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한국목재신문 편집국]

박정로 연구소장/공학 박사.

최근 국내에서 진행된 대규모 건축박람회에서의 주요 키워드 중의 하나는 공업화 건축이었다. 지난 연재 기사에서 다루었던 것처럼 공업화 건축은 이제 필수적인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공업화 목조 건축을 위한 최적의 방법은 무엇일까? 필자의 답변은 패널라이징 공법이다.

목구조로 할 수 있는 공업화 건축은 크게 패널라이징 공법과 모듈러 공법이 있으며, 모듈러 공법은 주로 정육면체 3차원 모듈 단위로, 그 자체로 하나의 모듈을 사용하기도 하기도 하고, 여러 모듈을 조합하여 시공하는 방식이다. 반면 패널라이징 공법은 말 그대로 패널(Panel) 형태의 2차원 모듈 단위 판을 조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패널라이징 공법은 모듈러 공법에 비해 더 다양한 건축물 디자인에 활용할 수 있고, 패널 자체를 다른 구조형식(철근 콘크리트조, 철골조 등)에도 우드월(Wood wall), 바닥판, 지붕판 형태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즉, 구매자나 건축주로 하여금 선택에 대한 옵션을 더 폭넓게 가져갈 수 있는 공법이다. 그래서 필자는 목구조 패널라이징 공법이 목조건축 분야에서 공업화 건축을 적용하기 위한 가장 최적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최근 여러 매체 등을 통해 보도되었지만, 국내 메이저 건설회사인 GS건설이 유럽의 패널라이징 업체인 단우드를 인수하여 국내에 GS건설의 패널라이징 전문 자회사인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한 것만 봐도, 패널라이징 공법의 전망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공장 패널 제작 중 현장 기초공사 진행 모습.
패널 제작 절차.

목구조 패널라이징 절차를 살펴보면 업체마다 가지고 있는 기술력이 달라, 절차나 적용 기술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참고를 위해 한 업체에서 진행 중인 절차를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계획에 따라 건축도면이 완료되면, 패널 제작을 위한 도면 수정 작업이 진행된다. 다음으로 패널 제작을 위한 도면을 생성해내기 위해 건축도면을 토대로 구조설계기준에 따라 구조설계가 진행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효과적인 패널 제작을 염두해두고 건축도면과 구조도 면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렇게 건축도면과 구조도면을 기반으로 패널 제작을 위한 패널 도면을 만들게 된다. 국내 고속도로나 일반도로 조건상으로 패널을 운송하기 위해 적재할 수 있는 높이 제한이 있으므로, 높이 제한과 폭, 길이 등을 고려하여 패널을 구획해야 하는 것도 패널 도면 제작을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기초수평을 위한 레벨씰 시공 모습.

건축도면 작업부터 패널도면 제작까지는 주로 소프트웨어적인 기술이 들어가게 되며, 공장 제작이 시작되면 주로 하드웨어적인 기술들이 적용된다. 패널 제작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공장 내에 다양한 기계설비(못 박는 기계, 합판 자동 컷팅 기계 등) 등을 활용하여 제작이 진행되며, 북미나 유럽의 경우, 로봇 장비를 활용한 자동화 설비까지도 적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패널 제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현장에서는 터파기 및 기초공사를 진행하게 되면, 전체적인 건축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다. 공장에서 제작된 패널이 현장에 운송되면, 크레인 장비를 활용하여 1층 벽체 골조, 2층 바닥 골조, 2층 벽체 골조 등의 순서로 조립이 진행된다.

이렇게 도면 제작과정과 패널 제작, 조립 과정을 거쳐, 목구조 골조공사가 완료되며, 여기서 기술력은 패널 도면을 얼마나 정교하게 제작했는지와 공장에서 제작된 패널들이 현장시공한 것처럼 완벽하게 조립되었는지가 그 업체의 기술력이라고 볼 수 있다.

제작된 패널의 현장 운송.

목구조 패널라이징 적용시 현장에서 반드시 주의해야 할 사항은 패널 조립 이전에 기초수평을 맞춰두는 것이다. 이 기초수평은 현장 시공시에도 반드시 주의해야 하지만, 목구조 패널 조립시 기초수평이 맞지 않으면, 크레인 장비사용 시간이 길어질 수 있어, 패널 조립 이전에 반드시 기초수평을 맞추어 놓아야 한다. 기초 수평을 맞추기 위한 시방은 다양하나, 반드시 구조적으로 검증된 시방을 적용해야 하며, 기초 타설 후, 자동수평 몰탈을 이용하거나, 국내/국제 특허 기술로 개발된 레벨씰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목구조 패널라이징공법은 공업화 건축이 가지는 기본적인 장점을 다 가질 수 있다. 패널라이징 공법 적용은 공장 내의 안정된 작업환경에서 골조가 제작되므로 골조 품질확보와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고, 현장 공정을 줄임으로써, 골조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패널라이징 공법이 적용된 현장의 경골목구조 공사 기간은 골조 제작에 4~5일 정도 소요되고, 현장 조립에는 1~2일 정도 소요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현장 시공의 경우, 시공 중 비나 눈이 오게 되면, 공사 지연이 불가피 하나, 패널라이징 공법의 경우, 기상예보를 사전에 확인하여 최적의 시점에 목구조 골조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공사비용 측면에서 보면, 목구조 패널라이징 공법의 경우, 공기를 단축시킬 수 있는 공법이지만, 현장시공에 비해 패널 운반비, 공장 운영 및 관리비 등의 비용들이 추가되기 때문에, 구조도면대로 골조를 시공한다고 전제하더라도 목구조 패널라이징 공법이 현장시공에 비해 공사비가 다소 높게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짓는 집은 1~2년 살고 철거하는 집이 아닌, 몇 십 년 이상을 바라보고 있는 집이니만큼 이러한 초기 투자는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또한, 목구조 패널라이징 공법은 비용 자체로만 보았을 때는 비용적으로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정성적인 효과인 품질을 확보와 앞서 언급한 대로 외부 환경(비나 눈, 현장 작업 조건 등)에 의해 공기가 지연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이러한 목구조 패널라이징 공법과 현장 시공의 공사비용 차이는 개별 주택 단위로 보았을 때는 목구조 패널라이징 공법을 적용한 현장이 높게 나오겠지만, 주택 단지에 적용하게 되거나, 향후 패널라이징 공법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적인 경쟁력 확보도 가능하다.

현장 시공과 패널라이징 공기 비교.
현장 시공과 패널라이징 공기 비교.

공업화 건축의 주요 공법인 패널라이징 공법은 다양한 장점과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목조건축시장에서 패널라이징 공법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소비자인 건축주들의 인식이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패널라이징 공법은 저렴한 조립식 건축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목구조 패널라이징 공법은 기존의 조립식 건축과는 품질 측면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인식 개선을 통해 목구조 패널라이징에 대한 일반 건축주나 발주처 등의 수요가 증가해야 목구조 패널라이징 공법에 도전하는 업체들이 많아질 것이다.

최근 국토교통부 산하 연구원에서는 스마트건설기술의 현장적용을 위한 건설기준의 정비를 위해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조사에 참여하여 목구조 패널라이징 공법에 대한 품질이나 기준 체계 등도 정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국가적인 측면에서 건설인력의 고령화와 건설 현장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공업화 건축의 한 공법인 패널 라이징 공법의 활성화를 위해 건축물 시공시 패널라이징 공법을 적용할 경우, 건폐율, 용적율 완화 등에 대한 인센티브 혜택이 필요할 것이다. 캐나다 정부에서 인정하는 목조건축 저에너지 인증프로그램인 수퍼-EⓇ 하우스 인증 평가 항목 중에는 기본적으로 단열이나 기밀 등에 대한 기준이 있지만, 목재 절약 기술(Wood Conserving Technology)과 관련하여 공장(Off-Site)에서 제작된 벽 패널이나 지붕 모듈을 사용할 경우, 인증 평가점수에 반영되는 항목이 있다. 이는 패널라이징 공법을 의미하며, 국내의 경우도 친환경건축물인증이나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등에도 자원 절약과 관련 되어 패널라이징 공법 적용에 대한 사항들이 반영되어야 하지 않을까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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