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산림에서 목재이용은? 10년 뒤는? 20년 뒤는? 50년 뒤의 목재이용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물음에 대해 산림청은 합리적인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현실과 동떨어지거나 현실을 잘못 해석한 정책의 반복일 뿐이다.

산림청의 단기 및 장기 목재이용에 대한 정책은 발표돼오고 있지만 이 정책이 목재산업 발전과 목재자원 이용에 맞는 그림이냐 한다면 의문이 깊어진다. 임목축적, 자급률, 목재이용 현실과 대안 등 모든 부분에서 명쾌하지 못한 채 진행되고 있어 보인다.

50년을 키웠는데 보드나 펄프나 에너지용으로 이용하려고 칩으로 조각내 이용하는 게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이 당연한가? 제재 15%, 합판 0%, 칩이나 장작 등 85%인 이용 현실이 최선인가? 칩으로 부수어 이용하는 목재는 펄프로그(pulp Log) 등급이고 이는 14cm 이하의 원목에 해당하는 기준이다. 국제적으로 가장 싼 가격으로 거래되는 원목 등급이다. 통상 펄프로그는 ㎥당 50~60달러에 거래된다. 이마 저도 지금은 해외 운송비용이 높아지고 환율이 급등해 수입한다고해도 9~10만원은 넘는다.

이런 자원을 만들려고 그동안 혈세를 투입해 산을 가꾸어 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은 제재 63%, 합판 20%, 칩 17%의 비율로 국내 원목을 이용한다. 가장 좋은 나무는 제재로 이용하고 그 다음은 합판으로 이용한다. 제재도 못하고 합판도 만들 수 없는 나무는 칩으로 이용한다. 직경 14cm의 원목까지 깎을 수 있는 메이난의 E-NAL 로타리레스가 개발돼 소경재도 이용도 가능해졌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일본은 전체 이용 합판의 68%를 자급하고 침엽수 합판은 98%를 자급하는 국가로 바뀌었다.

옹이가 많은 침엽수를 이용하기 위해 일본 임야청은 수십 년 전부터 합판설비회사와 접착제 회사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일본 합판생산회사들에게 자국의 침엽수를 이용해 합판을 만들라고 설득하고 지원해 이런 결과를 이끌어 낸 것이다. 158개의 일본의 합판생산회사와 가공회사들은 자국의 목재로 대부분 합판을 생산하고 가공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우리의 나무로 이 합판 자체를 만들 수도 없다는 사고를 하고 있다. 사고가 과거에 멈춰버렸다. 언제까지 대부분의 국산재를 칩용으로 쓸 것인가? 산주의 희망을 뺏을 것인가?

더 큰 문제는 제재 이용에 있다. 장수명화를 위해 소•중경재를 제재해야 하고 이를 건조해서 집성이 필요한 것은 집성해 사용해야 한다. 구조재와 내장재를 더 많이 생산해서 공공건축에 의무사용하게 해야 하는 시대이고 중요한 과제다. 제재 이용 중 생산비용의 밸런스가 깨지면 국가가 어떤 식으로든 지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단 일보도 진척할 수가 없다. 현실을 잘못 판단하면 안 된다. 과거의 기계와 과거의 사고로는 이 국산재 이용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 경제림의 비율이 40%나 되는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16% 정도밖에 안 되고 영급도 낮다. 우리나라의 경제림은 국가의 평균 임목축적 165㎥/ha보다 낮은 156㎥/ha 정도다.

반면 일본의 경제림은 332㎥/ha에 이른다. 경제림의 현실은 두려울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이는 우리 산림을 전면적으로 경제림으로 산림 전환을 하지 않으면 시간이 흘러도 별로 달라질 게 없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사유림 산주가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림 전환이 쉽지 않게 때문에 과감한 정부의 예산투입이 필요하다. 일본의 산림예산 90%가 임도, 조림과 육림, 벌채기계화, 임업종사자 교육에 집중돼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산림청은 목재이용 현실의 파악과 미래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서 기후변화 대응이 되는 목재산업으로 변화를 이끌어 내야할 책임이 있고 답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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