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곤륜도는 국토의 산들 중에 중요한 다섯 산들을 오악으로 설정하고 신격을 부여하여 산신에게 제사하는 것은 한국인의 기본적인 산악 신앙이었다.

그것은 천신사상과도 연결되어 있고 하느님의 아들인 환웅천왕은 태백산에 강림한 산신이었으며, 그의 아들 단군천왕은 아사달의 산신이었다.


Image_View조선시대 오봉산은 동악(금강산)·서악(묘향산)·남악(지리산)·북악(백두산)·중악(삼각산)으로 한반도 금수강산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일월곤륜도 병풍 앞 중앙에 어좌가 자리 잡으며 이는 하늘 아래 최상의 자리임을 뜻하고 하늘에 걸려 있는 붉은 해와 흰 달, 청록색의 다섯 봉우리의 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두 줄기의 폭포, 붉은 수간(樹幹)에 녹색의 무성한 잎을 가진 소나무, 그리고 파도와 포말이 출렁이는 물을 소재로 하여 그린 그림을 말한다.

오봉산일월도라고도 하며 현재 경복궁 근정전을 비롯하여, 창경궁 명정전, 덕수궁 중화전, 창덕궁 인정전 등 각 궁의 정전(正殿)의 어좌(御座) 뒤쪽 뿐만 아니라, 창덕궁의 대조전 대청, 그리고 신선원전 감실(龕室) 등 정전이 아닌 침전이나 선왕을 모시는 영전(靈殿) 내에 설치되어 있다.

오봉산일월도는 실내용 뿐만 아니라, 왕이 거동하여 임시로 머무는 장소, 예컨대 전시(殿試)를 치르는 과거 시험장 등 야외에도 사용되었다.

따라서 ‘오봉산일월도’는 왕이 임하는 장소이면 어떤 곳이든 필요에 따라 설치되었던 장엄용 그림이라 말할 수 있다.

임금은 천명을 받아 삼라만상을 통치함을 나타내며, 하늘의 보살핌으로 자손만대로 왕실과 나라의 무궁함을 기원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 그림 속에 수 많은 생명체 중에 오직 소나무만이 살아 있는 생물로 나타나고 있다.

‘천계(해와 달), 지계(산과 바다), 생물계(소나무)에 존재하는 모든 신들의 보호를 받아 왕 실과 나라가 번창하라는 바람’을 나타낸다.

조선의 한양 도읍과 궁궐 창건 시에도 음양오행사상과 유교적 세계관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조선 왕조는 도읍의 궁성을 둘러싸고 있는 성곽에 사대문을 두되, ‘인의예지신’의 오상(五常)을 오행과 관련된 방위에 맞춰 동쪽을 흥인지문, 남쪽을 숭례문, 서쪽을 돈의문, 북쪽을 숙정문(숙청문), 중앙을 보신각이라 이름하였던 것이다.

다섯 봉우리의 산은 동양 전래의 산악 신앙, 특히 오악신앙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며, 해와 달은 음양오행사상과 관련이 있고, 소나무와 파도의 등장은 왕을 비롯한 종묘사직의 영원 무궁한 창달을 칭송하는 뜻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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