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윤형운 기자]  코로나19 후폭풍이 마루제조회사를 강타하고 있다. 강마루를 제조하는 7월 인도네시아 선적분 합판 호가가 ㎥ 당 900불을 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작업자가 모건설 현장에서 마루를 시공하고 있다.
작업자가 모건설 현장에서 마루를 시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수출업체에 따르면 재작년 9월 이후 560불 대였던 마루제조용 합판 가격이 7월 선적가 기준으로 900불로 인상한다고 수입업체에 통보했다. 그 나마 수입업체들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880불로 협의됐다. 작년 9월보다 57%나 오른 가격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지 모르는 상황이라 업계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마루제조 업계는 6~7월 비수기에 들어서면서 수입 가격이 하락할 것을 기대했으나 정반대 결과로 나타나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7월 들어 마루제조사들은 마루용 합판 6월 인도네시아 선적분이 800불 했고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더 올랐다. 마루제조용 합판 수입가격이 입방미터 당 880불을 기록했다. 문제는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마루용 합판가격이 쉽게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마루용 합판가격은 미국과 일본의 수요에 깊은 관련이 있고 이들 나라의 수입 가격이 아직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해 쉽게 가격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보다 심각한 문제는 공급이다. 서안안타민 송근영 전무는 “최근 몇 개월간 마루제조용 합판 공급이 30% 수준으로 떨어졌다. 업계들의 비축물량은 거의 소진되어 가나 신규주문 물량은 높은 합판 가격 때문에 쉽게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 가격으로는 만들어도 적자다”라고 했다. 회사마다 온도차가 있고 재고물량의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의 회사들의 재고상황이 녹록치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루용 합판 수입이 예년보다 27% 정도 적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본지가 분석한 바에 의하면 올해 마루판 수입량은 2019년이나 2020년에 비해 약 26% 정도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올해 5월까지 수입된 합판 물량은 5만6천㎥ 정도이고 가격이 쉽게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올해 말까지 마루용 합판의 총수입물량은 13만㎥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작년 수입량 17만4천㎥의 74% 수준이어서 약 5만㎥의 합판이 부족하게 된다. 공급 부족의 빨간 신호등은 이미 켜졌다. 5만㎥의 정도의 합판소재 공급이 안 되면 약 12만 세대분의 건설사 마루공사가 멈추게 된다. “2018년 7월에도 마루제조용 표면단판 품귀로 합판가격이 ㎥당 880불까지 올랐으나 다행히 접착제나 표면재 가격은 오르지 않았고 상승 이후 마루가격도 내려가 안정돼 그나마 충격을 줄일 수가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시작된 마루관련 모든 자재의 가격 상승으로 마루제조업계가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런 상황인데도 마루납품 가격은 움직이지 않는다. 알아서 해라는 식이다”고 취재했던 대부분의 업계는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마루판용 합판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7월 현재 입방미터 당 880불을 기록했다.
마루판용 합판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7월 현재 입방미터 당 880불을 기록했다.

 

매월 1만4천입방미터씩 수입되던 마루용 합판의 공급이 불안정하고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92% 이상 마루판용 합판 공급을 하는 인도네시아 합판회사 4사 중 바시리 수마린도사는 원목을 확보하지 못해 대한국용 합판을 당분간 생산하지 못하고 있고, 나머지 세 곳 중 시나위자야사나 위자야사는 생산량이 많지 않고 일정치 못하다고 알려졌다. 그 나마 생산량이 많았던 에르나사 조차도 평균 공급량의 절반 정도밖에 수출하지 못하는 실정이라 공급부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비축물량이 많다고 알려진 코리아팀버 송태연 대표도 “주문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가격이 계속 올라가도 합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가 재고가 많다고 하나 하반기 건설사 주문물량분 정도만 확보하고 있는 정도다”고 했다. 본지 분석으로 한 달 평균 14천㎥의 합판이 수입돼야 하나 최근 10개월 동안 단 세 차례만이 한 달 평균치를 웃돌았고 나머지 달은 미달로 조사됐다.

합판물량 공급이 바닥수준이고 합판수입가격 마저 최고치에 이르자 마루제조업계는 건설사 물량을 포기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이름을 밝히기 꺼려하는 모 회사는 “철강가격 상승분은 반영해 주는 건설사가 마루가격은 올려줄 생각을 않고 있어 현 상황이 매우 절망적이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납품을 포기할 수밖에 없고 새로운 오더도 잡을 수가 없다”고 하소연이다. 증평현장, 아산 탕정현장 등 몇몇 건설공사 마루납품 건에서 납품포기나 계약이행증권 발행을 포기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마루판 제조용 합판가격이 너무 올라서 오더를 잡을 수가 없다. 생산을 멈추고 일정 손해를 감수하는 편이 훨씬 낫다”고 말하는 우드원 이현종 대표는 “현재로선 건설사가 평당 1만3천원을 높여주더라고 공급자체가 원활치 못할 것이다”고 했다.

건설사에 마루납품 단가 인상을 요청한 한국마루협회 팩스
건설사에 마루납품 단가 인상을 요청한 한국마루협회 팩스

한편 한국마루협회가 6월 8일자로 마루가격 인상 요청공문을 각 건설사에 보냈지만 아직까지 건설사들은 인상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마루협회 박용원 회장은 “협회 소속 마루회사들은 납품을 포기하거나 새로운 주문을 받지 않는 사례들이 늘고 있으며 조만간에 생산물량부족으로 건설현장 바닥공사가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 건설사들의 마루납품가 인상을 하지 않은 경우 점점 더 문제는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용원 협회장은 해 당장 마루 납품 가격을 인상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마루제조 업계들은 “올해 들어 합판가격 50~60%, 접착제 30%, 표면재 30%, 심지어 박스조차도 10% 이상 올라 마루관련 모든 제품의 가격이 인상됐다. 제품가격의 원가비중 60% 정도를 차지하는 합판자재가 560불에서 880불을 기록해 더 이상 납품을 해야 할 그 어떤 이유도 없어졌다. 더 문제는 제조에 필요한 합판이 부족하다”고 절망하고 있다.

마루제조업체들은 “건설사들이 납품가격 인상을 조속히 결정해 납품포기의 위기까지 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에르나사의 마루용 합판(6~8mm) 8년간 합판 수출 오퍼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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