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목재신문=한국목재신문 편집국]

일본은 3천만㎥가 넘는 목재를 자국 목재산업에 공급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460만㎥의 목재를 공급한다. 수치상 6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임목축적은 약 50억 ㎥대 약 10억㎥다. 5배의 차이가 난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마을 또는 가족 단위의 조림을 해왔다. 방학이나 휴가를 낸 가족들은 모여서 가지치기를 해왔던 긴 역사가 있다. 그들은 나무를 키워 돈을 만들고자하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가주도의 조림을 해왔고 헐벗은 산을 빠른 속도로 푸르게 만들려는 생각이 더 앞섰다. 산업에서 필요한 원목의 양과 품질을 보장하는 수종의 조림과 육림은 하지 못했다. 오랜 기간 동안 지나친 산림보호정책으로 목재수확 자체가 부정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목격한다. 수십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 엄격하게 보호해 왔으니 숲은 당연히 무성해졌고 시간이 지나면서 임목축적은 높아져 ha당 166㎥에 이르게 됐다. 산림선진국에 비할 정도의 임목축적은 아니지만 수치만으로 보면 세계가 인정할 정도의 산림녹화 성공국임을 부정할 수 없다.

우리나라도 1900년 초에는 목재자급율이 100%일 때도 있었지만 일제수탈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푸르던 산은 민둥산이 돼 버렸다.

정부는 민둥산을 녹화하기 위해 연료림과 사방림 위주의 조림을 했다. 그 사정은 충분히 납득되지만 그건 30년 정도의 세월로 충분했었고 그 이후로는 대대적인 경제림 조성에 나서야 했다. 그렇게 전환할 때를 놓쳐 목재자급률을 높이지 못하게 되고 품질 좋은 목재를 얻을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산림보호는 생태, 환경론자들의 산림정책개입으로 생태와 환경을 중시하는 정책으로 기울어졌다. 국민의 휴양이나 치유 등의 산림의 공익적 가치라는 명분이 더욱 강하게 작용해 목재수확, 목재가공이용의 중요성은 묻혀 버렸다. 이후로 많은 시간이 흘렀고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각국이 가뭄, 홍수, 화재 등으로 엄청난 경제적 손실과 인류 생존이 위험에 처하면서 탄소저장이라는 측면에서의 재생가능한 목재이용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수확 후 이용을 목적으로 조림한 산림 즉, 경제림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2년 전부터 산림청도 경제림 조성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하고 강력한 정책을 시도했으나 환경론자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엉거주춤한 형국이 되고 말았다.

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생산 제약에 따른 공급부족과 물류마비와 가격폭등은 목재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무한한 침엽수 자원을 가진 러시아의 무역봉쇄는 유럽과 일본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산림부국인 나라들은 목재자원전쟁이라고 할 만한 상황에서 웃을 수 있었으나 자급률 16.6%인 우리나라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목재는 11.6%만이 저급한 건축재로 사용될 뿐 대부분 보드나 땔감으로 이용된다. 일본은 반세기만에 41.8%라는 목재자급률을 달성했다.

성공한 산림선진국인 대한민국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앞으로도 산림정책의 대변화 없이는 별로 달라질게 없어 암울하다. 자국의 목재를 이용해야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다.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건축재나 가구재를 생산할 수 있는 등급의 원목을 공급해 줘야 가능하다. 이제라도 산림청장은 강력한 경제림 조성 정책을 펼쳐야 한다. 양도 중요하지만 질도 중요한 경제림 조성을 통해 목재산업이 기대할 수 있는 원목공급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저작권자 © 한국목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