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한국목재신문 편집국]

마루산업과 목조건축산업은 사상 초유의 원자재 공급부족과 가격폭등의 여파로 진퇴양난이다. 마루용 합판과 목조건축용 OSB와 구조재 가격이 50% 이상, 많게는 200%까지 올랐다. 큰 문제는 오른 가격에도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망조차 어렵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요감소에 따른 생산저하를 예상했으나 건축시장에서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났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여가시간과 여유 그리고 위생과 안전에 대한 욕구가 집을 수리하고 도심 외곽에 집을 지어 이사하는 방향으로 옮겨갔다. 북미시장은 경기부양책을 쓰면서 도심외곽에 집을 짓는데 화끈한 융자미끼를 던졌다. 어마어마한 수요가 발생하면서 목조건축자재가 부족하며 심지어 홈디포 로우스홈 등 대형자재마트에 자재가 동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금도 구조재와 OSB가 기록적인 가격으로 치솟고 심지어 활엽수재도 기록적인 가격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해상운송 대란으로 컨테이너 운반비가 상상을 초월하게 올랐다. 생각지 못했던 변화다. 상상을 넘는 사태로 발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예견하지 못했고 급기야 원자재 수급비상이 걸렸다. 마루판용 합판은 인도네시아 현지 기후사정으로 원목이 공장에 제때 들어오지 않아 합판생산을 못하고 있다. 북미산 구조재나 OSB는 한국 수출 물량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배정되고 있어 앞으로 지어질 건축을 제때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내 목자재 유통회사들도 이들 품목의 재고수준이 바닥이다. 마루회사들은 마루판용 합판이 인도네시아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건설사 납품용 마루판을 생산해야 하는 회사들은 한 장이라도 합판을 더 확보하려고 비상이다. 생산차질이 있을 수밖에 없다. 마루제조업체들은 생산 납품을 해도 마진이 낮아서 앞이 보이지 않는데 자재 수급마저 어려워지니 설상가상이다. 마루용 합판과 달리 OSB나 구조재는 상황이 다르다. 북미산 OSB는 모두 외장용 구조용 등급으로 생산된다. 하지만 유럽산이나 동남아시아 또는 중국산은 대부분 내장용 제품의 비율이 높다. 이런 제품들은 북미산에 비해 가격이 싸지만 성능은 차이가 있다. 시장에서는 내장용 OSB로도 목조주택에 사용되곤 한다. 한 때 말레이시아 OSB가 곰팡이 발생문제로 입방아 오르내린 적도 있다. OBS 대신 합판을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 구조재는 지금까지 북미산 인증 구조재를 사용해 왔으나 유럽이 인치 피트 단위의 구조재를 생산하면서 시장상황은 달라질 전망이다. 코로나로 구조재 가격이 치솟자 러시아나 중국에서 구조재를 조달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원자재 공급이 원활치 못하고 가격이 치솟으면 관련시장에 비용부담으로 작용한다. 소비자는 결국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제때 집을 지을 수가 없게 된다. 건설시장도 마찬가지다. 대체 소재나 품목을 찾는 것은 당연한 시장의 반응이다.

우리가 이런 상황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법에 정하는 품질을 지키는 것이다. 마루시장도 한 때 마루대판이 850불 이상 치솟자 불량대판을 사용해 생산된 마루들로 곤욕을 치른바 있다. 품질미달 된 자재가 집에 사용되면 당장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제 수명을 다 하지 못하는 집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들은 분명 시간이 지나 자기 자신을 찌르는 칼이 되어 돌아오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럴수록 눈앞의 이익보다 장기적인 산업의 토대가 중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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