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재 유통시장의 위기 원인은 과잉공급에서 찾아지고 있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전반적인 건설물량은 줄었는데 공급은 그대로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시기가 문제지 과잉분에 대한 부도는 피할 수 없다는 것.

또 살아남는다 해도 이 과정에서 마진율 하락, 출혈경쟁, 부실어음 등 승자도 패자도 없는 제로섬 게임이 될 것이란 우려다.

이 같은 우려는 벌써부터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두 달 사이에 대형 인테리어 전문 업체인 D사를 비롯해 D가구 R가구 Y가구 등 굴지의 목재 사용업체들이 줄도산 하고 있다.

Y가구의 부도는 파티클보드 MDF 수입업체들과도 크게 연관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많게는 한 업체에서 7억원에서 8억원 규모인데, 마진율이 3~5%인 점을 감안하며 160억의 매출규모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는 웬만한 업체 1년 매출을 뛰어넘는 수준. 쉽게 말해 1년 농사가 한순간에 날아간다는 얘기다. 때문에 이들 대형 가구 및 인테리어 업체들의 줄도산 산태가 목재업계를 휩쓸 날도 멀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도 문제다. 업계에 따르면 올봄부터 시작된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30%까지 올라갔지만 납품가 반영은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대형업체의 경우 대부분 ‘선 오다’ 방식으로 납품이 되기 때문이다.

또 매출액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업체들도 속사정이 편치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인천의 S목재 김 모 사장은 매출액은 작년과 같은 수준이지만 원자재값 인상으로 물동량은 20% 정도 줄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20% 수준 하락은 양호한 편으로 심하게는 30~50%까지 줄어든 업체도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그만큼 순매출액도 줄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목재시장의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오히려 정상이다’는 분석이다. 인천 Y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경기가 비정상적으로 좋았다며 현재의 수준에 맞춰 감원을 포함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비교적 안정적인 유통구조를 지켜오던 목조건축자재 유통시장 역시 마진율 하락과 외상거래 확산 등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마진율이 최고 40%대에서 최근에는 10%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물론 아직까지는 중소형 업체를 중심으로 한 현금거래에 국한돼 있지만, 이를 기준으로 시공사들의 단가인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 광주의 모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시공사들이 5곳 이상 견적을 받는 것은 기본이며, 원가견적도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심하게는 지방의 모 업체에서 지난해 견적을 내놓은 경우도 봤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견적으로 실제 납품을 하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시공자가 저가 견적을 가지고 있을 경우 심한 가격하락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상거래도 확산되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급속도로 늘기 시작한 소형업체를 중심으로 시작된 외상거래 관행은 점차 창업 4~5년차의 비교적 건실한 중소업체까지 번지고 있다.

올해로 창업 5년차 넘어서고 있는 모 업체 사장은 미수액 규모가 한달 평균 4천만원에서 5천만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신생업체일수록 미수규모가 크다며 많게는 2억원이 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신생업체의 규모로 볼 때 매출액의 거의 대부분이 미수로 돌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외국계 대형 유통회사의 국내진출도 태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 6월 서울 구로에 1호점을 개장하는 B&Q 코리아는 벽지 페인트 바닥재 부엌가구 욕조 조명 철물 타일 등 인테리어 제품은 물론 목재를 비롯한 건축자재를 한 곳에서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비엔큐 코리아는 이같은 매장을 오는 2010년까지 수도권과 부산 대구 광주 등 지방 대도시에 15~2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비엔큐는 국내시장이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DIY 문화가 보편화되지 않은 점을 감안, 시공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주목할 것은 비엔큐가 국내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공할 경우 외국계 대형 유통회사는 물론 국내 대기업의 목재유통시장 진출을 촉발할 것이란 점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의 시장구조는 그 틀부터 완전히 재편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외국계 대형 유통업체의 국내진출에 대한 회의의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다.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식 매장은 국내 실정에 비춰볼 때 성공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우선 목재의 바코드 시스템 구축이 어렵다는 것. 또 대형매장에서 소위 ‘배달’로 불리는 목재시장의 물류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우리의 주거문화가 외국과는 달리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점과 목재의 실구매자가 소비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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