했고, 인도네시아 목재패널협회에서 공식답변을 요구하니 동 임산물연구개발센터의 수하르토 센터장은 “두 수종이 동일한 것인지 확인을 해야 한다”는 상반된 입장을 내놓았다. 이 기관은 두 수종이 같다는 확신이 없거나 증거가 없다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기관의 담당자의 말을 전하는 외교문서와 그 기관의 장이 공식적으로 답하는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두 수종이 같아서 과세를 해야 한다는 관세청의 주장도 명확치는 않아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그 어떤 경로로든 공식적으로 이 두 수종이 동일한 수종이라고 지금까지 언급하지 안 해 왔다.

한편 마루업계나 합판수입업계는 “관세행정은 수입자가 부속서를 명확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일일이 확인해 찾아서 하는 수준으로는 접근이 안 된다. 그럴 것이면 부속서는 왜 만들었는가?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알아서 처리하라는 게 말이 되는가? 또 상대 수출국이 ‘메라티 바카우는 인도네시아에 없으며 88개 수종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하면 통상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는 사안에 대해 종결을 해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상식적 판단이다”고 주장한다.

해당업계와 마루협회는 국회 기재부 위원실, 관세청, 인천세관, 기재부에 청원과 민원 등을 제기해 이 문제에 대해 ‘국내주 1호의 88개 수종’이 있는 부속서에 두 수종이 정말 일치하는 해부학적 증거를 찾으면 메란티 바카우 옆 공란에 메란티 다운르바르를 기재해 주고 기재 후 해당 관세를 부과해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한바 있다. 관세전문가들도 “조세법률주의 위배, 동일사안 세율적용 다름, 해당수입업체의 고의성 없음, 부당이익 없음을 고려할 때 입법 후 고지하는 게 맞다”고 주장한다.

국내의 목재해부학자들은 “두 수종이 같은지를 실제로 확인하려면 말레이시아에서 메란티 바카우를 인도네시아에서 메란티 다운르바르를 공인된 방식으로 샘플을 채취해 국제목재해부학회(IWAA)나 목재해부연구자에게 보내서 검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고 했다. 아무리 빨라도 1년 가까이 걸리지 않을까 싶다. 국내 목재해부학자 K박사는 “현재까지 이 두 수종에 대한 해부학적 데이터가 없다. 문헌상 같다고 해도 아닌 수종들도 있어 반드시 검증을 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설사 원목감정을 통해 두 수종이 동일하다고 해도 수입된 합판의 갑판이 얇아 식별할 수 없으니 이것이 더 문제가 된다”고 했다.

말레이시아의 합판 수입 경험이 많은 업체 Y대표는 “말레이시아에서 메란티 바카우로 합판을 만들려 갖은 노력을 해 봤는데 모두 실패했다”고 말한다. 그는 “메란티 바카우 목재가 워낙 단단해서 절삭하는 순간 말려버려 단판자체를 얻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현지사정에 밝은 업자들은 “이 두 수종은 다른 수종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 한다”라고 한다. 다시 말해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 임산물연구개발센터 DB의 수종명 일치는 근거를 확인할 수 없는 것이라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해부학적, 이화학적 증거도 없고 부속서에도 동일 수종 군에도 들어있지 않는 것을 수입하는 업체들이 샅샅이 조사해서 그 증거를 가지고 관세를 내라는 것은 무책임한 늦장 행정이 아니고 무엇이냐는 주장이 힘이 실어 보인다.

더욱이 국내에서 마루판 대판생산을 하지 않고 있고 마루판용 합판의 수종식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반관세를 내야 하는 지에 대해 “더 이상 부과해선 안 되며 자유무역 협정관세를 적용하는 게 맞고 6mm 이상 합판의 ‘88개 열대산 수종’에 대한 조정관세 부과도 폐지하는 게 맞다. 왜냐면 현재 국내 합판제조의 시장점유율이 10%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조정관세의 효과는 없고 소비자들의 비용부담만 주기 때문이다”는 게 해당업계의 입장이다.

 

 

윤형운 기자   kingwood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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