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한국목재신문 편집국]

친환경시대·탄소중립시대라 해서 목재산업의 기회가 왔다고 마냥 반가워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목재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벽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높은 벽 때문에 우리에게 들려오는 신호는 점점 멀어진다. 높아진 벽은 하루아침에 쌓인 결과가 아니다.

아파트 건설에서 거푸집 합판이 급격하게 줄어든 지 10년도 넘었고, 내장재로도 목재사용이 현저하게 줄었다. 데크 시장에서도 방부목 사용량은 반토막이 났고 그 자리는 목재플라스틱복합재로 대체가 됐다. 마루판 시장이 그나마 선전하고 있었으나 건설사의 지나친 경쟁 유도로 깊숙한 내상을 입고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다. 목조주택 시장도 답보상태다. 더욱 더 심각한 내용은 환경 관련제도로 목재사용이 제한되는 거다. 환경부나 국토부의 실내공기질 관련법과 녹색건축, 친환경건축물 관련법에서 목재의 고유한 향인 성분 중 천연휘발성유기화합물을 공기오염물질로 규정해 규제하면서 다중이용시설과 공동주택에서 목재가 쓰이기 어려워졌다. 이 환경 규제의 영향은 목재를 쓰는 소비자들에게도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화재관련 방염이나 난연목재 생산과 사용에도 규제가 점점 강화돼 목재본연의 성질과 점점 멀어지는 제품만이 쓰이게 되는 상황이다. 친환경 천연제품인 목재제품을 친환경인지 아닌지 시험을 통해 입증해야 하는 속 터지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목재를 목재답게 쓰지 못하는 현실을 인식하고 신속하게 대처해야 하는데 목재산업의 위기 신호등은 작동하지 않는다. 미래지향적으로 목재산업을 끌어가는 노력과 힘이 턱없이 부족하고 의지마저 사라진 현 상황이 가장 답답하기만 하다. 10여 년 전부터 제조보다 유통이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목재시장을 지배했고 그 시점부터 ‘가격지향시장’으로 모든 게 바뀌어 갔다. 목재시장의 욕심은 목재산업의 미래와는 아무 상관없이 질주하는데 급급하고 목재이용 환경을 만드는 데는 게을리 했다. 우리가 법과 제도에 관심이 없는 사이에 목재이용을 저해하는 환경, 건축, 소방 관련법들이 점점 강화돼 이제는 목재의 고유한 향을 공기오염물질로 규정하고 규제하는 상황까지 왔다.

우리가 목재산업발전을 원하는 이유는 목재 이용을 통해서 천연소재와 함께하는 건강한 문화, 고급문화를 확대하는 것이요, 목재산업 종사자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함이요, 대체소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요, 기후변화에 도움이 되는 지속가능한 목재이용으로 탄소중립사회에 기여하기 위함일 것이다.

환경론자들이 목재이용을 제한하기 위해 벌채를 막아서고 법과 제도로 환경만을 지키려한 다면 목재산업은 ‘그렇지 않다’고 분연히 일어나 싸워야 한다. 우리는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의 결과로 생산되는 합법적 목재를 이용하고 있고 법률로 정해진 목재제품 품질표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벌채로 인한 환경 부담을 굳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국민이 사용하는 목재제품 양은 1년에 28백만㎥에 이르고 이를 대부분 외국으로부터 수입해 오기 때문에 환경문제가 진심이라면 우리 산에서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으로부터 나오는 목재 양을 늘려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대안일 것이다. 국산재의 확대이용을 위한 조림, 육림, 벌채 이용이 흔들림 없는 정책이 되고 매년 목재자급률을 높여가는 게 목재자원 무기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목재산업 종사자, 협회, 공공기관, 산림청은 위기의 목재산업을 위해 자신이 할 일을 찾고 협력 대응해서 탄소중립 시대목표와 더불어 살아가는 목재산업이 될 수 있는 길을 확실하게 찾아야 한다. 이런 노력이 진심일 때 목재산업 내리막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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