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용 대판으로 사용하는 인도네시아산 합판의 수급이 어려워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마루용 합판을 생산하는 회사는 에르나, 수마린도, 위자야 3사다. 이들 3사는 현재 마루판용 합판 생산에 필요한 원목은 산지로부터의 공급이 원활치 않거나 끊겨 있는 상태이며 수입이 원활치 못하다. 이로 인해 건설사 납품용 마루판을 생산해야 하는 업체들은 원자재를 확보하느라 비상이다. 합판 원자재 가격도 입방미터당 700불을 넘어서고 있어 업체들은 초긴장 상태다. 지난 주 3일 스타강마루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저가수주로 한계에 부딪힌 강마루 제조업체의 위기가 현실로 나타나는 게 아닌가 싶어 술렁이기까지 했다.

수마린도 오퍼사는 “마루용 합판주문은 현재 펜딩된 거래처만 조정이 되고 있고 신규 물량의 주문상담은 4월 이후에나 할 수 있다. 현지 산판의 조건이 나빠서 원목이 공장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벌목할 때는 비가 안 와야 하고 운송할 때는 비가 와 강수량이 있어야 하는 데 현지 기후가 그렇지 못해 합판을 만들 원목이 부족하다”고 에르나 오퍼사는 설명했다. 또 “전 세계에서 코로나로 인해 신축이나 리모델링 수요가 증가하면서 합판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하며 수요증가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도 가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국내 마루판 제조사들은 합판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느라 전쟁이지만 가격이 700불 이상 오르는 중이라 생산해서 납품을 한다 해도 손해를 감수해야 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목조건축 시공 구조재와 OSB.

한편 목조주택용 배향성스트랜드보드(이하 OSB)도 북미산 제품이 입방미터당 800불대에 육박했다. 평소의 세 배 이상의 가격으로 기록적으로 치솟은 것이다. OSB 수입사들은 북미산 제품보다는 유럽, 동남아, 중국산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합판을 수입해 오던 회사들이 OSB 수입에 나섰다. 이들 제품들은 300~350불대에 수입해 오고 있지만 매달 가격이 치솟는 상황이고 물량 확보도 원활하지 않은 편이다. 일부는 국산합판으로 OSB를 대체하고 있다. 이달에 LP(루이지애나퍼시픽)에서 공급하는 북미산 OSB 한국 물량은 60콘테이너밖에 안 돼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구조재 수급도 높게 치솟은 가격 때문에 수입오더가 원활치 못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년 동기에 입방미터당 360불대 하던 구조재가 지금은 800불 가까이 치솟았다. 가격폭등은 고사하고 공급자체도 원활치 못하다. 작년 말부터 구조재 수급이 원활치 못해지자 구조재 도매유통회사들은 대부분 오래된 재고들을 높은 값에 해치우면서 예상치 못한 고수익을 챙기기도 했다. 북미산 구조재의 수급이 원활치 못하자 유럽에서는 북미규격의 구조재를 생산해 한국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구조재 수급문제가 장기화되면 시장에서는 과거 ‘햄퍼(Hem-Fir) 구조재가 SPF로 바뀌는 것’처럼 유럽산 스프루스로 대체해 가는 시장이 열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목조주택 건축주는 구조재와 OSB 자재비 인상으로 작년에 비해 약 40% 이상의 비용을 더 내게 됐다. 이는 앞으로 목조주택시장에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 주목하게 한다.

목조주택 건축의 핵심자재인 구조재와 OSB의 수급과 가격파동은 등급파괴를 불러일으키며 건축품질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문제다. “시장에서는 구조용 등급의 OSB를 찾는 게 아니라 천원이라도 싼 OSB를 찾는다. 내장용 OSB를 구조용으로 아무렇지 않게 사용한다”고 한 전문가는 지적했다. 동일한 구조용 등급의 캐나다산, 미국산, 칠레산, 브라질산 OSB의 판매 가격이 각각 다르다.

코로나19로 예상과는 달리 북미지역 건축과 리모델링 시장이 호황되면서 우리 시장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수급문제와 가격폭등 문제를 낳았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가 품질 문제를 최소화시키면서 이 상황을 헤쳐 갈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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